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이렇게 힘이 되는 줄 몰랐습니다."
그 문장은 ‘동행’이라는 요소가 심리적 회복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이곳에서 나는 상담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상담은 기술 이전에 태도이며, 해결 이전에 관계이다. ‘존재해주는 일’은 무엇을 말했는가보다 어떤 상태로 그 자리에 있었는가의 문제이다. 특히 정서적 방어가 강한 사람일수록 기술적 개입보다 ‘정서적 안정감’과 ‘예측 가능한 태도’가 우선되어야 한다. 말이 떠오르지 않는 날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에도,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날들조차 누군가에게는 기억되는 시간이었다.
심리치료는 때로 큰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관계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시간들로 구성된다. 그 시간들이 쌓일 때 비로소 변화의 조건이 마련된다.
그것이 내가 이곳에서 배운 ‘존재 기반의 치료’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