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출간한 곳은 ‘B미디어컴퍼니’입니다. 매거진 «B»도 출간합니다.)
이런 책은 인터뷰하는 마음으로 읽으려고 합니다.
과거에 어떻게 그런 일을 했는지, 혹은 이 사람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분명 JOH는 새로운 일을 많이 했는데, 시대적 배경으로 순풍에 돛단듯 나아갈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네이버에서 했던 일 대비 카카오에서 한 일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 퍼져나가던 시절, 삼성의 조직 문화와 관리 역량을 경험한 인력들이 세운 회사인 네이버와 그렇지 않은 카카오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을 근사하게 보일 수 있는 꺼리를 찾았고, 그게 다양한 브랜드를 알고 사용하고 있다는 맥락을 잘 포착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브랜드의 철학이라고 했지만, 경영 철학 등 철학은 기업과 소비자 간 신뢰관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브랜드 매거진 «B»에서 철학을 다룬 점이 새롭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21세기의 인문학은 바로 이러한 브랜드 스토리에서 나온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도 동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브랜드는 사람들의 삶과 함께하는 좋은 소재이긴 하겠지요. 사르트르의 «구토»에 ’페리에‘가 나오는 것처럼요. 그러나 인간의 삶을 ’페리에‘를 주축으로 구성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발뮤다와 다이슨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다이슨 책을 읽고 바로 구매한 무선청소기는 한 번 교체하고 꽤 오래도록 사용하고 있어요. 발뮤다는 쓰나미 이후 저전력으로 더운 여름을 날 수 있도록 만든 공기순환기를 사기 시작해서 여러가지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좋은 상품이란 이 상품을 써보기 전과 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험이지 않을까 합니다.
“브랜드의 이야기는 사람사는 이야기입니다.”는 기업가 관점이지 않을까요? 일상에서 애플과의 접점이 많지만 그 외의 삶이 더 크고, 츠타야 서점이 일생에 차지하는 비중은 먀우 작겠지요. 모두가 브랜드를 욕망하는 세상이라는 것도 상당수는 맞겠지만, 브랜드에 무관심하거나 기준이 높은 사람ㄹ도 있습니다. 브랜드는 사용하고 경험하는 것이지 소유로써는 가치가 덜 하겠지요.
(아래는 아주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브랜드 매거진 «B»는 이전에는 확실히 없던 카테고리의 책이지만, ’매거진‘이라는 이름으로 ’책‘의 무게를 피해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장하고 싶게끔 사진 이미지를 많이 넣은 것도 좋겠지만, «B»를 읽고나면 딱히 잡히는 건 없었습니다. 그냥 어떤 브랜드가 있구나, 이 브랜드가 힙하구나,이지 «B»를 통해 특정 브랜드의 매력을 알게 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제목은 매력적인 브랜드이나 읽고 난 후의 만족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판매가 많이 되었으니,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름을 ’매거진‘으로 했을 뿐 단행본이니까요. 아주 영리하게 포지셔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B»는 문장이 읽고 싶지 않은 번역체가 꽤 나옵니다. 내용과 문장 때문에 읽고 싶은 책은 아니었습니다. 타이틀 브랜드를 보고 사지만 가독성이 매우 낮았고, 읽을수록 사진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B»의 편집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표지 사진만 골랐다고 합니다. 디렉터에게 모든걸 맡긴다구요. 음... 출판사 사장 이상의 의미가 있을까요? 브랜드 발굴도 디렉터들이 했겠지요?)
이 책을 추천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독자와 자신의 삶을 나누기보다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후배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역시나 펼쳐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려고 이 책을 낸 것일까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다음 사업이 궁금해집니다. 책에 ’브랜드‘가 많이 들장하는 걸로 봐서는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려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아무 쓸모없는 추정입니다.
비즈니스 맨으로서 큰 돈을 벌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쉽게 할 수 없는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이용 해지를 한 사용자까지 포함해 모든 시용자들의 매일의 결제 및 개인 정보를 개인 동의 없이 알리페이에 넘기는 기업입니다. (물론 법적 제재는 받지 않았지만 네이버페이도 정보를 넘겼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브런치 북으로 출간된 도서들을 몇 권 읽었지만 그냥 블로그에서 볼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책으로 낼 수 있지만 추천하고 싶었던 책은 아직은 읽지 못했습니다.
50세가 지나서도 자신의 노력과 지향과 역량으로 어떤 걸 이루었다고 하는 것은, 시대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인지 혹은 자신 외에는 관심이 없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유명한 혹은 멋있는 브랜드를 알고 있는 나를 좋아하는 걸까요?
“그래서 저는 첫 회사로 작은 조직, 존경할 만한 오너를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조직을 추천합니다.”
작은 회사라고 모두 존중하는 분위기는 아닐 겁니다. 신입 사원이 내가 면접보는 회사가 그런 회사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대략 난감한 문장이었습니다.
존경할 만한 오너는 디자인 업계와 같이 규모가 작고 밖으로 드러나는 일을 하고 대학 때부터 인턴로 일하면서 경험해볼 수 있는 분야는 가능하겠지만... 일반 사무직도 가능할까요? 어떤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까요? 이 책을 쓸 때 가정한 독자층은 누구일까요???
매거진 «B»를 만드는 데서 출간했습니다. 갑자기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건 물음표들이 이해가 됩니다. 브랜드 영역의 유명인사들이 쓴 추천사가 EPISODE라는 한 장(챕터)으로 구분되어 있어 낯설었습니다. 노골적인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