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상반되는 문화적 경향이 나타나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왜 우리는 외로워하면서도, 외로움을 인정하고 서로 의지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깊이 있는 관계에서 도피하는가? 이것이 이 책이 답하고자 하는 질문이다.

(...)

치료요법 문화는 외로움 위기를 만들어낸 유일한 원인도, 어쩌면 가장 중요한 원인도 아니다. 하지만 치료요법 문화는 다른 문화와 제도, 기술과 시장 등과 상호작용하면서 현재의 외로움 위기를 파괴적 수준으로 가속화하는 역할을 한다. 치료요법 문화 그리고 이 문화가 다른 제도 및 문화와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내는 역학이 인간적 유대와 연대에 관한 우리의 생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

그런데 누간가와 혹은 무엇과도 깊이 연결되기 어려운 사회를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복잡하고 모순된 동기에서 이루어졌으며, 때로는 선의에 기반한 것이기도 했다. 인간과 관계에 대한 새로운 철학의 내용뿐 아니라 그 다면적이고 양가적인 매력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인간과 관계에 대한 대안적 철학의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것이 이 책의 궁극적 목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어쩜, 중국에서는 ‘사회복지’ 전공자로서 공무원이 아닌 다른 곳에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게 더 이상할지 모르겠습니다.

중국 정부(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데, 민간 기업이 중국 사회를 위해서 혹은 개인 독지가가 사회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지 않을까 합니다.

대학원 면접을 볼 때, 한 교수님이 사회복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소외된 계층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식의 거창하고 고상한 말들을 늘어놓았던 기억이 나요. 면접관이었던 그 교수님(나중에 제 지도교수님이 되셨죠)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자네, 너무 이상적이구먼. 졸업하고 나면 알게 될 거야."

그분의 제자가 되어 논문을 쓰기 직전이었을 때, 교수님은 제가 사회복지에 대해 무엇을 배웠는지 다시 물으셨습니다. 저는 "사회복지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걸 배웠습니다"고 답했죠. 그러자 교수님은 "이제야 제대로 이해했군! 동기들한테 한번 물어보게.다들 공무원 시험 준비하고 있을걸? 자네만 한가해 보이네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그 말이 맞다고 하자 교수님이 덧붙이셨죠. "공무원 시험 준비를 안 하면 전공을 살릴 일자리는 못 구해. 공무원이 되는 게 최선의 선택이야. 일단 되고 나면 더는 취업이나 일걱정은 안 해도 되니까 말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회사는 늘 같은 모습이지 않고, 오히려 늘 변합니다. 리더십이 그대로라고 하더라도 외부 환경이 변하고, 사업 성과가 달라진다면,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나 내려야 하는 의사결정이 달라지기 때문이겠죠.

워라밸이 가능한 직장도 있고, 그렇지 않은 직장도 있을 겁니다. 하는 일에 따라서요.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회사에서 구성원들을 얼마나 존중하느냐이겠지요. 또 구성원들은 얼마나 제 몫을 해내고 있는지, 제 몫을 해내기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겠지요.

분명 반복되는 문제나 구조적인 문제들은 겉으로 꺼내놓고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예 그런 문제들이 없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은,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상황을 겪으면서 조금씩 더 낫게 만들어 온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더 남았다고 하더라도, 예전과 비하면 더욱 나아진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육아휴직을 가는 남성 직원들을 보면, 임신을 하고도 야근까지 해가면서 자리를 지키려고 하고, 출산하고도 두세 달 만에 복귀했던 여성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중국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도 똑똑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직자의 모습이 있을 겁니다. 중국에도 젊은이들이 보다 더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다들 지금의 경제 여건에서 벗어나 일종의 ‘부르주아적인 삶’에 대한 갈망, 그러니까 화려하고 풍요롭게 살고 싶은 욕망을 채우려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우리는 대도시가 청년들에게 주는 그 풍요로움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

구직을 할 때 저는 국내 민간 기업보다는 외국계 기업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외국계 기업은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해 주거든요. 노동시간이나 사회보장, 그 밖에 여러 복리후생 측면에서 국내 기업보다 훨씬 낫고, 스트레스도 덜한 편입니다.

지금 같은 환경에서 상당수의 국내 기업은 그저 외국계 기업을 뒤따라가고만 있어요. 경영 방식이든 기술이든 마찬가지죠. 솔직히 말해서 그저 남의 것을 베끼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국내 기업들은 아주 형편없는 모조품에 불과해요. 외국계 기업 수준의 업무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주면서, 그에 상응하는 복지 혜택은 주지 않거든요. 그러면서도 중국 문화와 외국 문화를 융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가만 보면 사람을 몹시 불편하게 만드는 일들만 골라서 시킵니다.

국내 민간 기업들은 "적은 월급에 일은 산더미처럼 시키는" 아주 전형적인 사례예요. 심지어 사람을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죠. 사실 외국계 기업이라고 해서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주는" 그런 곳은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시스템적으로 그곳은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두고, 각자 자기만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허락해 준다는 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제약회사에서 실험 데이터를 조작한다니... 제약업계를 잘 모르지만, 데이터를 조작하면 안되는 거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그중 하나가 데이터를 조작한다는 점이죠. 예를 들어 의약품 테스트를 했는데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관리자는 그냥 적당히 지어내라고 지시하곤 해요.

(...)

하지만 어떤 샘플들은, 예를 들어 수분 함량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관리자가 "적당히 정상 범위 안에서 수치를 지어내라"고 시켜요. 이런 자잘한 부분에서는 그냥 데이터를 날조해 버리는 거죠.

물론 큰 화근이 될 만한 문제들은 제대로 테스트하긴 합니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가 표준에 미달하면 관리자들은 아주 싫어해요. "어떻게 이렇게 오차가 클 수 있냐"고 따지면서, 그 책임을 테스트를 맡은 노동자에게 떠념겨 버리죠.

지금 하는 일은 온갖 시약을 다루는 일인데, 제대로 된 안전 대책이 전혀 없어요. 발암 물질이 섞여 있는 시약도 있거든요. 그런데도 회사는 위험수당 같은 건 한 푼도 주지 않아요. 그러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직원들이 다 자기 의사로 여기서 일하는 거라고 떠들어대요. 저는 거의 매일 이런 위험한 발암 물질 속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원서는 2024년 말에 출간됐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2026년 8월에 출간됐습니다.

중국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 중에는 번역되지 않은 책들이 많습니다. 지금의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책들이 번역이 되기를, 그리고 시점적으로 보다 빠르게 번역되기를 빕니다.

지금의 중국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우리 나라에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