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건, 과거의 어떤 일이, 어떤 사람이 더 이상 내게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를 위한 용서이지요. 그래도 단죄를 하고 사과를 받고 정리하고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않는 것.’서로 독립적인 궤도로 살아가는 것.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입니다.
"(...) 원래 사기꾼들은 이 사람이 자기의 정체를 알아내면 다른 사람에게 가게 돼 있어요. 그리고 이 세상은 넓고 사기당할 사람은 많아요."
사람들 사이에서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혼자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손절’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진 않지만, 필요합니다. 어느 날 고등학교 동창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너는 왜 안 만나? 나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하고 계속 연락하면서 지냈어.” 그 친구들과 잘 맞는 관계이겠지요. 뭔가 가시가 있습니다. 의도가 나쁘진 않더라도 선을 넘는 건 별로입니다. 부디 나도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 선 넘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빕니다. 연락을 하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 보다, 나 자신이 더 중요하고 소중합니다. 권유할 수는 있지만, 부디, 제발,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기를.
이제서야 읽고 있습니다. 새로나온 책을 읽다가 그 전에 나온 책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읽고 있습니다. 피카소의 ‘청색시대’를 떠올립니다. ‘다시 잘 할 수 있을까?’ 불확실하고 자원도 없던 시기. (상대적으로) 값싼 파란 물감만으로 그린 그림들. 부자들, 사업가들이 고가에 사들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보고 몇 가지 따라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 책과 느낌이 비슷합니다. 어려운 시간들을 버티느라 애쓴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책 잘 읽을게요.
영화 <룸 넥스트 도어>를 봤습니다. ‘옆방’이겠지요. 오랜만에 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입니다. 프랑스 영화 <아모르>가 떠올랐습니다. 절제된 아름다움 속에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종군기자를 하면서 수많은 죽음과 죽음 이후의 삶을 접하며 살아온 사람의 결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신자유주의와 극우파가 우세한 세상‘에서 경제적 자유가 없는 사람들의 결정에 대한 생각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군더더기 없는 틸다 스윈튼의 연기와 여유있고 따뜻한 줄리안 무어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음악이 좋았는데 OST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알모도바르 감독 영화 중 <귀향>, <내 어머니의 모든 것>, <그녀에게>, <라이프 플래쉬>와 <내가 사는 피부> 등을 봤습니다. 그의 영화를 보고나면 색채와 디자인이 기억에 남습니다. 스페인의 강렬한 태양때문일까요? 주변에서도 접하기 어려울 것 같은 삶을 직시하도록 합니다. 아름답게. <내가 사는 피부>를 마지막으로 본 것 같습니다. 그다지 재밌게 보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