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개인의 역사, 짧은 역사는 내가 쓴 글이든 남이 쓴 글이든 상관없이 재미있기 마련이다. 과학적 설명 등 극히 소수의 예외를 제외한 모든 표현은 언어적 창작물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

사건을 아무 생각 없이 줄줄 늘어놓은 기록은 자기 역사는커녕 제대로 된 글이라도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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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를 순수하게 정확히 기술하지 않는다.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역사는 역사가의 인식이 포함된 과거의 기록일 뿐이다. 또 역사가는 전체적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관점으로 대상을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역사가는 과학자보다 예술가에 가깝다. 예전 유럽에서는 역사를 문학과 유사한 학문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역사는 굳이 말하자면 창작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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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어떤 경영 컨설턴트가 작은 기업의 사장에게 ‘매일 자기 전에 내일 할 일을 적고 중요도에 따라 순위를 매긴 후 다음 날 그 순서대로 처리하라’라고 조언했다. 일상을 계획대로 잘 실행하기만 하면 큰 회사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사장은 그 조언대로 했고, 몇 년 후에 컨설턴트의 말대로 큰 회사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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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야기를 남이 읽어주기를 바란다면 세세한 정보를 구구절절 늘어놓지 말아야 한다. 과감하게 자르고 생략하고 줄이자. 어느 정도는 일부러 쓰지 않아야 한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르는 사람은 글을 잘 쓴다고 자만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기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고 싶다면 자신을 내려놓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제일 소중하다’라는 감상적인 글은 금물이다. 자랑도 마찬가지다. 자랑을 산뜻하고 재미있게 하려면 엄청난 재주가 필요하다.

멀리 떨어져서 자신을 관찰하는 순간 비로소 해학의 묘미, 즉 유머가 생겨난다. 그 재미를 살린 자기 역사만이 많은 독자를 거느릴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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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역사는 일기의 확장이다. 확장이라고는 했지만, 쓸데없는 것을 붙이기보다 군살을 깎아 낸 간결한 형태를 취해야 일기로 훌륭한 자기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출판되지 못하고 묻힌 것 중에도 그런 훌륭한 일기가 수없이 많았을 것이다.

자기 역사도 남에게 보이려는 생각 없이 쓸 때 가장 자연스럽고 뛰어난 글이 된다. 이것이 자기표현의 가장 큰 아이러니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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