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부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 민음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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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대림미술관 린다 메카트니전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꿈의 카페 Project on the road에 지금 또 와있다. 그간 계속 오고싶었는데 경복궁은 서울 중에서 가장 먼 기분이라(집에서 50분) 가고싶다 생각만하다가 오늘 드디어 왔어. 범상치 않은 사장님(지성미와 자유로움이 동시에 느껴지는)과 끝도 없이 좋은 음악들, 꽂힌 책들 경복궁과 나무와 하늘이 동시에 보이는 커다란 창. 그 풍경을 보면서 여기 있는 책 한 권을 그냥 집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라 중간이상 갈 것이고 페이지수가 132여서 카페에 있는 중 완독 가능하고 처음 보는 제목이라 여기가 아니면 평생 읽을 일 없을 것 같아서 다른 걸 찾을 이유가 없었어. 두 시간 정도 걸려서 다 읽은 것 같고 읽길 잘했다. 재밌었어.

판사가 키우는 개 벅의 이야기야.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사랑받고 살던 벅이 돈에 눈이 먼 하녀에 의해 헐값에 썰매를 끄는 용도로 팔리고 처음으로 야생에 발을 들이게 돼. 이렇게하면 저렇게 된다는 교육도 없이 하루하루 기싸움에 목숨을 잃는 (개)동료들을 보며 질서와 규칙과 눈치를 배우게 돼. 하루 하루가 새롭고 치열해. 삶이 아니면 죽음인 야생. 적응력과 눈치가 빠른 벅은 스스로 터득한 지혜와 애초에 갖고 있던 힘으로 썰매개 무리의 두목이 돼. 썰매가 향하는 길은 끝이 없고 짐의 무게는 더해만가고 치열하던 개 사회의 서열히 무의미하게도 결국 힘이 빠지고 하나 둘씩 죽어가.

`왜 그리 재미없이 죽어라 일만하며 전투적으로 살아가느냐.`는 질문이 어떤 사람에겐 이해도 대답도 할 수 없을거란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아. 아니 이래야 살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렇게 밖에 안 살아봤으니까. 이것의 그가 아는 삶이고 세상이니까.

개들의 이야기 그 개들을 부리는 주인들의 성향(주인이 계속 바뀌고 총 10명 정도 등장한다.)으로 삶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를 간접적으로 배우게 된다. 여기엔 투정도 없고 이상이나 뜬구름도 없고 오직 현실만 있다.

내가 좋아하는 내용은 아니야 사실. 너무 현실 있지. 난 이미 편하게 살도록 태어났고 현실적으로 생각해!라고 누군가 나를 다그칠만큼 이상을 갖고 있지도 않거든. 저 현실이 나의 현실보다 훨씬 처절해. 그래서 굳이 알 필요가 없어. 그래도 이야기 자체가 사회와 구성원의 성질의 이야기라 재밌게 읽었어. 딱 그 정도. 근데 저 현실과 읽는이의 현실이 맞는 순간 엄청난 의미의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전투적인 경쟁에서 살고 있는 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에게 특별할 책이라고 막연히 예상해보는데 그것 역시 내가 알 수 없지.

일본 발바리 투츠나 멕시칸헤어리스 이사벨처럼

프랑수아의 채찍이 그를 지지했기에 벅은 자신이 방식을 고치는 것이 복수하는 것보다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첫 도둑질은 살아남기 힘든 북극에서 벅이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증표였다. 그것은 할 걸음 나아가 그의 도덕성이 마모되고 붕괴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생존경쟁이라는 무자비한 투쟁에서 도덕성은 허영에 불과하고 장애물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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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와 나 - 2012년 제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영하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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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약속시간에 친구가 늦어 잠깐 시간 때우러 간 서점에서 김영하의 단편 `옥수수와 나`를 읽으면서 정말 오랫동안 잊고 있던 책 읽는 스릴(즐거움이라고 하기에 훨씬 오싹하게 다가옴)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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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학 수업 -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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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을 읽고 나니 책을 사 읽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거야. 그래서 2년 째 다니고 있는 회사 근처의 도서관을 이제야 검색하게 되었고 역삼도서관이랑 도곡도서관이 비슷한 거리에 있더라고. 도곡이 더 가까운 기분이라 도곡으로 우선 갔는데 역 반대 방향이어서 조금 더 걸려서 역삼도서관이 나을 것 같아. 이번에 빌린 두 권 반납하고 역삼으로 가야지. 책 두 권 중 하나는 사려고 읽었다가 한나생일이라 바로 선물로 줘버린 김영하님의 살인자의 기억법(이걸 생일 선물이라고 줬다. 빨간 표지에 빨간 립스틱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이왕이면 읽고 싶던 책을 빌리고 싶었으나 영 누렇고 영 낡아서 만지고 싶지 않더라고 대부분. 그래서 새로 들어온 책이 정리되어 있는 곳에서 그나마 읽고 싶은 책을 고른게 `죽음학 수업: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야.

