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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The Bat)][네메시스(Nemesis)] 국내 번역 출간 및 2월 27일 요 네스뵈 작가 방한 기념으로 준비해 본 포스팅입니다.

 노래 부르는 Di Derre의 리더 요 네스뵈 형님 영상입니다. 최고 히트 곡 Jenter를 중심으로 꾸며 보았네요~^^

 

포스팅의 목적

 

1. 음악이 이야기를 몰고 가지 못한다고 느끼면, 자신의 작품에서 빼버린다고 할 정도로, 음악은 네스뵈의 소설에서 중요하다. 음악은 그 사람이 누군인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말해 준다고 믿고 있는 네스뵈이기에 작품에 들어갈 책 선정에 특별히 신경 쓴다고 한다.

이런 네스뵈이기에 작가와 음악과의 상관관계를 파헤쳐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2. 네스뵈가 이끈 밴드 Di Derre의 최고 히트곡인 Jenter(옌터=Girls)을 들어보고, 기왕이면 가사의 의미도 음미해보고 싶었다.(가사는... 노 르웨이 소년의 도움 그리고 노르웨이어-영어 번역기와 사전을 다섯 개 정도 사용해서 우리 말로 번역했는데, 95%이상의 정확도를 보일 듯 싶다. 혹시 노르웨이어 아주 잘 하시는 분이 태클을 걸어주셔서 정확한 가사로 매끈하게 다듬어 졌으면 좋겠다.) 아무튼 네스뵈의 작사 실력을 엿본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3. 비교적 젊은 시절의 요 네스뵈가 노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던 것은 바로 이 무렵이다.. 네스뵈는 그 자신을 음악가라기 보다는 스토리텔러로 보았다. 그는 음악을 이야기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고나 할까.

 

 

 

Di Derre (Jo Nesbo)- Jenter

 

Jeg traff henne på St. Hanshaugen sommeren 89

Hun gråt når hun var full og sang når hun var blid

Jeg elsket henne høyt, hun elsket meg villt

Høsten kom, døra smalt og etterpå ble det stilt 

 

나는 그녀를 89년 여름 세인트 Hanshaugen에서 만났다

그녀는 취하면 울었고, 행복할 때는 노래를 불렀다

나는 그녀를 야단스럽게 사랑했고, 그녀는 나를 거칠게 사랑했다

가을이 왔고, 문이 쾅하고 닫혔고, 그 후로 침묵만이 있었다

 

Så jeg traff ei lita jente en regnfull vår

Med bløte konsonanter og regnvått hår

Hun lovet meg troskap, jeg lovet henne alt

Vinteren kom, troskap gikk og etterpå ble det kaldt

 

그후 나는 비오는 봄에 젊은 아가씨를 만났다

부드러운 자음과 비에 젖은 머리를 가진 여자..

그녀는 나에게 정절(貞節)을 약속했고, 나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약속했다.

겨울이 왔고, 정절은 가버렸고, 그후로 추웠졌다.

 

Jenter som kommer og jenter som går
Jenter som glipper, jenter du aldri får
Jenter som smiler en tidlig vår
Jenter og en litt sliten matador

Hey, hey!
Hey, hey!
Hey, hey, hey 

 

오는 아가씨들 그리고 가는 아가씨들.

미끄러지듯 빠져 나가는 아가씨들, 결코 당신이 얻을 수 없는 아가씨들

이른 봄 날에 미소 짓는 아가씨들

아가씨들 그리고 약간 지친 투우사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요.. 

 

Ved frognerparken møtes to trikker kvart på ni

Og hun smilte bak ruten til vinter’n var forbi

Jeg skrev i rutens morgendugg ”Jeg tror jeg elsker deg”

Men våren kom og isen gikk og hun seilte sin vei 

 

Frogner 공원에서 8시 45분에 두 트램(전차)은 만난다.

그녀는 겨울이 지나갈때까지 거리에서 미소지어 주었다

나는 morgendugg(아침이슬) 거리에서 "내 생각에 난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다"라고 쓴다

하지만 봄이왔고, 얼음이 (녹아) 깨졌고, 그녀는 자신만의 항해를 떠나 버렸다

 

 

Jenter som kommer og jenter som går
Jenter som glipper, jenter du aldri får
Jenter som smiler en tidlig vår
Jenter og en litt sliten matador

Hey, hey!
Hey, hey!
Hey, hey, hey
 

오는 아가씨들 그리고 가는 아가씨들.

미끄러지듯 빠져 나가는 아가씨들, 결코 당신이 얻을 수 없는 아가씨들

이른 봄 날에 미소 짓는 아가씨들

아가씨들 그리고 약간 지친 투우사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요.. 

 

Månen er gul og titter ned på skrå

Gud er en fyr det kan være vanskelig å forstå

Jeg kikker meg i speilet, årene går

Hei, jeg heter Berger, jeg er matador 

 

달은 노랗고, 비스듬히 내려다보고 있다

하나님은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 

나는 거울을 본다, 몇 해가 지나간다.

어이, 내 이름은 베르게르입니다, 전 투우사죠.

 

Jenter som kommer og jenter som går
Jenter som glipper, jenter du aldri får
Jenter som smiler en tidlig vår
Jenter og en litt sliten matador

Hey, hey!
Hey, hey!
Hey, hey, hey
 

오는 아가씨들 그리고 가는 아가씨들.

미끄러지듯 빠져 나가는 아가씨들, 결코 당신이 얻을 수 없는 아가씨들

이른 봄 날에 미소 짓는 아가씨들

아가씨들 그리고 약간 지친 투우사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봐요.. 

 

 

(Youtube 제목은 'Jenter som Kommer (Girls who Come)'으로 나와있지만, 원래 제목은 Jenter(Girls)다. Di Derre의 최고 히트곡의 뮤직비디오. 요 네스뵈의 작가로 데뷔하기 전의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뮤비의 장면들은 가사와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제목처럼 노르웨이 아가씨들이 많이 등장한다. 전반적으로 소박한 포크송을 듣는 느낌이다. 가사를 음미하며, 한 스무번쯤 들었는데 묘한 중독성이 있다. 특히 중독성있는 마성의 후렴구 Jenter som kommer og jenter som går (오는 여자들 그리고 가는 여자들)은 이 노래가 어째서 노르웨이 라디오에서 아직까지도 종종 플레이 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 2012년 공연이니, 최근 모습의 네스뵈를 만나 볼 수 있고, 그리고 청중과 느낌과 호흡을 함께하는 가장 라이브다운 흥분을 전달해주는 멋진 공연이다. 청중들이 한 마음이 되어 따라부르는 모습을 보니,작가 이전의 뮤지션 요 네스뵈가 보인다. 아, 카리스마 넘친다. 네스뵈의 왼쪽 옆에서 연주하는 기타리스트가 작년에 타계한 동생 Knut Nesbo..뭔가 찡하다. 그리고 그 다음 곡인 마지막 노래 "Børs Cafe"도 너무 좋다. )

 

 

 

(가장 인기가 좋았던 Di Derre의 2집 앨범. 노르웨이 여름노래로 유명한 Jenter가 수록되어 있다.

요 네스뵈는 한 노르웨이 여행관련 신문기사에서 '노르웨이 방문했을 때 꼭 기념품으로 챙겨야 할 것으로 품질이 좋다며 두툼한 양모 스웨터를 추천했는데, 혹시 노르웨이를 방문하게 된다면 그 스웨터와 이 시디가 탐난다.)

 

 

최고 히트작 [Jenter og Sånn] 앨범과 밴드의 가사쓰기

 

이 곡[Jenter (Girls)]가 들어 있는 Di Derre(노르웨이식 발음으로 '디 다이레'. '그 녀석들(those guys)'라는 의미)의 두번 째 앨범 Jenter og Sånn (Girls and Stuff)은  1994년에서 95년사이에 41주간 노르웨이 차트에 머물렀다. 그 중 5주간은 1위에 랭크 되었을 정도로 메가 히트의 인기를 누렸던 앨범. 무려 200,000장이 팔려나가 노르웨이 음악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앨범중 하나였다.

