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심리치료’라는 이름 아래, 때로는 거칠고 조용한 수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 진짜 이루어지는 일은,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범죄자라는 이름 앞에서, 처벌이라는 제도 뒤에서, 누군가는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해석하려 애쓰고, 누군가는 이제야 자신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나는 그 옆에서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떤 마음인가요?"
그 질문 하나로 시작되는 회복이 있고, 그 질문조차 할 수 없는 날도 있다.
그래도 나는 다시 이 자리에 선다. 사람이 다시 움직이는 순간을 여러 번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 변화가 작고 느릴지라도, 그 시작은 언제나 한 사람의 마음 안에 들어가려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심리치료는, 그 마음 곁에 조용히 함께 서는 일이다.
오늘도 나는 그 일을 하러 여기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