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일 미친듯이 일기를 쓰게끔 누군가 내게 채찍이라도 휘둘러줬음 좋겠다.
2. 오늘은 좀 특별하게도 마음을 다치는 일이 있었고 그 덕분에 돌덩어리 하나 묵직하게 가슴에 올려놓고 나니 세상살이가 한결 수월해졌달까.
3. 어제는 간만에 꿈같은 꿈을 꾸었다. 가본 적도 없는 워커힐에서 숙박을 한답시고 6만원을 긁었고 그 돈이 아까워 죽겠다는
마음과 함께 꿈은 시작되었다. 끝까지 절박했고 안타까웠고 속상하고 황당하고 조마조마했다. 오늘 하루종일 그 후유증에
붙들려 끙끙댔던 덕분에 당분간(며칠이나 갈런지 모르지만) 세상살이가 수월할 것도 같다.
4. 바보 등신처럼 살지 않으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나와의 약속.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왜 필요한가를. 재미를 포기할
지언정 원칙과 룰은 있어야 한다. 그게 없으면 쉽게 농락당한다. 농락은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부터 온다. 나를 들여다보는 일. 제대로 고요한 마음의 한가운데에 놓아보는 일. 그간 너무 소홀했다. 나를 우습게 취급했다. 정중하자.
그 누구보다도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