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킨 대학교 죽음학 수업. 노마 교수의 죽음학 수업을 4년간 참여한 작가 에리카가 옮긴 논픽션 기록.

너무 극단적인 죽음의 사례들만 나와서 오히려 와닿지 않았다. 다행히 삶은 가치로운 것이니 힘내요. 따위는 아니었는데 에피소드라고 해야하나 사건이라고 해야하나. 그 나열들이 논픽션임에도 불구 나와 내 주변엔 있기 힘든 이야기들(총기난사. 칼부림. 마약. 자살)이라 굳이 열심히 읽고 싶지 않았다. 내가 왜 알아야해 남의 사건을?(빈지노 born hater가사가 갑자기 떠오르네. 내가 너랑 왜 해야해 음악 얘길) 그래서 앞부분 20%정도 성실히 읽고 나머지는 돈 세듯 사사삭 읽다 흥미로운 단어 나오면 읽고 또 사사삭 넘기다 멈추고 했어.

발췌와 코멘트

부인해봐야 소용없다. 삶은 고통과 잔인함으로 가득 차 있다. 종종 죽은 사람이 더 잘 된 거라는 결론이 날 만도 하다.
-이건 노마가 하고자 하는 말이 아닌데 현실적으로 들어오는 글은 이것 뿐.

작문숙제: 유령이 되기
두 달 동안 유령으로 지내라. 말하지 말 것. 전화고 받지 말고 대화도 나누지 말 것. 듣기만 하고, 주의만 기울이면서 지낼 것. 그 경험에 대해 써라.
-행복한 사람도 미칠 것 같은데? 가능함? 괴짜되기 십상일 듯.

불행한 소녀들의 호스피스 시설의 칙칙한 분위기를 서녀들이 원하는 인테리어로 바꾸어주는 봉사활동 `be the change`가 진행되는 동안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에서 작업 기간 소녀들이 머물 호텔 방을 제공했다고 한다.
-우리 나라 기업도 작은 실천을 하면 좋으련만. 이런 거 너무 따뜻해.

수업 중 토론: 장의사에게 지시하는 사항
나는 매장/화장 되기를 원한다. 나는 수의/외출복을 입고 묻히기를 원한다. 등등
-다섯 가지 질문을 보며 새삼 느꼈다. 아 나는 사후 세계를 믿지 않는구나. 나 어차피 눈 감는 순간부터 기억도 존재도 혼도 없을텐데 그냥 남들이 내 시체 보지 않게만 잘 묻든 화장하든 해주면 될 것 같은데. 장례식은 남은 자를 위한 것 아닌가. 그들의 죄책감을 덜어주고 그들이 나를 추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수업 중 토론: 사람에게 죽을 권리가 있다고 믿는가?
-당연하지. 날 땐 마음대로 안됐지만 갈 때는 마음대로. 그렇지만 살아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굳게 믿는다. 나름의 재미와 의미가 있을거야.

작문숙제: 버킷리스트 살 날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면
-평소 하던대로 가족들과 이야기 많이하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책 읽고 좋은 경치 보는 정도. 그 이상의 특별한 경험들을 마지막 1년 안에 한다면 죽기 싫어져서 우울해지기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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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갈릴레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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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용의자X의 헌신 말고는 거의 실망스럽지만 매번 혹시 대박일지 몰라 하며 읽게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 국문과인데 읽는 수준은 중학생 수준.. 그나저나 이번 책도 망한듯 -홍대 티아모에서 친구 기다리며 읽은 것 같은데 아마 봉잎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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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 개역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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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샀지만 아끼느라 한참 후에 읽게된 여행의 기술. 2013년 11월 홀로 떠난 방콕여행 메이트로 고민없이 선택하고 방콕 카페 곳곳을 다니며 읽은 소중한 기억. 특히 이 책을 처음으로 문장에 밑줄을 긋기로 했는데 줄을 시도 때도 없이 긋게되어 이거 큰 일이다 싶었던 기억. 발췌 너무 많이 블로그에 제대로 리뷰를 써야겠지만 우선 한 가지는
미래에 대한 근심은 우리의 마음을 떠나지 않는 듯하지만, 정작 그것을 돌이켜보는 것은 안타깝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장소로부터 돌아오자마자 기억에서 제일 먼저 사라지는 것이 바로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생각하며 보낸 과거의 많은 시간. 즉 우리가 있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보낸 과거의 많은 시간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자면 어떤 곳에 대한 기억과 그곳에 대한 기대에는 모두 순수함이 있다. 각각의 경우에 도드라져 나오는 것은 장소 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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