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꽃 도매시장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아들 엄마는 괄괄해진다고 했던가요?
일고여덟살 즈음으로 보이는 아들을 데리고 버스에 오른 엄마는 빠르게 ‘저기 앉자’고 자리를 지정해 이동했습니다.

두어 정거장 이동했을까요?
갑자기 아들이 엄마에게 묻습니다.
“엄마, 버스 타고 가다가 갑자기 똥이 나올 것 같으면 어떻게 해?”
“얼른 내려서 화장실을 찾아서 가야지.”
“설사가 나서 화장실을 못 찾고 싸면 어떻게 해?”
“화장실에 가서 속옷을 버리고 와야지.”

대충 기억한 내용입니다.
이런 대화가 이어지니 씩씩한 엄마도 뭔가 대화를 끊고 싶었나 봅니다.

“다음에 내리자.”

한없이 여유로운 어느 아들과 겉으로는 담담했지만 주변이 신경쓰였을 어느 엄마의 대화가 재밌었습니다. 회사 남자 후배에게 남자 아이들은 원초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윤성희 작가의 소설에서는 비오는 체육시간에 비를 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라톤을 하다가 ‘오줌이나 똥이 마려우면 어떻게 할거냐’는 대화가 나옵니다.

오늘 신라 시대의 화장실은 깔끔했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습니다.
(링크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060500001)


오랜만에 출근하는 아침입니다.
구린 것들은 쌓아두지 말고 거름으로 쓰일 수 있는 곳으로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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