이 노래는 이웃 나라인 덴마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덴마크의 존경받는 싱어송 라이터인 Poul Krebs와 Nesbo가 함께 듀엣 버전으로 발매하기도 했다.(Poul Krebs, Jenter 카워드로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다, 한편 Jo Nesbo는 Poul Krebs의 히트곡인 Sådan nogen som os를 노르웨이 음악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듀엣으로 발표했다. 이 음악 역시, Poul Krebs, Jo Nesbo의 키워드로 확인할 수 있다.) 처음 발매될 당시의 앨범 타이틀은 'Kvinner og Klær'(Women and Clothes)'였지만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노르웨이의 유명한 여성 패션 주간 잡지(KK)에서 바꿀 것을 요구해서 비슷한 의미인 Jenter og Sånn (Girls and Stuff)로 바꾸게 된 것이다.

결코 자신의 개인적인 삶을 음악에 투영시킨 적은 없었다는 네스뵈는 당시 자신이 쓴 노래의 대부분은 사랑을 갈구하는 젊은 청년을 다뤘다고 술회한다.

밴드 Di Derre의 음악을 위해 가사를 썼던 네스뵈. 처음에 소설을 쓸 때 그 어떤 것보다도 가사 쓰는데에 유용했다고 한다. 가사를 쓸 때 세개의 전주 부분과 하나의 후렴으로 제한되는데, 그 부분이 소설 쓰기에 매우 쓸모있다고 작가는 밝힌다. 독자를 얼마만큼 안내하고, 독자의 상상력을 얼마만큼 남겨야 할지 이해하게 된다.그래서일까, 1997년에 [박쥐(The Bat)]가 노르웨이에서 공개되었을 때, 비평가나 독자들은 (20대부터 노래 가사를 써오던) 요 네스뵈를 처음으로 글을 쓰는 초보 작가라고 여기지 않았다고.

 

 

데뷔 소설 [박쥐]

 

잘 알려진 것처럼, [박쥐]는 요 네스뵈가 보컬이자 리더로 있는 Di Derre ('그 녀석들'이름의 밴드명)가 정점에 있을 때 나온 작가의 처녀작이다. (1997년 180회 이상의 공연에 심신이 지친 네스뵈가 휴식을 위해 찾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탄생된 작품) [박쥐]라는 작품 내에서 그를 이끌어 간 것은 소설을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하루 평균 16시간 쓰면서 5주만에 완성했는데, 그의 작가 생활을 통틀어 1차 완성본을 그렇게 빨리 썼던 적은 없었다고 한다. 호주에서 그를 맞이했던 친구는 호텔 방구석에서 작품 쓰는 것에만 몰두하던 네스뵈를 보고 당황하며,억지로라도 그를 끌어내서 호주의 멋진 곳을 여행 시켜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구경한 킹스 크로스의 홍등가, 본다이 비치, 시드니 수족관, 님빈의 리틀타운, 호주 박물관..[박쥐]에 등장하는 이 곳들이 바로 작가가 그 무렵 여행한 곳이다. 어찌보면, 해리홀레는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간 셈이다.

호주에서 돌아온 네스뵈는 원고를 알고 지내던 출판사의 여직원에게 주었다.(사실 그 여직원 네스뵈에게 부탁했던 것은 노르웨이를 순회공연하는 밴드 Di Derre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원했지만, 순회 공연 이야기 쓰기를 원치 않았던 네스뵈가 건내준  원고는 예상 밖으로 해리 홀레의 탄생을 알리는 스릴러였던 것이다.) 

 

네스뵈가 [박쥐] 출간을 필명인 Kim Erik Lokker로 출간하려고 했던 이유

 
 

작가 생활의 시작으로서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37세에 처음으로 [박쥐]를 출판사에 타진 했을 때, 네스뵈는 자신이 노르웨이의 유명 그룹인 Di Derre의 리더이자 보컬인 점에 걱정을 했다고한다.

 마돈나가 어린이를 위한 책을 출간 했을 때, 사람들이 의혹의 눈길을 보냈던 일을 떠올리며, 다른 쪽으로 알려진 유명인사가 출판하려고 할 때를 경계했다. 아무리 그 작품의 질이 안좋더라도, 출판사들은 인기에 편승하여 어떻게든 출판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국내에도 알려진 유명한 에피소드중 하나. 원고를 보내고 3주 후에, 출판사로부터 출간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출판사측은 본명이 아닌 킴 에릭 로커(Kim Erik Lokker)라는 필명으로 책을 내고 싶은 이유를 묻는다. 네스뵈는 자신의 본명을 이야기하면서 유명 밴드의 리더임을 밝혔을 때, 아무도 그 이름을 알지 못했더라는 일화가 있다.

네스뵈는 그 이유를 그 당시 앨범은 굉장히 많이 팔려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노래는 알고 있었지만, 잡지나 앨범 커버에 얼굴을 노출시키는 밴드가 아니었기 때문 (어떻게 보자면 얼굴없는 밴드였기에) 이라고 밝힌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일화 하나.

밴드의 인기가 정점에 올라선 시기에 한 카페에 네스뵈가 앉아 있는데,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두명의 남자가 마침 네스뵈의 밴드인 "Di Derre"의 이야기를 하면서 네스뵈를 흘끔 흘끔 쳐다 보았다고 한다. 네스뵈는 이 남자들이 '혹시 네스뵈씨가 아닙니까'라고 물으며 싸인을 요구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마침내 한 남자가 다가와 이렇게 물었다고. "저..재털이 좀 빌려도 될까요?"

 

 

음악적 영향

 

네스뵈는 미국 컨츄리 음악 애호가였던 아버지와 비틀즈의 열혈팬이었던 형이 있는 가정 분위기에서 성장했다. 네스뵈가 조금 더 나이 먹었을 때, 그는 에머슨,레이크 앤 파머(ELP), 제스로 툴(Jethro Tull), 데이빗 보위(David Bowie) 프랭크 자파(Frank Zappa)같은 글램록, 프로그레시브와 아트록 밴드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알이엠(REM),그린 온 레드 (Green On Red), 드림 신디케이트(Dream Syndicate)같은 뉴웨이브 아메리컨 록에 휩쓸렸다.

네스뵈에게 전환점이 되었던 것은, 스웨덴에서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공연을 보러가던 길에 80년대 노르웨이 록 뮤지션인 요케(Jokke)의 음악을 처음으로 들으면서였다.(본명이 Joachim Nielsen인 Jokke는 노르웨이 음악사에서 가장 뛰어난 싱어송 라이터중 한 명으로 여겨지고 있는 뮤지션이자 시인.) 네스뵈는 아이디어로 충만된 채로 밴드가 있는 베르겐으로 돌아왔다. "내게 음악적으로 영향을 준 4개의 이름이있다. 스프링스틴(Springsteen), 요케(Jokke), 임페리엣(Imperiet), 알프 프로이센(Alf Prøysen)이 바로 그들이다",라고 네스뵈는 설명한다. 비록 이전에 알프 프로이센(Alf Prøysen)이 있긴 했지만, 요케(Jokke)는 노르웨이어로 (가사를) 쓰기 시작하도록 눈을 뜨게 끔 해준 인물이었다. (특히 요케가 1987년에 발표한 [To Fulle Menn (두 술취한 사람)]은 요 네스뵈가 특별히 좋아하는 곡인 듯. 노르웨이의 여러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 노래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네메시스]에는 요케가 이끌었던 '요케 오그 발렌티네르네'의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입고 있는 해리 홀레가 나온다.(p76) )

 

"비록 제가 책을 팔고 있지만, 만약 음악을 그만둔다면 슬플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비록 제가 Di Derre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 하더라도,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제가 아닙니다. 제가 그 음악들을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음악들을 중요하게 만드는 것은 그 음악의 작곡가가 아니라, 바로 대중들입니다. 사람들이 음악을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밴드도 점점 더 나아졌구요." 네스뵈는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음악들이 밴드와는 별개로 살아있다고 믿는다.

 

 

 

(최근 (2013년) 공개된 새로운 Di Derre의 컴필레이션 앨범. 음반 타이틀처럼, '밴드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최근의 음악 활동

 

이런 마음가짐 때문일까, 자신의 최고 히트곡 Jenter(Girls)가 나온지 20년만에 잠시 펜을 내려놓고, 밴드의 리드보컬이자, 작곡가 겸 기타리스트로서의 역할에 다시 초점을 맞추려하고 있다는 소식. 그의 그룹 Di Derre의 컴필 앨범 [Historien om et band (The history of a band)]과 새로운 싱글 Syk(sick)가  2013년 12월에 공개되었다. 그리고 밴드도 그와 함게 밴드의 기타리스트이자 네스뵈의 동생인 크눗 네스뵈(Knut Nesbo)의 죽음 이후(2013년 2월)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라이브 연주를 재개했다.

