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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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커버도 많이 봤는데 한국소설은 손이 안가서 읽을 생각이 없다가 이웃의 추천으로 북플(알라딘에서 하는 독서 어플인데 의외로 되게 유용하다 읽고싶은 책, 읽고있는 책, 읽은 책 정리가 되게 쉬워. 혹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용해보십시오.)에 저장해뒀다가 어제 퇴근 후 약속 전 한 시간이 떠서 알라딘에 들러 샀다. 커버가 참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온갖 서점에서 품절인 마광수교수의 행복철학도 완전 새 것으로 사왔다. 흐뭇흐뭇.

어제 커피빈에서 30분 오늘 영화보러 가는 전철에서 20분 정도 읽었다. 엄청 술술 읽혀서 그 느낌이 좋았지만 음 소설을 평가하라면 되게 신인작가의 가볍게 쓴 처녀작을 읽은 느낌이다. 좋은 평가도 못 받았을 것 같은 그런 읽고 제목 때문에 내용은 기억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느낌. 책 추천을 받을 때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누구나 쉽게 재밌게 읽을 수 있어 자주 추천하는` 책이라고 소개 받았던 것 같다. 그런 용도(?)라면 꽤 적절하긴 하다. 우리 언니도 쉽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어. 디스 맞다ㅋㅋㅋ

26살에 어정쩡한 대학을 졸업 후 호주로 이민을 꿈꾸며 떠난 여자 계나가 주인공이다. 부모님과 두 자매 언니 여동생 모두 계나에게 어느 정도의 지원을 바라고 있는 소위말하는 흙수저인 계나는 이러나 저러나 힘들 것 적어도 같은 고생을해도 정직한 보상이 따른다고 믿는 호주로 혼자 떠나기로 한다. 생각보다 호주 생활은 쉽지 않고 한국에서 오래 사귀던 금수저(이런 단어 되게 싫어하지만 짧게 설명하려면 이 단어가 적절하다 양해바람) 남자친구가 호주로 떠난 계나에게 적극적으로 재결합하고 싶다고 말하고 안그래도 힘든 호주생활, 안정적이고 아끼는 남자친구에서 고민.

우선 내 대학생활과 미국 어학연수 시절이 생각나면서 계나의 심정이 상당히 공감갔고 잊고있던 디테일한 기분이 떠오르며 맞아 그랬었지 하며 읽어서 재밌었다. 그런데 소설이라기 보단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사람이나, 영주권 취득을 목표로 지내고 있는 몇명의 사연을 짜깁기해 `한 인간의 낯선 나라에서 홀로 살아가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소설 뒷편 작가의 말에 누구와 누구를 인터뷰하여 그들의 경험을 각색했다고 하더라. 이게 소설인가? 물론 소설이지 없는 사람 만들어서 남의 이야기를 그 사람에게 다 씌웠으니까. 근데 음 실망스럽다. 꽤 인기가 많은 많았던 소설로 알고 있었는데 그만큼 흙수저 젊은이 계나의 삶을 공감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뜻이겠지. 그건 안타깝다. 한국이 싫으면 더 논리적이고 계획적으로 스펙터클 드라마티컬리하게 그럴싸하게 한국에 머무는 우리 혹하게 대단히 다르게 살았음 그래도 더 소설스럽게 읽었을텐데 가슴 후비는 것도 없으면서 현실적이라 그냥 내 친구의 친구 이야기를 좀 길게 자세히 들은 것 같다.

소설의 내용은 전혀 특별할 것도 기억할 것도 없기 때문에 딱히 말할 건 없고 주인공 계나가 32살이 되는데 그 때 전남자친구와 결혼을 해 한국에 안착하느냐 호주에서 또 맨몸으로 부딪히냐 하는 고민을 하는 부분에 꽤 감정이입됐다. 감정적 이성적 성향을 떠나서 여자라는 게 그럼 것 같다. 타인의 문제에선 그렇게 명확하게 편해지는 길이 보이는데 막상 본인 문제에선 생각에 생각을 더해 굳이 내면에 그럴싸해보이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 애초에 이 친구와 함께 살면 안정적일거야. 얘는 날 많이 아끼고 날 편하게 해줘. 그렇지만 잘나가는 이 아이가 나의 직업을 하나의 일로 인정해줄까? 얘가 주는 경제적 안정성이 과연 내 마음까지 편하게 해줄까? 하는 질문들이 삼자로서 코웃음이 났다. 그렇게 꼬아 생각하면 호주행은 훨씬 더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왜 굳이 깊게 생각하면서 어려운 길을 택할까. 나도 내 친구들도 참 계나같다. 남 일만 이렇게 훤히 보이네.

착하고 날 아끼고 함께 있으면 즐거운데 형편까지 여유있는 믿음직한 남자와 결혼하고싶다!! 계나야 걔 나 주라!!!!

발췌는 없습니다. 인상적인 문장이 단 하나도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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