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래 문장은 그다지 공감이 되진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한 작품 중에도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 ‘인공지능 평론가’가 추천한 책을 못 읽는다고 슬프거나 큰 일이 일어나진 않을 것 같아요. 2. 듀나, 배명훈, 구병모 작가의 생각이 여전히 변함이 없는지 확인했더라면 어땠을까 합니다. 장강명 작가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더 많았으니까요. 그러니까 통찰력에 관한 문제라고 해도, 다른 세 작가는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장겅명작가는 정보가 더 많은 상태에서 (물론 열심히 취재하고 써 내려간 결과이겠지만) 내리는 결론이니 공평하진 않습니다.
아니 한 편인데 2만 8800권 분량의 거대한 대하소설을 써낸다면? 인공지능 평론가들이 바로 그 작품이야말로 궁극의 소설이라며 감탄하는데 나는 그걸 이해하기는 커녕 살아서 다 읽어낼 수조차 없다면?
유발 하라리가 «넥서스»에서 이야기 했던 것이나, 아마도 장강명 작가가 이 책에서 하려는 말이나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합니다. (장강명 작가의 책은 아직 안 읽었습니다만.) 아직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몫이 있고, 그것으로 AI와 AI를 소유할 주체들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우리들에겐 우리가 지켜갈 수 있는 영역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닌가 합니다. AI가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거기에 모든 것을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나중이 아니라 지금부터 챙겨야 합니다. 빅테크가 몰고 온 부정적인 영향에는 뒤늦게 알아차리고 대응하고 있지만, 이 경험으로 AI에 대해서는 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석달 반 만에 다시 책을 펼칩니다. 주말동안 재밌는 콘텐츠만 섭렵했기 때문에, 공부하는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 입니다.
개인적인 메모입니다. * <8. 자유롭게 붙들린다는 것>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 ‘섭렵하는 독서’와 ‘촉발하는 독서’를 구분한 것도 좋았습니다. *** 이어령 선생님의 “독서는 마지막 페이지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멈출 지점을 만나기 위해서 읽는 것이다.” 라는 문장을 만나서 좋았습니다. **** 인용한 책과 문장은 모르는 비중이 더 컸어요. 잘 봐준다면 알고 있는 작가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비중이 조금은 더 늘어나겠지요. ***** 미셸 투르니에에 관한 내용이 있어 반가웠습니다. ****** 아주 조심스럽게 혼자 퀴즈를 낸다면, 작가가 문학을 전공했다고 하는데, 불문이 아닐지 답을 말해보겠습니다.******* 이 책 덕분에, 제멋대로 메모를 남기는 나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해찰’과 ‘붙들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고, 직장에서 월급받고 쓸 때 꽤 성실하게 앍고 내용을 풍성하게 하려는 성향이 외롭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 저 책, 잡독으로 읽는 것도 산책과 같은 맥락이겠습니다. 붙들리고 싶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