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늘 같은 모습이지 않고, 오히려 늘 변합니다. 리더십이 그대로라고 하더라도 외부 환경이 변하고, 사업 성과가 달라진다면,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나 내려야 하는 의사결정이 달라지기 때문이겠죠.

워라밸이 가능한 직장도 있고, 그렇지 않은 직장도 있을 겁니다. 하는 일에 따라서요.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회사에서 구성원들을 얼마나 존중하느냐이겠지요. 또 구성원들은 얼마나 제 몫을 해내고 있는지, 제 몫을 해내기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겠지요.

분명 반복되는 문제나 구조적인 문제들은 겉으로 꺼내놓고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예 그런 문제들이 없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은,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상황을 겪으면서 조금씩 더 낫게 만들어 온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더 남았다고 하더라도, 예전과 비하면 더욱 나아진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육아휴직을 가는 남성 직원들을 보면, 임신을 하고도 야근까지 해가면서 자리를 지키려고 하고, 출산하고도 두세 달 만에 복귀했던 여성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중국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도 똑똑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직자의 모습이 있을 겁니다. 중국에도 젊은이들이 보다 더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다들 지금의 경제 여건에서 벗어나 일종의 ‘부르주아적인 삶’에 대한 갈망, 그러니까 화려하고 풍요롭게 살고 싶은 욕망을 채우려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우리는 대도시가 청년들에게 주는 그 풍요로움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

구직을 할 때 저는 국내 민간 기업보다는 외국계 기업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외국계 기업은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해 주거든요. 노동시간이나 사회보장, 그 밖에 여러 복리후생 측면에서 국내 기업보다 훨씬 낫고, 스트레스도 덜한 편입니다.

지금 같은 환경에서 상당수의 국내 기업은 그저 외국계 기업을 뒤따라가고만 있어요. 경영 방식이든 기술이든 마찬가지죠. 솔직히 말해서 그저 남의 것을 베끼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국내 기업들은 아주 형편없는 모조품에 불과해요. 외국계 기업 수준의 업무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주면서, 그에 상응하는 복지 혜택은 주지 않거든요. 그러면서도 중국 문화와 외국 문화를 융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가만 보면 사람을 몹시 불편하게 만드는 일들만 골라서 시킵니다.

국내 민간 기업들은 "적은 월급에 일은 산더미처럼 시키는" 아주 전형적인 사례예요. 심지어 사람을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죠. 사실 외국계 기업이라고 해서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주는" 그런 곳은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시스템적으로 그곳은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두고, 각자 자기만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허락해 준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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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에서 실험 데이터를 조작한다니... 제약업계를 잘 모르지만, 데이터를 조작하면 안되는 거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그중 하나가 데이터를 조작한다는 점이죠. 예를 들어 의약품 테스트를 했는데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관리자는 그냥 적당히 지어내라고 지시하곤 해요.

(...)

하지만 어떤 샘플들은, 예를 들어 수분 함량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관리자가 "적당히 정상 범위 안에서 수치를 지어내라"고 시켜요. 이런 자잘한 부분에서는 그냥 데이터를 날조해 버리는 거죠.

물론 큰 화근이 될 만한 문제들은 제대로 테스트하긴 합니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가 표준에 미달하면 관리자들은 아주 싫어해요. "어떻게 이렇게 오차가 클 수 있냐"고 따지면서, 그 책임을 테스트를 맡은 노동자에게 떠념겨 버리죠.

지금 하는 일은 온갖 시약을 다루는 일인데, 제대로 된 안전 대책이 전혀 없어요. 발암 물질이 섞여 있는 시약도 있거든요. 그런데도 회사는 위험수당 같은 건 한 푼도 주지 않아요. 그러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직원들이 다 자기 의사로 여기서 일하는 거라고 떠들어대요. 저는 거의 매일 이런 위험한 발암 물질 속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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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는 2024년 말에 출간됐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2026년 8월에 출간됐습니다.

중국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 중에는 번역되지 않은 책들이 많습니다. 지금의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책들이 번역이 되기를, 그리고 시점적으로 보다 빠르게 번역되기를 빕니다.

지금의 중국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우리 나라에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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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라오‘는 ’공런‘과 ’라오공‘의 첫 글자를 딴 이름이다. 두 단어는 모두 ‘일하는 사람’을 뜻하지만, 느낌은 다르다. ‘공런’은 중국 건국을 이끈 노동게급을 가리키는 말로, 긍정적이고 명예로운 느낌이 강하다. 주로 공장 같은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특히 숙련된 제조업 노동자를 떠올리게 한다. ‘라오공’은 노동자를 인적 자원이나 고용된 사람으로 보는 느낌이 강하다. 법률, 통계, 학술 문서, 공식 문서에서 ‘피고용인’ 전체를 가리킬 때 자주 쓰인다.

공라오 컬렉티브가 이름에서 ‘공런’을 앞세운 것은 노동자가 사회를 만들어가는 주체라는 뜻을 담기 위해서다. 중국의 언론과 정치 환경은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그들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전하는 일은 그 자체로 중요한 행동이다. 검열과 탄압 때문에 많은 정보가 가려지는 현실에서, 공라오의 웹사이트는 중국의 노동 조건과 노동운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공라오는 이 정보들이 직업, 성별, 민족의 차이를 넘어 노동자들이 서로 연결되고 연대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 일라이 프리드먼 Eli Friedman, <이것은 세계적인 징후이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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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청년들이 겪는 여러 사회•경제적 부담을 ‘내권’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원래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 Clifford Geertz가 1963년에 쓴 «농업의 내향적 정교화 Agricultural Involution»(일조각)에서 사용한 ‘인볼루션’이라는 개념에서 비롯되었다. 기어츠는 인볼루션을, 실제로는 발전하지 않는데도 계속 더 많이 노력하고 경쟁해야 하는 상태로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1986년 역사학자 황종즈가 ‘인볼루션’을 ‘내권’으로 번역해 소개했다. 이후 2020년 중국 인류학자 샹바오가 오늘날 중국 사회를 설명하는 말로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샹바오는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지만 사람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피로와 불안만 커지는 상태를 내권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청년들은 내권을 자신들의 현실을 표현하는 말로 받아들였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지만, 도무지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내권은 끝없는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는 답답함과 무력감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중국 경제는 크게 성장했지만, 많은 청년이 자신이 들인 노력만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

- 일라이 프리드먼 Eli Friedman, <이것은 세계적인 징후이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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