네스뵈는 "내가 글을 쓸때는 하루종일 완전한 고요속에 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꽤나 내향적인 일이다. 그때는 기타를 집어들고,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로 가서 친구들과함께 박수갈채를 받으며 좀 연주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새로운 컴필레이션 앨범인 [Historien om et band]은 생전의 크눗 네스뵈와 함께 부엌 테이블 주위에서 밴드 멤버들이 연주하며 노래부르는  영상이 담겨 있는 DVD도 포함되어 있어, 보는 이를 뭉클하게 만든다.(Di Derre는 요 네스뵈의 최신작 Police의 론칭 파티때 크눗 네스뵈를 대신할 기타리스트를 뽑기 위한 비밀 오디션을 열었고, Unni Wilhelmesen이 밴드의 새 기타리스트로 합류하게 되었다.

 

 

 

만약 [레오파드]라는 CD가 있다면..그런 마음으로 찍은 사진. 네스뵈가 얼마나 음악을 중시하는지 표현하고 싶었다.

아무튼 만약 이런 음반이 있다면, 그 수록곡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스노우맨]에서처럼, 요 네스뵈는 [레오파드]에도 많은 음악들을 담았다. 대부분이 영미 음악들인 점이 주목할 만 하다. 괄호안의 숫자는 [레오파드] 국내 번역판의 페이지. 

 

Sex Pistols -No future (p.44)

Miles Davis - < Kind of Blue>, <Flamenco Sketches> (p.85) 

Nazareth -<Love Hurts> (p.119)

Deep Purple -<Speed King> (p.129) 

Bruce Springsteen -<No Surrender> (p. 165) 

Martha Wainwright -<Far Away> (p.171) 

The Moody Blues-<Nights in White Satin>(p.291)

Duke Ellington- < Don't Get Around Much Any More>(p.302)

Joy Division-<Transmisssion> (p.455)

Tracy  Chapman-<Fast Car> (p.540) 

Bruce Springsteen -<No Surrender> (p. 776) 

 

 

개인적으로 음악들을 찾아들으며 [레오파드]를 다시 읽었는데, 네스뵈가 책을 쓸 당시의 분위기를 교감하는 듯 해서 좋았다. 앞에서도 언급되지만, 네스뵈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을 꽤 좋아해서, 그의 노래가 자주 등장한다. [레오파드]에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No Surrender'라는 곡을 두 군데나 사용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쓰는 음악을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는데, 그 점은 의외였다. Joy Division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고. 작가 자신은 이지 리스닝 계열의 가벼운 팝 음악을 좋아하는데, 해리 홀레 역시 그런 곡들을 좋아하게 만들기 조금 주저하게 되는 면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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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4-04-1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후.. 많이 젊을 때지만 장난꾸러기 얼굴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네요 ㅎㅎㅎ 귀엽 ㅜ
다른 글도 그렇지만 요 네스뵈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이신 듯해요. 전 이제 막 그의 책들을 한 번씩 후르륵 읽은 것에 불과해서 이토록 큰 애정과 정성과 지식이 가득한 페이퍼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정말 꼼꼼하고 부지런하신 것 같아요.. ^^

에세르 2014-04-10 15:45   좋아요 0 | URL
네, 장난꾸러기 얼굴이 변함없습니다. 해리홀레만큼이나 작가도 매력적이지요~^^

최고 전문가..라는 말씀은 부끄럽구요..좋은 작품을 읽다보니 팬심이 절로 생겨나는것 같습니다. 사실 어제 올라와 있는 해리홀레 관련 알라딘 페이퍼들을 읽다가 건조기후님의 홀레 시리즈에 관한 정성스런 페이퍼를 읽고 감탄했었는데..
이렇게 찾아오셔서 댓글까지 달아주시니 감사합니다!ㅎ
 

 

 

 

  

 

 

 

 

 (닉케이브 앤 배드 시즈의 [Murder Ballads]앨범과 [박쥐])

 

해리는 닉 케이브의 음반이 있는지 물었다. "그럼요. 오스트레일라 사람이잖아요."

"예, 예 무슨 노래인지 알아요. '들장미가 자라는 곳 (Where the Wild Roses Grow)라는 곡으로 [살인 발라드(Murder Ballads)]앨범에 실려 있어요. 역겨운 노래에요. 역겨운 앨범이고. 그 사람 앨범 중에 다른 좋은 걸로 사시죠."

남자는 다시 안경을 쓰고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갔다.

해리는 다시 깜짝 놀라며 우울하게 눈을 깜빡였다.

"이 노래가 왜 그렇게 특별해?" 밖으로 나오면서 비르기타가 물었다.

"아냐, 아무것도." 해리가 웃었다. 레코드점 남자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 "케이브하고 이 여자는 살인을 노래해. 선율이 아름다워서 마치 사랑을 맹세하는 것처럼 들려. 사실은 역겨운 곡이 맞지." 그는 다시 웃었다. "이 도시가 좋아지려고 해." ([박쥐] p.157)

 

 

한가지 주목할 점은  오스트레일리아 밴드 '닉케이브 앤 더 배드시즈 (Nick Cave and the Bad Seeds)'가 '들장미가 자라는 곳 (Where the Wild Roses Grow)'을 발표한 것은 1995년이었고 ([박쥐]는 1997년에 발표된 작품), 이 음악이 가장 높은 순위까지 올라간 곳은 바로 네스뵈의 모국인 노르웨이(3위)였다는 점이다. (Norweigian wood라는 나흘간 열리는 록 페스티벌이 매년 오슬로 시내에서 트램을 타고 10분정도 떨어진 곳인 Frogner 공원에서 열리는데 2009년과 2013년에 닉 케이브앤 배드 시즈가 이 공연에 참가 할 정도로 노르웨이와는 인연이 깊다)

그리고 '살인 발라드'라는 장르는 발라드의 하위 장르로서 18세기에 살인을 무자비하게 묘사한 포크송인데, 사실 그 기원이 주로 스칸디나비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해리 홀레는 스칸디나비아반도 출신 아닌가) 닉케이브가 살인을 소재로한 Down in the Willow Garden이라는 전통 살인 발라드를 듣고 난 후 영감을 얻어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팝 역사상 가장 폭력적이고 고통스런 가사를 내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가사가 뿜어내는 명도는 굉장히 어둡지만, 밴드가 '최고의 명반을 발표했다는' 평단의 후한 평가와 상업적 성공이라는 두마리의 잡게된 기폭제가 된 대표작이다. 닉 케이브는 이 앨범을 통해서 자신의 곡쓰기에 대해서 해방될 수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이 곡은 오스트레일라를 대표하는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와 듀엣으로 불러서 화제가되었다. 닉 케이브는 이 음악을 카일리 미노그를 염두해 두고 작곡했다고 한다. 여러해 동안 미노그를 위한 노래를 자곡했었지만 딱 이 곡이란 느낌이 드는 곡이 없었던 케이브는 살인자와 그 희생자의 대화를 쓰면서 이것은 미노그에게 적합한 노래라는 확실한 생각이 들었다고.

 

이 노래에서 The Wild Rose(야생 장미)는 엘리자 데이 (Elisa Day)의 별명이고, 노랫말에 나오는 다른 화자인 남자는 이름이 없다. 그는 장미에 집착하는 정신이상자다. 전체적인 내용은 엘리자 데이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강둑에서 돌에 맞아 살해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사 전체를 이 곳에 옮겨보았다. 살인을 암시하는 가사가 섬찟한 느낌을 선사한다. 매혹적인 아름다움과 곤혹스런 충격이 살을 맞대고 있는 노래. 한 마디로 날카로운 가시를 품고 있는 치명적 매력의 야생 장미같은 곡.  요 네스뵈가 이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두 남녀 두엣이 부른 '들장미가 자라는 곳 (Where the Wild Roses Grow)'을 [박쥐]에 사용하고 싶었던 이유는, [박쥐]의 배경이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점도 있지만, 이 음악이 내장하고 있는 음습하고 섬뜩하게 아름다운 기운을 작품 속에 이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죽으면 상실감과 슬픔이 다 사라질까'라는 가사...금발의 피해자들이 등장하는 [박쥐]와 이 노래에 깃들어 있는 기이한 분위기가 뒤섞이고, 교차되며 위력을 얻는것은 그러므로 필연적이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고혹적인 카일리 미노그와 긴 금발에 약간 빨간머리의 비르기타([박쥐]의 여주인공)와 얼굴이 겹쳐지는 것은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 같다.

