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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아이들 1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9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현이가 한밤의 아이들을 읽고선 앞으로 이 이상 가는 책을 읽을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는 리뷰를 읽고 이건 사 읽어야해! 그리고 특별한 휴일에 읽어야해! 하고서 사두곤 특별한 휴일만 기다리다가 이번 여름 휴가 사이판 갈 때 1,2권을 챙겨갔었다. 근데 생각보다 책 읽을 여유가 없었고(술 마시느라) 속도도 안나서 겨우 1권의 반 읽곤 한국에서 읽었다. 좀 의아했다. 현이가 좋아하면 나도 좋아할텐데, 재미있는 듯 지루하고 쉬운 듯 복잡해서 정말 질질 오래 끌며 읽었다. 그리고 오늘 1권을 막 다 읽었는데 오! 2권 기대된다. 1권만 500페이지인데 400페이지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느낌.
주인공이자 화자 살림 시나이의 할아버지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할아버지에서 어머니, 어머니에서 아버지, 아버지에서 주인공의 이야기가 시간 순으로 흘러간다. 1권에서 살림의 이야기는 열살까지 왔다. 그리고 아이들이 등장했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려한다. 두구두구.
처음 읽으면서는 영혼의 자서전과 고래가 떠오르며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았었는데 뒤로 갈수록 독창적으로 다가와 반가웠다. 아이들 판타지 동화같은 느낌도 있고 과거 이야기를 풀어나가다가 중간 중간 현실로 돌아와 이야기를 점검하는 형식도 재밌다. 어른 살림과 아이 살림의 자연스러운 융화.
인도 문화와 정치, 종교 이야기도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나는 역사 바보에 관심까지 없어서 낯선 단어들과 상황이 좀 버겁게 느껴진다. 양심상 건너뛰는 건 완독이라 부를 수 없어서 모든 글자를 눈으로 훝으며 지나가긴 하지만 이것도 `읽는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2권부터는 더 신경써서 읽어줘야지.
앞으로 재밌을 일만 남은 것 같다. 2권은 훨씬 빨리 읽을 수 있겠다.
발췌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대부분 우리가 없는 곳에서 일어난다.
˝또 머큐로크롬을 흘렸군요. 덤벙거리기는.˝
˝이건 피요.˝ 할아버지가 대꾸하자 할머니는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성우 더빙 같은 느낌. 귀엽다.
빗장을 지르고 자물쇠를 채워놓았지만 라시드가 잡아당기자 자물쇠가 그냥 쑥 빠져버렸다. ˝인도제거든요.˝ 그는 그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는 듯이 속삭였다.
한편 지하에서는...... 왜냐하면 은폐는 인도 건축에서 대단히 중요한 고려사항이고,
-인도 셀프디스. 이런거 좋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사람들을 생각들을 이 세상에 가져오고 또 얼마나 많은 가능성들을, 그리고 가능성의 한계들을 가져오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를 통째로 삼켜야만 한다.
나는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힘을 주면서 중력과 싸웠고,(.......) 정확히 생후 일 년하고도 이 주하고도 하루가 지난 나 아기 살림은 마침내 침대 위에 우뚝 일어서고야 말았다.
거대한 침묵이 다시 메아리쳤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침묵에도 메아리가 있고 그 메아리는 다른 어떤 소리의 울림보다 더 공허하고 더 오래가기 때문이다.
˝그럼 됐어. 어서 가봐. 나 좀 칭찬해줘. 내 코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해. 인격이 더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