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건 지독한 역설이다. 공항을 찾아가는 까닭은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공항대합실에 서서 출발하는 항공편들의 목적지를 볼 때마다 그토록 심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겠지. 망각, 망실 혹은 망명을 향한 무의식적인 매혹. 하지만 그런 매혹에 사로잡힌 인간이 가장 먼저 지녀야만 하는 것이 바로 여권이라니. 그런 증명서란 구치소, 신병훈련소, 대입고사장에나 어울리는 것이지, 머나먼 익명의 공간을 꿈꾸는 자들에겐 어색한 문서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 공항의 우화는 이렇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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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를 읽고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무거운 마음이 됐어요.

30대의 김연수 작가가 탐구했던 주제에 대해 볼 수 있겠죠?

서울 시내에서 진행된 «시절일기» 북토크에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만해도 김연수 작가에 대해 특별한 생각은 없었습니다만. 그 시간에 알려준 글쓰기. 작가가 직장을 다니던 시절에 꾸준하게 했던 글쓰기를 공유해주었는데 몇 년 후 도움이 크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고등학생으로서는) 비싼 노트와 비싼 펜으로 하루에 몇 장씩 써내려갔던 글쓰기가 결국은 나를 직면하게 해주었다는 걸 새롭게 인식하게 됐습니다.

그 후에 읽었던 «이토록 평범한 미래»와 «너무나 많은 여름이»와 «음악소설집»에 실린 단편이 좋습니다.

«청춘의 문장들»을 청춘 시절에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책 «여행할 권리»도 출간 당시에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디 에센셜 김연수»는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만, 어느 편일지 모르겠어요. 50대의 작가 글과 같을지 혹은 그 이전의 작가 글과 같을지. 왜냐하면 50의 작가가 선택한 글일테니까요.


* 요즘 스멀스멀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도시의 내음과 공기와 햇살과 색채 속에서, 낯선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낯선 길을 걸으며 다니는 며칠의 말미. 그동안 마주치는 낯익은 경험 혹은 나를 깨우는 경험. 그리고 당분간은 다시 오기 어려운 도시를 기억하기 위한 소품과 맛을 한 두개 챙겨오는 것.

** 참. 한강 작가, 김연수 작가와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대담을 들으려고 문학동네 북클럽에 가입했던 해가 생각났습니다. 그때, 그 시간에 접속했던 사람들이 50명 이하였던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들을 수 있어 좋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내용을 듣지 못해 아쉬웠던 기억이 났어요. 그후 김연수 작가가 준비 중인 소설과 맥락이 닿아있는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읽었던 기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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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출간된 책인데 일본 지명 표기가 꽤 낯설어요.

그나저나 다음에 도쿄에 가게되면, 이상의 하숙집을 가봐야겠어요.

진보초에 있는 만화 호텔에 묵어볼까합니다.

* 이상 시인에 대한 글이 무겁다고 느꼈는데, 1999년에 쓴 (?) 혹은 다녀온 (?) 글이니, 20대 말미의 글입니다.

이상의 주소지라는 토오꾜오시 칸다구 진보쬬오 3초메 101의 4,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주소지를 찾아가는 내 머릿속을 가득 매운 의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상의 하숙집 위치는 지하철 신쥬꾸선 진보쬬오 역에서 내려 센슈대학 쪽 출구로 나가 오른쪽 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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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읽었고, 제주도에 갔을 때 김영갑 갤러리에 들렀던 기억이 납니다.

2005년 5월 29일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하니, 20주기가 지났습니다.

신기한 제주도 오름과 바람을 담아 전해준 고 김영갑 사진가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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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고, 제주도에 갔을 때 김영갑 갤러리에 들렀던 기억이 납니다.

2005년 5월 29일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하니, 20주기가 지났습니다.

신기한 제주도 오름과 바람을 담아 전해준 고 김영갑 사진가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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