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헌책방(`헌`책`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기 미안하지만) 에서 에쿠나가오리 안 읽은 것 중 제일 새 책 같은 몇 권을 고른 후 제목과 표지를 살펴 보는데
˝우리 한때는 서로 사랑했는데, 참 이상하지.
이제 아무 느낌도 없어....당신, 그거 어떻게 생각해?˝
내가 한달 전에 희승언니 생파에서 약간 취기가 오른 채 비밀 클럽에 썼던 글과 거의 똑같은 이야기라 고민없이 읽고 싶어졌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거 어떻게 생각해?`겠지. 단순히 사랑하던 연인도 결국은 별 수 없이 헤어졌더라가 아닌거잖아. 뭐가 문제였을까 언제, 어디서부터였을까 상대와 나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 울며 어쩌다가 어쩌다가가 아니라 다 닥치고 나서 잠깐 예전을 생각해보니 어라 우리 많이 변했네 문득 느끼는 사람들이 하는 말.
어쩜 이렇게 담담하게 사랑(끝나가는,, 일지라도)을 전하는지 어쩜 저렇게 생긴거랑 똑같은 글만 쓰는지.. 잔잔하고 애틋하다. 이 세상 별의 별 사랑이 다 나오는데 비기닝의 불꽃튀는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 언제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사랑에 빠지게 된 건지 조차 가물가물한 빛 바랜 관계들을 ˝왜 하필 우리에게....!!!˝란 것도 없이 (이게 더 슬프다) 그냥 이게 우리라는 듯 보여준다.
단편이니까 여기까지 ! 어차피 기억에 남은 이야기도 없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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