 

 

 

 

 

 

 

 

 

 

 

 

They call me The Wild Rose

그들은 나를 "야생장미"라 부르죠.
 But my name is Elisa Day

하지만 내 이름은 엘리자 데이
Why they call me it I do not know

왜 그들은 나를 그렇게 부르는지는 모르겠어.
For my name is Elisa Day
왜냐하면 아무튼 내이름은 엘리자 데이니까.

 

From the first day I saw her I knew she was the one

내가 처음 그녀를 본날 부터 나는 '바로 이 여자다'라는 걸 알았어.
She stared in my eyes and smiled

그녀를 내 눈을 응시하고 미소 지었지.
For her lips were the colour of the roses

그녀의 입술은 강을 따라 자란 장미의 색깔이었지,.

That grew down the river, all bloody and wild

온통 피빛깔을 한 야생 장미 말야.

 

When he knocked on my door and entered the room

그가 내방문을 노크하고 내 방으로 들어왔을 때 

My trembling subsided in his sure embrace

나의 떨림은 그의 포옹 속에서 가라앉았죠.

He would be my first man, and with a careful hand

그는 아마도 제 첫 남자였을거에요. 세심한 손길로
 He wiped at the tears that ran down my face

그는 내 얼굴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었지요.

[Chorus]

On the second day I brought her a flower

둘째날 나는 그녀에게 꽃 한송이를 가져다 주었다.
She was more beautiful than any woman I'd seen

그녀는 내가 여지껏 본 어떤 여인보다도 아름다웠지.
 I said, "Do you know where the wild roses grow

난 말했지. " 참 아름답고 주홍 빛깔의 자유분방한
 So sweet and scarlet and free?"

들장미들이 자라는 곳을 알고 있어?"

On the second day he came with a single red rose

둘째날 그는 빨간색 장미 한송이를 들고 왔지
 He said: "Will you give me your loss and your sorrow?"

그는 말했지. "당신의 상실감과 슬픔을 내게 주겠소?"
 I nodded my head, as I lay on the bed

나는 침대에 누우며, 고개를 끄덕였어.
 "If I show you the roses will you follow

"내가 장미들을 보여준다면, 나를 따라오겠소?"

 

On the third day he took me to the river

사흘 째 되는 날, 그는 그녀를 강으로 데려갔어.
 He showed me the roses and we kissed

그는 나에게 장미들을 보여주었고 우리는 키스를 나누었지.
 And the last thing I heard was a muttered word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속삭이는 단어였어.
 As he knelt  smiling above me with a rock in his fist

그는 바위 하나를 손에 든 채, 내 위로 미소 지으며 무릎을 굽혔지.

 On the last day I took her where the wild roses grow

마지막 날에 나는 그녀를 들장미가 자라는 곳으로 데려갔지.
 And she lay on the bank, the wind light as a thief

그리고 그녀를 강둑에 눕혔어. 바람은 도둑처럼 가벼웠지.
 As I kissed her goodbye, I said, "All beauty must die"

내가 그녀에게 작별의 키스를 하면서 말했어.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죽어야해."
 And lent down and planted a rose between her teeth 

그리고 나는 아래로 기울여 그녀의 치아 사이에 장미 한 송이를 심었지. 

 

"3분정도 분량의 팝송을 쓰는 것은 300페이지 분량을 소설을 쓰는 방법을 배울 최고의 학교다. 나는 이야기를 좀 더 길게 말하기 위해서, 그리고 노래 속에 집어 넣었으면 하는 것을 좀 더 많이 말하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라고 요 네스뵈는  한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는데, 자신의 밴드에서 가사를 썼던 이력 때문일까, 그가 작품 속의 중요한 대목에서 사용하는 음악들이 이처럼 절묘하다.

 

"박쥐를 쓰면서 새벽에 일어나 하루에 열두시간씩 쓰면서 나는 서핑(파도타기)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아름답지만, 전적으로 균형에 관한 문제였다.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이야기를 결론으로 가져 가야 했다. 해리는 그런 방식속에서 태어났다. 시리즈물로 기획되었던 캐릭터가 아니었다. 나는 세번째 소설 [레드브레스트]를 쓰면서 해리 홀레의 인생, 성격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때 그에게 무슨일이 일어날지,그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를 결정했다." 네스뵈는 [박쥐]와 해리홀레의 탄생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직은 작가도 해리홀레가 누구인지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 개인적으로 해리 홀레의 이런 덜 다듬어진 면이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이 작품은 한바탕 쏟아져내리는 소나기처럼 일필휘지로 쓰여졌던 작품. 그래서 출판사에서 작품 완성에 얼마나 걸렸냐는 질문에 작가는 민망해서 '1년 반'이 걸렸다고 거짓말을 했을 정도였다. 

 

 

 

 

 

 

 

(프린스의 [Diamonds and Pearls] CD, [Purple Rain] LP 그리고 [네메시스]..)

 

가슴팍의 주머니에서 시디를 꺼내 플레이어에 넣었다. 가성이 흘러나왔다. 프린스의 'Thunder'였다. 옆의 운전석에 앉아 있던 남자가 한 쪽 눈썹을 추켜세웠지만, 볼레르는 모른 척하고 음량을 높였다. 노래. 후렴. 노래. 다음 곡은 'Pop Daddy'. 볼레르는 다시 손목시계를 확인했다...(중략)..프린스가 한창 'Diamonds and Pearls'를 부르고 있을 때 보고가 들어왔다. (p.477)

 

이번에 출간된 [네메시스]에도 프린스의 음악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톰 볼레르 때문에 프린스의 음악이 많이 등장한다. Prince의 열 세번째 스튜디오 앨범(1991)인 [Diamonds and Pearls] (사진상의 시디)의 Track 1(Thunder)부터 Track 3(Diamonds and Pearls)까지가 순서대로 네스뵈의 글에 묘사되어 있다.

 

 

이제는 익숙해진 가성이 스피커에서 슬그머니 새어나왔다.

...I only wanted to be some kind of a friend, I only wanted to see you bathing in purple rain.. (난 그저 친구가 되고 싶었을 뿐이야. 네가 자주색 빗물에 젖은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야.)"

프린스. 암호명 프린스. ([레드브레스트] p.363)

 

 

"시디네요." 그녀가 당황하며 말했다. "그냥 시디가 아니지. 'Purple Rain' 이야. 들어보면 내말이 무슨 뜻인지 알거야. ([네메시스] p.504)

...'When Doves Cry'의 첫 소절이 스피커에서 울려 퍼졌다. 베아테는 음량을 줄였다. ([네메시스] p.507)

 

 

삐하는 신호음. 외이스타인은 눈을 질끈 감았다. 삐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벌써 죽은 것일까?  삐소리는 선율을 만들었다.

퍼플레인(Purple Rain). 프린스. 그것은 휴대전화의 디지털 신호음 벨소리였다. ([데블즈 스타])

 

 

 

 

I never meant to cause you any sorrow
I never meant to cause u any pain

당신에게 슬픔을 안겨 주려고 한게 아니었어요
당신에게 어떤 고통을 주려고 한게 아니었어요


I only wanted to one time see you laughing
나는그저 당신이 웃는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고 싶었어요

 


I only wanted to see you laughing
in the purple rain Purple rain, purple rain

나는 당신이 보라빛 비 속에서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보라빛 비 속에서

 


I only wanted to see you bathing in the purple rain
나는 그저 보라 빛 비속에서 빗물에 젖는 당신의 모습이 보고 싶었죠

 


I never wanted to be your weekend lover
I only wanted to be some kind of friend
주말에만 사랑을 나누는 그런 사이는 되고 싶지 않아요
난 그저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Baby I could never steal you from another
It"s such a shame our friendship had to end
다른 사람의 연인인 당신을  훔칠 수는 없었죠.
우리의 우정이 끝나야만 한다는게 너무도 안타까워요.

 


Purple rain, purple rain
I only wanted to see you underneath the purple rain
보라빛 비, 보라빛 비

보라 빛 비 아래서 비를 맞는 당신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Honey I know,
I know I know times are changing
사랑하는 그대여 나는 알아요.
때는 바뀌기 마련이란 걸 알아요

 


It"s time we all reach out for something new
That means you too
우리가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는 걸 알아요
당신도 마찬가지에요

 


You say you want a leader
But you can"t seem to make up your mind
리더가 되고 싶다고 했지만
당신은 마음의 결정을 못내리고 있는 것 같아요

 


I think you better close it
And let me guide you to the purple rain
그건 단념하고
제가 당신을 보라빛 비속으로 인도하게 허락 해 주세요

 


Purple rain, purple rain
If you know what I"m singing about up here,
보라빛 비, 보라빛 비..
내가 여기서 부르는 노래를 안다면

 


c"mon raise your hand
Purple rain Purple rain
어서 손을 들어 보세요.
보라빛 비, 보라빛 비..

