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청년들이 겪는 여러 사회•경제적 부담을 ‘내권’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원래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 Clifford Geertz가 1963년에 쓴 «농업의 내향적 정교화 Agricultural Involution»(일조각)에서 사용한 ‘인볼루션’이라는 개념에서 비롯되었다. 기어츠는 인볼루션을, 실제로는 발전하지 않는데도 계속 더 많이 노력하고 경쟁해야 하는 상태로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1986년 역사학자 황종즈가 ‘인볼루션’을 ‘내권’으로 번역해 소개했다. 이후 2020년 중국 인류학자 샹바오가 오늘날 중국 사회를 설명하는 말로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샹바오는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지만 사람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피로와 불안만 커지는 상태를 내권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청년들은 내권을 자신들의 현실을 표현하는 말로 받아들였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지만, 도무지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내권은 끝없는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는 답답함과 무력감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중국 경제는 크게 성장했지만, 많은 청년이 자신이 들인 노력만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
- 일라이 프리드먼 Eli Friedman, <이것은 세계적인 징후이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