아직 많은 삶을 산 것은 아니지만 선배, 부모, 어른들의 따끔한 충고와 격려의 말씀들은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걸 지금까지 살면서 많이 깨닫는다. 사실 처음에 듣게 되는 충고와 격려의 말은 우이독경 식으로 흘려버리기 일쑤였지만 살면서 내가 왜 그 분들을 말씀에 귀 기울이지 못했던가 하며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서른 중반이 된 지금에는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옆에 많이 있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부모가 읽으면 무릎을 치는 옛글'은 말 그대로 무릎을 치면서 나를 알아가고 또 반성하게 되는 성찰의 시간을 보내게 해 준 책이다. 추천사에도 있듯이 고전에는 짧은 글귀이지만 더 크고 넓은 세상을 보게 하는 직설과 정곡을 찌르는 순결한 지혜의 힘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정말 무릎을 여러 번 치게 하는 내용들을 엮어 놓았다고 보면 되겠다.
만족할 줄 아는 것이 행복이다.
인간은 탐욕을 가졌기에 만족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만족을 모르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불평을 하고 나쁘게 보며 결국 자기 자신조차 폄하하게 되는 것 같다.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인데 그것을 불평과 불만으로 채울 것인가. 만족이란 건 어쩌면 자신을 사랑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재산이 많으면 그것을 지키느라 애를 쓰고 고민을 하고, 그것이 없으면 부를 얻기 위해 많은 집착을 하게 되는데 오히려 지금의 삶에 만족을 하고 적당하다고 여기면 탈이 없을듯하다. 집착을 버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지만 행복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린 것 같다. 행복하려면 비교도 하지 말라고 한다.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이고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일이 아닐까 한다.
좋은 친구는 스승이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한다. 인생에서 그런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잘 살아온 인생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친구를 만난다는 건 아마도 어려운 일인 것 같은데 친구에 관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논어에는 도움이 되는 친구를 정직하고 성실하며 학식이 많은 친구라고 이야기한다. 탈무드에는 나를 비난하는 친구를 가까이 하라고 하는데, 좋은 말만 듣게 되면 자신이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고 여기는 오만과 교만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과거 임금이 신하들의 입바른 말에 속아 민심의 사정도 모르고 정치를 한 적도 많이 있다. 남의 말을 다 믿지 말라는 점도 그런 독선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해주는 충고가 아닐까 한다. 결혼을 하고 나서 내가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본 남편이 하루는 충고를 해준 적이 있다. 그것은 남의 말을 귀 기울여 주고 나의 주장을 너무 관철시키는 말은 삼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참으로 기분이 나쁜 충고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친구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줄 때 언성을 높이면서 나쁜 말을 하지 않아도 되고,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더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어서 마음이 편해지고 고맙다는 말도 듣게 되니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되는 게 참 많았다. 그래서 말은 안했지만 남편의 충고에 상당히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 요즘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한 연예인이 어떤 이의 자살을 보고서 주변 친구부터 먼저 챙기라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친구는 나의 거울이기도 하지만 나는 친구의 거울이기도 하다. 친구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기꺼이 손 내밀어 주고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한다.
가정교육이 인성의 뿌리가 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부모가 된다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는 살아있는 교과서로 아이가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보고 배우는 지침이 되기도 한다. 우리 집에 아이는 아직 어려서 눈에 띄는 점이 많이 없지만 돌이 갓 지났을 무렵 희한한 표정과 웃음소리를 듣고서 어디서 배웠나 했더니 엄마, 아빠의 모습을 듣고 그대로 따라한 것을 보고 우리 부모는 반성을 많이 했다. 아이에게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치기 전에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인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인성교육, 현대 교육에 있어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부모가 바뀌지 않으면서 자식을 교육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배워야할 건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천해야 되는 것 같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남을 짓밟고 일어서는 게 아니라 자신 스스로를 연마하는 게 더 나은 일임을 가르쳐야할 것이다. 이 책의 부록에 보면 유대인의 교육 비결이 있다.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이들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민족이 되었던 이유는 바로 교육에 있었다. 지혜로운 이야기들도 보면 대부분 탈무드에서 비롯된 것이 많이 있는데, 그들은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라고 한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과 지식을 얻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다르듯이 자녀에게 지혜를 얻게 하고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내 자식이 어떻게 클지 참으로 기대되는 일인데, 대인배가 되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려면 내가 먼저 대인배가 되도록 배워야할 터, 이 책으로부터 겸손함과 지혜를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