 


I only want to see you
Only want to see you in the purple rain
그저 당신이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보라빛 비를 맞는 당신의 모습을요

 

 

뭐니 뭐니해도 '프린스'라는 별명을 가진 톰 볼레르의 메인테마는 퍼플 레인이다. (사진상 뒤에 보이는 LP) 퍼플 레인은 부기해 놓은 것 처럼, 요 네스뵈의 오슬로 3부작인 [레드브레스트]-[네메시스]-[데블즈 스타]에 전부 등장한다.이 곡을 작곡한 프린스 자신이 보라빛 비는 '세상의 종말'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파란하늘에 붉은 색 피가 있을 때, 보라빛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종말의 날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보라빛 비를 통해서 당신의 믿음이나 신으로 하여금 당신을 이끌어가게 하는 것과도 연관된다.

'세상의 종말' 분위기를 담고 있는 곡과 잔인하고 교활한 톰 볼레르는 썩 어울린다.

게다가 이 곡[퍼플 레인]이 원래는 어린시절 자신을 때리던 아버지에 관한 곡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당시에 양성애적 성향을 보인 어린 프린스를 매질하며 정상적으로 돌려보려 노력했던 아버지와의 경험을 음악으로 풀어낸 것이 [퍼플 레인]이란 것이다. "보라빛 비"의 "보라빛"은 아버지에게 맞아서 보라빛으로 멍든 눈이며, "비"는 그 눈에서 흐르던 눈물을 상징한다.  초반에 등장하는 가사 "I never meant to cause you any sorrow (당신에게 슬픔을 주려 한게 아니었어요)/ I never meant to cause you any pain.(당신에게 고통을 주려한게 아니었어요.)..를 통해 아버지가 그에게 가한 폭력이 원래는 그를 돕기 위한 마음에서 행한 것이란 것을 보여준다.

 의도가 어찌되었건, 이 노래는 고통스런 유년의 신체적 학대에 대한 기록이다. 어린날 프린스의 정신과 몸에 새겨진 상흔을 누설하는 이 곡을 요 네스뵈가 톰볼레르의 테마로 삼은 것은 꽤 설득력이 있다. 물론 '퍼플 레인'이 프린스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곡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겠지만.

Rain(비)는 상징적으로는 슬픔(눈물과 연관), 인생의 어려움(raniny days)과 공포, 그리고 일종의 정화를 나타내는데 이 또한 살인자의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어울리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슬픔과 공포와 정화..무엇인가 비정상적인 인물의 존재양식에 동반할 듯 한 이미지들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rain이 발음이 똑같은 reign(통치,군림)의 말장난(pun)이라고 주장하는 설도 있다. '프린스'라는 이름 자체가 왕족의 이미지를 풍기는데다가, 가수 프린스가 즐겨 입는 왕족풍의 보라색 옷들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reign(통치,군림)이라는 단어와 동반하는 이미지가 아무래도 '힘'이라서 오슬로 3부작에서 '톰 볼레르'가 주던 이미지가 겹쳐졌다. 자동차와 무기광이며 (볼레르가 자동차 다음으로 좋아하는 화제가 총이었기 때문이다.([레드브레스트]p.354), 여색을 밝히던(볼레르에게 걸려오는 전화의 절반은 그가 이미 찼거나, 차는 중이거나, 차기 직전의 여자들이었다([레드브레스트]p.353) 볼레르에게 있어서  "I only wanted to see you bathing in purple rain (reign)-당신이 보라빛 비(통제) 속에서 적셔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라는 가사는 그저 난 너를 내 힘의 지배 아래에 두고 싶다는 뜻으로 전달될 뿐이다. 

 요 네스뵈는 [레드브레스트]를 쓰면서 마침내 자신의 우주를 '오슬로(Oslo)'로 옮기게 된다. 요 네스뵈에게 있어서 오슬로는 마이클 코넬리의 로스엔젤레스이며, 프랭크 밀러의 신시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오슬로 사건의 한 축을 담당하는 '톰 볼레르' 그리고 그의 취향이 반영된 '퍼플 레인'에 대해 알아본다면, 작가가 우리를 이끌어 가려는 공간으로 좀더 충실하게 가 닿을 수 있을 듯 싶다.

 

 

[박쥐]와 해리 홀레에 대한 이모 저모

 

 

(철저하게 개인적인 조사를 토대로 쓴 글입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박쥐(The Bat)]의 영어 번역본 출간이 늦어졌던 이유

 

해리 홀레 시리즈가 영어 번역될 때 시리즈의 첫 번째부터 시작하지 않은 이유는, 첫 번째[배트 맨(The Batman)]과 두 번째 [바퀴벌레(The Cockroaches)]가 각각 오스트레일리아와 태국에서의 해리 홀레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노르웨이가 아닌 타국에서 활약하는 노르웨이 형사를 그리고 있어 작가 스스로도 영어권 최초의 번역 소개작으로는 부자연스럽다고 판단했던 거다.  스칸디나비아 독자들에게 오스트레일리아 이야기는 흥미를 줄 수 있었지만, 비(非) 스칸디나비아 독자들은 오슬로와 베르겐의 어둡고 서늘한 거리에서 활약하는 노르웨이 형사에 매료되기 마련이다.

 아마도 해리 홀레에게(혹은 영국쪽의 편집들에게) 노르웨이 인의 시각으로 오스트레일리아를 바라보는 이야기가 1번 타자가 되는 것이 영 께름칙했을 듯 하다. 게다가 시리즈의 세 번째 [레드브레스트(The Redbreast)], 네 번째[네메시스(Nemesis)], 다섯 번째 작품 [악마의 별(The Devil's star)]에 앞 이야기에 대한 충분한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작가 스스로가 스포일러가 되는 것을 매우 싫어하시는 분들이 분명 계시겠지만) 다섯 번째 작품 [악마의 별]부터 출간하는 조건으로 판권을 팔게된다.(영국 출간 (2005)) [악마의 별 (The Devil's Star)]이 네스뵈의 영국 공습을 위한 첫 번째로 선택된 이유는 작품 자체의 질이 높기도 했지만, 세 번째 작품인 [레드브레스트(The Redbreast) 영국 출간(2006)]의 내용이 다소 무겁고 어두워서, 처음으로 해리 홀레를 시작하기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출간된지 15년만에 [The Bat]는 영미권 독자들을 찾아가게 된다.

작가가 되기 이전의 요 네스뵈

 

네스뵈는 몇가지 다른 진지한 직업에 관심을 갖고 나서야 비로소 홀레 시리즈를 썼다.

그는 축구를 시작했지만,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되었다.(양쪽 무릎의 인대가 망가져서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부상당하기 전까지, 열 일곱살이었던 네스뵈는 EPL의 토트넘 핫스퍼에서 뛸 것을 확신했다고 한다.) 플랜 B(차선책)로 그는 경제학을 공부했고, 90년대 초에 주식 중계인으로 일했다. 그러나  창조적인 정신을 억누르기는 힘들었기에 밤에는 동생과 함께 결성한 록밴드에서 연주와 노래를 했다.  "우리는 지역 클럽에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짜 맥주를 마시기 위해 돈을 받지 않고 공연했지요. 우리는 매주 밴드 이름을 바꿨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밴드가 연주하는 걸 알면 사람들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형편없었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누가 연주해?'라고 물으면, '그 녀석들이야'라고 답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밴드명은 'Di Derre'가 되었습니다. 노르웨이 말로 Di Derre는 '그 녀석들(those guys)'이거든요."

Di Derre는 1년 후에 음악 투어를 하기 시작했고, 네스뵈는 밴드에서 노래와 가사를 썼다. 밴드 결성 2년 후에 발표한 앨범은 노르웨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갑작스레 팝스타가 된 네스뵈는 한 해에 180회의 공연을 할 정도로 음악에 시간을 쏟아 부었다. (한창 때의 Di Derre는 노르웨이에서 '아하(A-ha)'다음으로 존재감있는 밴드였다고 술회한다. 지금은 더이상 레코드를  발표하지 않지만 여름에는 취미로 공연한다고 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히 소진된 네스뵈는 휴식이 필요했고, 그래서 날아간 곳이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였다. 이 곳에서 그는 최초의 소설을 쓰게 되고, 이것이 해리 홀레 사가(saga)의 시작이었다.

