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감정이 없는 사람도, 관계에 무관심한 사람도 아니었다. 오히려 관계가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고, 섬세하고, 생각이 많았다. 편견은 대상을 잘 몰라서 생기기도 하지만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한 사람을 판단할 때 더 쉽게 생긴다. 죄명, 기록, 숫자 같은 정보들은 사람을 설명하는 조각일 뿐 전체가 아니었다.
초기 만남에서 내가 배운 건 그 사실이었다. 이곳은 ‘통제된 공간’이기 전에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고, 내가 마주하는 사람들은 줄어든 자유 안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관계를 만들고 있었다. 나는 그 흐름을 ‘해석’하려 하기보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조금씩 배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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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이렇게 힘이 되는 줄 몰랐습니다."
그 문장은 ‘동행’이라는 요소가 심리적 회복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이곳에서 나는 상담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상담은 기술 이전에 태도이며, 해결 이전에 관계이다. ‘존재해주는 일’은 무엇을 말했는가보다 어떤 상태로 그 자리에 있었는가의 문제이다. 특히 정서적 방어가 강한 사람일수록 기술적 개입보다 ‘정서적 안정감’과 ‘예측 가능한 태도’가 우선되어야 한다. 말이 떠오르지 않는 날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에도,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날들조차 누군가에게는 기억되는 시간이었다.
심리치료는 때로 큰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관계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시간들로 구성된다. 그 시간들이 쌓일 때 비로소 변화의 조건이 마련된다.
그것이 내가 이곳에서 배운 ‘존재 기반의 치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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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리치료’라는 이름 아래, 때로는 거칠고 조용한 수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 진짜 이루어지는 일은,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범죄자라는 이름 앞에서, 처벌이라는 제도 뒤에서, 누군가는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해석하려 애쓰고, 누군가는 이제야 자신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나는 그 옆에서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떤 마음인가요?"
그 질문 하나로 시작되는 회복이 있고, 그 질문조차 할 수 없는 날도 있다.
그래도 나는 다시 이 자리에 선다. 사람이 다시 움직이는 순간을 여러 번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 변화가 작고 느릴지라도, 그 시작은 언제나 한 사람의 마음 안에 들어가려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심리치료는, 그 마음 곁에 조용히 함께 서는 일이다.
오늘도 나는 그 일을 하러 여기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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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들이 하나로 엮어집니다.

«거리의 사회학»,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에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서영남 대표의 책에도 생생한 노습이 담겨 있습니다. 어떻게 노숙을 하게 됐고, 알콜 중독이 되고, 다시 빠져나오는 사람들, 빠져나오려고 하지만 되지 않아서 여러 번 노력하는 사람들, 재소자들과 출소 이후 변화하는 모습이 참 놀랍습니다.

사회학이나 인류학에 관심이 있다면, 한국에 살고 있다면 민들레국수집에서 연구를 해보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님이 허락을 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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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나 성당에 다닌다고 먼저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염주, 묵주, 묵주반지를 하고 다닙니다.

잘 살펴봐야 합니다. 종교를 갖고 있다는 것과 종교적 판단과 행동을 하는 것은 별개이니까요.

종교인이라고 할 때, 대부분 올바르고 묵묵하게 자기 소임을 다하는 사람들을 생각하지만, 그저 교회에 가는 것일 뿐일 경우가 있습니다. 자기 몫을 다하지 않거나 더 갖기위해 다른 방식으로 흔들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종교 따로 행동 따로 입니다.

서영남 대표는 반대입니다. 모든 것을 하느님께 믿고 의지하며 하루하루 기적이 일어나는 걸 체험하시지만, 민들레국수집에는 십자가를 하나 걸어둘뿐 기도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저절로 감화되어 성당으로 향하는 경우가 있디고 합니다.

늘 고민이 됐던 지점입니다만,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이 어떤 종교를 갖고 있다는 것은 그저 지나쳐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그래야 있는 그대로 상대를 대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의 종교를 기억해야 할 때는 상대가 자신의 일을 얼마나 열심히하고 있는지가 느껴질 때이지, 말로 할 때는 지나쳐야 할 때입니다.

그러니까 종교를 갖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냥 넘기고 우리가 본 종교인은 기억하는게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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