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 탁자위에 필기도구를 펼쳐놓았다. 제일 가운데에 14.8X21cm 사이즈의 검정색 표지 로디아 블록 노트를 놀고, 오른편에는 초록색 3B 연필을, 그리고 왼편에는 영원히 화해 불가능한 커플, 즉 지우개와 연필깎기*를 놓았다.




- 본문에서 발췌
* ‘연필깎기’는 ‘연필깎이’의 오기인 듯.
** 문구류 취향이 반갑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것에는 고백을 이끌어 내는 효험이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언젠가는 그 효험을 소리 높여 예찬하는 작가가 나오지 않을까? 범죄의 진실을 찾는 경찰관들은 전화번호부로 머리를 때리거나 눈에 강렬한 빛을 쏘이거나 훨씬 고약한 다른 고문을 할 것이 아니라, 피의자들에게 페이스트리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운명을 받아들이라고 부추기는 목소리가 있었다. 목소리는 두 방향에서 들려왔다.
하나는 머릿속에서 생쥐처럼 잽싸게 돌아다니는 보잘것없음 속담, <밑져야 본전>이었다.
두 번째 목소리는 더 품격이 있었다. 인생에 대한 진정한 교훈,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가르쳐 준 인생의 지침에서 나온 것이었다. <삶이 그대에게 무엇을 줄 때는 줄 만하니까 주는 것이다. 그러니 삶에서 모든 것을 취하라.>


원제 : Longtemps

-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랑,
뻘때추니,
사계,
음전하다,
청우계,
양달령,
...

그동안 책에서 보기 어려웠던 단어들의 향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쳐 준 유모는 라틴어에도 조예가 있어서, 낱말을 가르쳐 줄 때 어원을 함께 일러주는 버릇이 있었다. 그가 기억하기로, crevette(새우)는 chevrette(새끼 염소)가 변해서 된 말이다. 그러니까, 어원으로 보면 새우란 새끼 염소처럼 팔딱팔딱 뛰는 갑각류 동물이다.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이런 공동주택에는 버릴 것이 없다. 옷가지처럼 삶도 헤지고 닳다가 버려지기 전에 없어져버린다. 그녀의 일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


“지금까지 너무도 지친 삶을 살아와서 그런지 무슨 일이든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삶을 견딜 수 없거든요.”


뉴욕의 여성 노동자들은 자존심이 센 만큼 용기가 있다. “미국 여성은 절대 징징대지 않는다”는 말은 이미 오래전에 속담이 되었다. 군말 없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이들은 매사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한끼 혹은 하루 식사의 절반을 희생하면서 소중한 자립생활을 유지한다.



-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