최초로 [박쥐[The Bat)]를 썼을 때, 친구들이 놀랄거라고 예상했던 네스뵈는 오히려 '작가가 되는데 왜 이리 오래 걸렸냐'는 말을 듣는다. 축구선수나 밴드 생활을 했을 때는 놀라던 주변 사람들이, 그의 작가로서의 성공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을 정도로 네스뵈의 작가적 재능을 숨길 수 없었던 셈이다.

 

해리 홀레는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오스트렐리아의 시드니로 가는 30시간 동안의 비행 속에서 만들어진 캐릭터.

(밴드 생활을 접고 오스트렐리아로 떠나는 네스뵈에게 알고 지내던 출판사 여직원이 '밴드'에 대한 책을 써달라고 부탁했는데, 완성된 작품은 180도 분위기가 다른 '해리 홀레' 이야기였다고.)

홀레는 -요 네스뵈에 따르면- 약간의 문제가 있었던 순수한 사람에서 (해를 거듭하고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어두운 쪽으로 변해 간 캐릭터라고 한다. 자신이 쫓는 범죄자에 가까워지게 된 것. 따라서 시리즈의 이야기도 점점 더 어두워 질 수 밖에 없었다. 작가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섞여 있는 (완벽하지 않은) 그의 스타일이 맘에 든다고 밝힌다. 요 네스뵈는 [레드브레스트]를 쓸 때까지 그가 누군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으니, 제대로 된 그의 실제적인 모습은 3편인 [레드브레스트]부터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작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해리 홀레의 삶에 대해서 잘 알게 되어 이제는 그가 좋은 친구같다고 이야기 한다.

 

 

[박쥐(The Bat)]

 

네스뵈에게는 캔버라의 노르웨이 대사관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었고, 그들은 몇 주간 오스트레일라 여행을 함께 했다. 함께 하던 친구는 떠났지만, 당시 37세였던 네스뵈는 몇 주를 킹스 크로스에 있는 작은 호텔방에 머무르며, 그의 첫 번째 소설을 써내려 갔다. 14시간에서 18시간에 이르는 강행군.

 

"전 그저 쓰고 또 썼습니다. 그리고 배고픔과 잠을 자고 싶은 욕구..같은 방해물에 짜증이 났죠. 제 인생에서 최고의 몇 주였습니다."

-요 네스뵈, 첫 소설 [박쥐(The Bat)]에 관해서.

 

몇 년전 자신의 처녀작인 [박쥐(The Bat)]를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을 위해서 다시 읽었던 요 네스뵈는 15-16세때 썼던 일기를  몇 년 후에 다시 읽을 때의 민망함이 있을것이라 예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오히려 그 신선함에 기쁘고 즐거웠다고.  

 

 

요 네스뵈가 책을 쓰는 방식

 

각각의 책들은 거의 똑같은 과정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요 네스뵈는 우선 5 페이지 정도의 시놉시스를 쓴다. 그런 다음에 20 페이지, 그 후에 등장인물들의 말하기 패턴을 확실히 획득하기 위해, 대화의 핵심 단편(斷片)들이 포함된  80-100 페이지정도로 확장된 스케치를 만든다. 그 다음 최초의 완전한 초고를 쓴다. 그런 후 두 번째 초고를 완성한다. 그런 후에야 요 네스뵈는 믿을 만한 소수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읽게 하고 손볼 곳은 없는지 묻는다. 이 과정을 거친 후 책은 완성되고, 출판되기 까지 다시는 읽지 않는다.

유일하게 이 모든 과정을 거친 후, 예외적으로 다시 한번 읽은 책이 바로 [The Bat]였다.

"왜냐하면, [박쥐(The Bat)]는 제 최초의 책이었기 때문이죠." 요 네스뵈는 잘라 말한다.

 

 

 

영문판 출간시 '박쥐인간(The Batman)'에서 '박쥐(The Bat)'로 바뀐 이유 

 

해리 홀레 시리즈의 첫 시작을 알리는 “Flaggermusmannen”는 박쥐인간 (The Batman)을 뜻한다. 하지만 영미 권에는 제목을 "The Bat"으로 바꿔서 공개 되었다.  요 네스뵈는 "박쥐인간(a batman)"에 관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전설에서 이 책의 제목을 정했지만, "배트맨(Batman)"이란 슈퍼 히어로물의 판권을 갖고 있는 워너브라더스(Warner Brothers)사는 원제를 그대로 영역한 Batman이란 제목을 허락하지 않았다.

요 네스뵈는  박쥐인간에 관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전설이 워너 브라더스 사의 배트맨보다 4만년이나 더 오래되었다고 주장했지만, 끝내 허락되지 않았다는 후문. 그리고 편집자들은 필경 더 유명한 다른 '배트맨'과의 혼동을 피하기 싶었을 것이다.

과연 국내 번역본은 이 작품에 어떤 제목을 붙여서 출간할지 궁금하다. 요 네스뵈의 의도를 살린다면, [박쥐인간]이 가장 적절할 듯 싶은데...[박쥐]? [더 뱃]? [배트맨]?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과 해리 홀레의 상관관계

 

배트맨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이야기인데, 해리 홀레라는 캐릭터의 일부는 배트맨의 영향을 받았다고 작가는 고백한다.(정의감, 결코 포기하지 않는 면, 특히 충동적이면에서)  요 네스뵈는 한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해리홀레'(Harry Hole)라는 주인공 캐릭터를 만들 당시, 홀레의 일부는 '닐스 아르네 에겐(Nils Arne Eggen)'이라는 노르웨이의 괴짜 축구 코치에서, 일부는 프랭크 밀러가 창조한 배트맨(Batman)의 조합물이었음을 밝힌다.

(한 인터뷰에서 네스뵈는 가장 좋아하는 가공의 영웅으로 '배트맨'을, 가장 좋아하는 악당으로 '조커'를 꼽았다. 프랭크 밀러의 영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

 거기에 더하여 작품을 쓸 수록 작가 본인의 이미지가 주인공인 홀레에 투영되어갔다.(이것은 피할수 없는 일.부지불식간에 작가는 해리 홀레에게 자전적인 요소를 심어넣게 되었다.정확히는 [레드브레스트]때부터.) 결국 해리 홀레는 Nils Arne Eggen이란 축구코치에 배트맨 그리고 요 네스뵈 자신을 뒤섞어 만든 인물인 셈이다.

 

 

해리 홀레라는 캐릭터의 탄생

 

작가는 첫 번째 책인 [박쥐(The Bat)]를 쓰면서, 깨끗이 닦아낸 서판을 갖고 시작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요 네스뵈는 해리 홀레를 기존 영웅들과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쓸 것인가 (가령, 게이,성직자, 장애인등...),아니면  하드보일드하고, 거친 독불장군 스타일의 전형적이고 판에 박힌 타입으로 쓸 것인가를 고민했고.. 작가는 의도적으로 후자를 선택했다.

요 네스뵈는 자신의 주인공을 외롭고, 알콜중독에, 여자를 좋아하고, 시니컬하면서 로맨틱한 인물로 창조했다. 작가는 이 모든 특징이  중년의 남자 형사에게 있어서 지독하게 상투적인 특징이란 걸 알았다. 그러나 이 때 작가는 자신의 역할 모델이었던 프랭크 밀러(Frank Miller)의 말을 떠올린다. "그 상투성을 껴안고, 그것으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가라."

그렇게 상투성을 넘어서서 탄생한 캐릭터가 바로 우리가 열광하는 해리 홀레다.

 

해리 홀레라는 성과 이름의 유래

 

해리(Harry)라는 이름은 'Harry Hestad'라는 노르웨이 몰데(Molde) 출신의 축구 스타에서 따왔다.

요 네스뵈 역시 몰데에서 태어나서 자랐는데, Harry Hestad는 유년 시절의 영웅으로 삼았던 아주 좋아하던 지역 축구 선수였다.

(토튼햄 핫스퍼즈에서 축구 선수로 뛰길 꿈꿨던 네스뵈답다.)

한편 '홀레'라는 성(姓)은 할머니가 살던 곳의 지역 경찰관의 성에서 가져온 것.

'홀레'에 관한 요 네스뵈의 다음 말을 참조 하라.

 "홀레(Hole)'는 할머니가 살던 곳의 지역 경찰관의 성이었다. 저는 그 경찰관 (Mr.Hole)을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제가 꼬마였을 때 할머니는 우리들에게 항상 말씀하시곤 하셨다. 만약 너희가 8시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으면 홀레 아저씨가 나타나 잡아갈거야,라고. (그당시) 난 그 홀레 아저씨를 진짜 크고 무서운 사람으로 상상하곤 했다."

네스뵈는 어린 시절 홀레 경관을 한 번도 실제로 본 적이 없었고, 수년 후에 한 장례식장에서 홀레 경관을 만났다고 한다. 장례식장에서 신부님이 그가 홀레라고 말했을 때, 먼저 네스뵈의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은 '휴, 아직 8시가 안돼서 다행이다'였다고.

노르웨이 발음은 '훌-레(HOOL-ler)'에 가까운 듯 한데, 대부분의 영미권에선 'Hole'이 '구멍'을 뜻하는 단어라서 '호울'로 발음한다.(그래서 영미인들에게는 재미난 성이다) 혹자는 노르웨이인들에게 Hole는 흔한 성이기때문에, Hole(구멍)이 갖고 있는 '공허함이나 텅비어있음 (emptiness)'같은 함축적 의미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 홀레는 혼자 있기를 즐기는 사람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골초에 알콜중독자... 그리고 권위적인 것을 싫어하며, 인간관계를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점을 들어 작가의 작명 센스를 상찬한다.

 

[The Bat]에서도 호주인들이 자신의 성 Hole를 aperture(구멍,틈)나  orifice(입구, 구멍)과 헷갈릴가봐 아예 자신을 Mr. Holy로 소개하는 장면이 있고, 한동안 내내 Mr. Holy라고 불리운다.

"Hole"은 노르웨이에서 흔한 성(surname). 노르웨이에는 바이킹 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갈 정도로 유서깊은 Hole이라는 오래된 마을이 있는데,그 의미는 '둥글고 고립된 언덕'이라는 뜻이라고.

 

 

만약  당신이 Jo Nesbo를 좋아한다면, Thomas Johansen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최근 Thomas Johansen이란 필명으로 작품을 낸다고 발표한 요 네스뵈.

마치 Stephen King이 Richard Bachman이란 인물과 동일시 되듯이(스티븐 킹은 리처드 바크만이란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한 적이 있다. 스티븐 킹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출간했다면, 요 네스뵈는 대 놓고 필명을 미리 공개한 점이 큰 차이라 할 수 있겠다),

이제 우리는 '요 네스뵈'란 이름 외에도 '토마스 요한센'을 기억해야 할 듯 싶다.

([The Bat]를 쓸 당시에도 요 네스뵈는 이미 자신이 노르웨이에 유명 밴드의 보컬로 알려졌다고 판단, 출판사에 Kim Erik Lokker라는 필명으로 원고를 보냈던 적이 있다. 이 당시엔 결국 본명을 쓰기로 결정해서 필명으로 책이 출간되진 않았다. Kim Erik Lokker는 [레오파드]에서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름(과학 수사과 요원)으로 재활용 된다.) 

 

2014년 가을에 나오게 될 [Blood on Snow]와 그 후속편인 [Blood on Snow2](More Blood-2015 봄 출간 예정)는 Jo Nesbo가 아닌, Thomas Johansen으로 출간 된다고 한다.  요 네스뵈 최초의 2부작 작품인 셈인데, 보스의 아내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은 암살자가 그 부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어찌보면 상당히 진부한 소재인데, 요 네스뵈가 쓰면 뭔가 다른 질감이 나올 듯 싶다.이미 판권은 워너 브라더스에 팔리고 영화화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이 작품에 디 카프리오가 공동 제작자 겸 주연을 맡는다는 소문이 있던데, 이쯤에서 떠오르는 것은..그럼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의해서 영화화하려고 했던 [스노우맨]은? 소식통에 따르면 [스노우맨]은 여전히 계획중인데, 바뀐점이 있다면 마틴 스콜세지가 '감독'에서 '제작자'로 한 걸음 물러서게 되었다는 소식.)

게다가 2015년 가을 쯤 선보일 요 네스뵈의 또 다른 소설 [The Kidnapping]에는 요 네스뵈 자신의 필명인 Thomas Johansen이라는 등장인물이 소설 속에서 납치 희생자가 된다고 하니 (이 작품이 해리 홀레 시리즈가 될지 안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요 네스뵈가 계획하고 있는 거대한 밑그림들이 벌써 부터 독자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이미 영화화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헤드헌터(Headhunters)), 그에 대하여 요 네스뵈는 "영화 시사회에서 자신의 작품을 보면 기분이 묘해 진다"면서 "그 작품이 좋은지 어떤지에 대해 물으면, 마치 마지막 환자가 좀 섹시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은 부인과 의사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며 난감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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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상당히 예쁜 자태입니다.

잠시 소중한 내 시간을 통째로 이 책에 내맡기고 쉬고 싶은 유쾌하고, 의미 깊은 책이라고나 할까요.

 

 

 

 

 

 

 

 

 

 

 

이로써 무라카미 라디오 3부작이 완성되었군요.

3권 모두 하루키 팬들에겐 말할 것도 없이, 머스트 해브 아이템입니다. (어떻게 이것을 탐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ㅎ)

이 3권을 하루키 팬인 친구에게 선물하시면, 굉장히 사랑 받으실 수필집이지요.ㅎㅎㅎ

 

 

 

 

 

 

세상에는 없는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포스트 잇.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가 한 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Murakami Haruki? Murakami Haruki!

 

 

 

 

 

 

 

개인적으로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에 수록된 작품 중에 뽑아본 재밌는 에세이 베스트 5선입니다.

제가 선정한 작품들에 대해 읽어보신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실지 궁금하네요~^^

 

 

 

5위: 장수하는 것도 말이지 (p.176)

(하루키만이 쓸 수 있는 장수에 대한 이야기.후훗 웃음이 나면서도 나이먹음에 대한 그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4위: 골동품 가게 기담 (p.180)

(오하시 아유미씨가 그린 판화도 너무 재미납니다.ㅎㅎ 하루키 씨의 아내에 대해 알 수 있는 수필.)

(골동품 기담을 위한 아유미씨의 판화)

 

3위 : 세상은 중고 레코드 가게 (p.80)

(저도 한때 레코드에 관심있어서 기웃 거렸기 때문에, 이 수필에 유달리 관심을 갖고 읽었습니다. 하루키의 재즈 레코드 사랑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수필을 읽으면, 그의 재즈에 대한 대단한 열의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2위 : 원시적 광경 (p.128)

(약간 더러운 이야기지만, 너무 재밌습니다.ㅎㅎㅎ)

 

 

1위 : 리스토란테의 밤 (p.16)

(이 작품은 하루키의 수필을 모두 통틀어도 가장 재밌는 3선 내에 뽑힐 수 있을 정도로 재밌습니다.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하루키의 수필을 누군가에게 처음 읽어준다면 바로 이 수필과 [채소의 기분, 바다 표범의 키스]에 있는 '바다표범의 키스(p.152)'를 읽어주고 싶습니다.)

 

 

 

(리스토란테의 밤을 위한 아유미의 씨의 판화)

 

전반적으로 체리처럼 상큼한 느낌의 에세이집이랄까요?!

 

  이 책이 나오면서 무라카미 라디오 3부작이 완성되었습니다. 보다시피, 함께 있으니 참 보기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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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꽂아 놓은 책꽂이에서 오랜만에 정호승 시인의 시집들을 ([서울의 예수], [흔들리지 않는 갈대]) 꺼내 읽어 보았습니다.)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오랜만에 정호승 시인의 시집을 펼쳐서 그의 작품들을 읽었습니다. 그의 시를 읽다보니, 시집들을 사서 몇번이고 읽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확실히 '꽃'보다 '밥'을 위해 살고 있지만). 꽃을 소중히 생각하며 보냈던 시절입니다. 그때의 제가 가끔 현재의 저에게 때때로 편지를 보내온다고 느끼는 걸 보면, 제가 완전히 변한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정호승시인의 시집들을 꺼내서 읽게 된 것은 최근에 출간된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제목처럼 '인생에 용기가 되어줄 이야기'로 빼곡히 채워져 있는 책입니다.

읽고 나서 강하게 머리 속에 남아있는 글들이 있고,작품이 진심으로 마음에 들어서 제가 찍은 사진들과 함께 포스팅 해봅니다.

책의 일부만 맛보기로 발췌했기때문에, 정호승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참된 의미를 이해하시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 포스팅 보다는, 산문집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합니다.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이후, 7년만에 정호승 시인이 내놓은... 진정한 힐링을 보여주는 산문집입니다.)

 

 

 

p.249 꽃 한 송이가 밥 한 그릇보다 더 귀할 수 있다.

 

 

‘맞아, 꽃 한 송이가 밥 한 그릇보다 더 소중할 때가 있는 거야.

그러자 제 마음에 힘이 솟았습니다. 그동안 청춘의 산맥을 넘어 장년의 강을 건너 노년의 산기슭을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지금껏 저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만 꽃보다 밥을 위해 더 열심히 살아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은 오랫동안 자성의 시간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저로 하여금 다시 그 청춘의 시절처럼 밥보다 꽃을 더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행여 지금 제가 아름답다면 그래도 청춘 시절에 밥보다 꽃을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행여 지금 제가 아름다움을 잃었다면 꽃보다 밥을 더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꽃이 없으면 제 삶은 아름다워지지 않습니다. 제 삶에 꽃이 피지 않으면 봄도 가을도 오지 않습니다. 제 삶에 꽃이 더 소중해야 비로소 저는 한 사람 아름다운 인간이 됩니다.

 

 

 

p.106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라

 

 

분노는 벌레처럼 저를 갉아먹습니다. 어떠한 분노든 제 인생을 쓰러뜨립니다. 분노에서는 제 인생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긍정성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하든 단 하루라도 분노하지 않고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분노의 가슴을 지닌 채 하루하루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데도 오늘의 제 삶이 그나마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까닭은 바로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라’는 이 말씀 덕분입니다.

이 말씀은 제 분노의 가슴을 부드러운 손길로 씻어주고 재워줍니다. 더러워진 제 몸을 씻어주는 맑고 따뜻한 물과 같습니다. 하루를 다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 저는 이 말씀을 보석처럼 꺼내 생각합니다. 해가 질 때까지 오늘의 분을 다 풀었는지, 아니면 그대로 품고 잠자리에 들었는지 생각합니다. 만일 오늘 하루의 분을 다 풀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면 지금이라도 분을 풀어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듭니다. 그렇게 하면 그날 하루의 분이 다소 풀립니다. 하루가 모여 1년이 되고, 1년이 모여 인생이 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분을 푼다면 제 인생 전체에 쌓일 분노의 양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p.75 새들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

 

 

그때 문득 봄이 오면 왜 꽃샘바람이 꼭 불어오는지, 나뭇가지가 왜 바람에 잔잔하게 부러져 거리에 나뒹구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까치와 같은 작은 새들로 하여금 집을 지을때 그런 나뭇가지로 지으라고 그런 것입니다. 만일 꽃샘바람이 불어오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 부러지지 않는다면 새들이 무엇으로 집을 지을 수 있겠습니까, 또 떨어진 나뭇가지가 마냥 크고 굵기만 하다면 새들이 그 연약한 부리로 어떻게 나뭇가지를 옮길 수 있겠습니까.

새들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습니다. 강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입니다. 태풍이 불어와도 나뭇가지가 꺾였지 새들의 집이 부서지지 않는 것은 바로 그런 까닭입니다.

 

 

p.91 펜을 바꾼다고 글씨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펜이라는 도구를 바꾸어야 하는게 아니라 제 글씨체를 바꾸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번은 원고가 잘 써지지 않아 노트북을 바꾼 적도 있습니다. 노트북이 너무 구형이라 인터넷 속도가 느린데다 무엇보다도 자판을 쳤을 때 손가락 끝에 전달되는 느낌이 갈수록 거칠고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 노트북으로 글을 쓰다간 쓸 수 있는 글도 제대로 못 쓰겠다 싶어 새것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노트북을 바꾸었다고 해서 원고가 잘 써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투른 목수가 연장 나무라는 것과 같을 뿐이었습니다.

결국 문제는 본질에 있었습니다. 제 글씨체가 문제이지 펜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속이 변해야 겉이 변할 수 있고, 본질이 변해야 현상이 변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본질의 변화에는 무관심한 채 외양의 변화만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자신은 변하지 않고 남이 변하기만을 바라는, 자신은 탓하지 않고 남만 탓하기를 즐기는 삶의 부정적 태도 입니다.

 

 

p.422 시계는 살 수 있지만 시간은 살 수 없다.

 

제 책상 서랍 속에도 손목시계가 몇 개 있습니다. 기념품이나 선물로 받은 것도 있고 직접 산 것도 있습니다. 예전엔 시계 하나 지니기 어려웠는데 요즘은 사용하지도 않는 시계가 몇 개나 됩니다. 시계가 많다고 해서 시간이 많아지는 게 아닌데도 말입니다.

시계 속에 시간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시계는 시간이 아닙니다.

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확인하고 인지할 수 있는 물건일 뿐 그 속에 제 인생의 시간은 없습니다. 저는 시간 안에 사는 존재이지 시계 안에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시간은 소멸돼가는 본성을 지녔지만 시계는 하나의 물체 그대로 존재합니다.

 

 

p.298 고통은 그 의미를 찾는 순간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

 

 

이는 고통의 상황을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변모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고통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석하느냐, 고통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느냐 하는 점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면 고통뿐이지만,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더 이상 고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유 있는 고통은 있어도 의미 없는 고통은 없다는 것입니다.

 

 

p.217 흰 구름도 짜면 비가 된다.

 

 

하늘이 아름다운 것은 구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구름이 없다면 하늘 자신조차 심심하고 지루할 것입니다. 하늘은 구름을 통하여 자신의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줍니다.

구름 중에서 비를 내리는 구름은 먹구름입니다. 그런데 ‘흰 구름도 짜면 비가 된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요. 비록 흰 구름일지라도 빨래 짜듯 힘껏 짜면 비를 오게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가능성이 내포된 말입니다.

저는 하늘에 떠 있는 흰 구름을 보면 이 말이 먼저 떠오릅니다. 언제 어디에서 알게 된 말인지는 모르지만 이 말을 안 지 참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맞아, 내 인생의 하늘에 떠 있는 흰 구름도 짜면 비가 올 수 있는 거야!’하고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p.183 꽃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황하지 않는다.

 

 

봄날에 피는 꽃을 한번 보십시오. 꽃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황하지 않습니다. 꽃을 피우려고 애쓰지 않으면서도 꽃을 피우고, 피어난 꽃은 그대로 방황하지 않고 열심히 삽니다. 누가 보든 말든 자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하늘을 향해 피어 있다가 때가 되면 시들어 열매를 맺습니다. 베트남의 틱낫한 스님은 "한 송이 꽃은 남에게 봉사하기 위해 무언가를 할 필요가 없다. 오직 꽃이기만 하면 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한 사람의 존재 또한 그가 만일 진정한 인간이라면 온 세상을 기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책에 담긴 말씀들은 모두 제 인생에 용기를 준 영혼의 양식들입니다. 저는 지금 그 말씀의 양식을 오병이어(五餠二魚)처럼 나눠 먹고 싶습니다. 바구니에 담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마리를 예수에게 건네준 소년의 마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다.

과연 그 말처럼, 작가가 오랜 성찰 끝에 써낸 글들은 잠언처럼 묵직하게 마음 속으로 파고 듭니다. 각박해 진 삶 속에서 주변에 꼭 권해주고 싶은 구절들이 만재해 있는 이 책은, 인생에 순간 순간마다 펼쳐서 되새기고 싶을 만큼 마음에 와 닿습니다.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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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선물하고, 선물 받으면 정말 괜찮을 듯 싶습니다.

 

부담없는 내용과 공감가는 글, 그리고 책 자체가 너무 예쁘게 나왔기 때문에

 

특히 여성분들의 호응이 매우 클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윗 사진의 컨셉은 '핑크' 입니다.^^ '바다표범의 키스' 글자색과 깔맞춤했다는...ㅎ)

 

 

 

 

이것은 책을 사고 덤으로 받았던 머그컵입니다.

 

하루키를 좋아하고, 이 책을 재밌게 읽은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완소아이템이지요.

 

이제는 초레어템이 되었습니다.(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뿌듯..ㅋㅋ)

 

 

 

 

머그컵의 뒷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포스트잇도 함께~(곰돌이 부자(혹은 모녀)도 슬쩍 찬조 출연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제 자세한 리뷰는 ...아래의 링크를 따라 가시길~~^^

 

 http://blog.aladin.co.kr/722392126/5728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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