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예수를 종교라 하는가 - 오늘 내 삶에 역사하는 그리스도
조쉬 맥도웰.션 맥도웰 지음, 박남용 옮김 / 두란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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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서라 하는 것은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또는 믿음이 연약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그것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에 도움을 받아볼까 해서 읽기 시작한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읽어가는 동안 제 믿음이 더 굳건한 기초 위에 세워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책에 담겨진 내용이 바로 복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복음이라 하면 성경에 기록된 내용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해 왔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복음이라는 것이 그저 성경의 내용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례 요한과 예수님께서 전한 복음은 천국이 가까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승천 이후 제자들이 전한 복음은 예수님이 그리스도시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제자들의 복음은 결코 예수님의 복음과 다른 것이 아니었는데, 제자들이 예수님이 그리스도라고 전한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예수님이 전한 복음을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하고자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담겨 있는 내용이 바로 제자들이 전한 복음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그리스도시니 그분이 전한 복음을 받아들이라는 것이 바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있었던 주된 메시지였습니다. 

저자는 성경에 기록된 내용들을 일차적인 자료로 삼고, 동시에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주장되고 증명된 내용들을 보조적인 자료로 삼아, 예수님께서 어째서 참으로 그리스도이시며, 왜 그분만이 구원의 길이 되실 수 있는가에 대해 설득력 있게 논증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논증을 보면서 복음이라는 것이 반드시 성경의 내용만을 그대로 인용하고 언급함으로써 전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외의 수많은 자료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도 전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성경의 내용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논증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불신자들에게는 그러한 성경의 주장이 다른 종교의 주장과 비교해서 어떠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가에 대해 분명하게 설명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저자의 이러한 복음 제시는 오늘날의 많은 불신자들에게 도전이 될만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전에 이 책은 믿는 자들에게도 그들이 믿고 잇는 진리가 어째서 진리인지, 또 얼마나 진리인지를 분명하게 가르쳐 주는 귀한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전도자들에게는 복음제시를 위한 강력한 논증의 자료로 쓰여질만한 귀한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믿음을 좀 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기초 위에 세우고자 하는 분들에게 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한 자신의 주변에 있는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소유한 불신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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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을 읽으면 성경이 보인다 - 에덴에서 느보 산까지 지명을 읽으면 성경이 보인다 1
한기채 지음 / 위즈덤로드(위즈덤하우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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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성경 지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료집 성격의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런 면도 없지 않았지만, 이 책의 정확한 정체는 설교집이었습니다. 젊어서부터 성경을 부지런히 연구해 온 연륜있는 목회자의 설교 모음집이라고 보시면 정확할 듯 싶습니다. 저자 소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박사 과정까지 공부하시고 교수 생활도 하신 분이라서 그런지 성경을 분석하는 눈이 상당히 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오랜 목회의 연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성경 본문과 성도의 삶을 연결하는 적용 역시 상당히 적실했다고 보여졌습니다.

그러나 단지 성경의 지명과 관련된 사건을 본문 삼아 설교했다는 것이 이 책의 전부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이 책의 각 장 맨 앞 부분에는 그 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건이 벌어진 장소에 대한 지도가 배치되어 있는데, 상당히 가독성이 좋게 그려져 있어 왠만한 성경 지도에 나오는 지도들 못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 장의 중간 중간에는 그 장에 소개되고 있는 사건을 그려 놓은 명화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렘브란트라던가 구스타프 도레와 같은 유명한 화가들이 그린 그림으로부터 무명의 화가가 그린 그림까지 다양한 명화들을 볼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이 책이 얼마나 공들여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이런 명화들을 책에 싣기 위해서는 각각의 그림마다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풍성한 자료들은 이 책이 단지 읽기 위한 목적의 설교집으로서만이 아니라 소장 가치를 지난 하나의 작품이면서 동시에 귀중한 자료집이라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설교는 모두 18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상세하여서 예배 중에 실제로 설교하려면 아마도 40여 분은 넘어 걸려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사건에 대한 간략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 설명은 초신자들에게 있어서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잘 짚어 주고 있었고, 다양하면서도 적절한 예화는 설교의 내용을 삶에 적용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단적으로 평가하자면 설교의 깊이가 얕지 않아 기존 성도들의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키면서도 쉽고도 자세한 설명과 적실한 적용으로 초신자들에게까지도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는 좋은 설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쉽게 느껴졌던 것 두 가지가 있었는데, 첫째는 저자가 자신을 지칭할 때 '나'라는 호칭과 '저'라는 호칭을 혼용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연세가 많은 분이시라고는 하지만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을 고려하여 '저'라는 호칭으로 일관되게 말씀하셨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내용 중에 '시쳇말로'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시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 용어가 설교에는 적절하지 않은 용어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된 말로'라는 표현이 차라리 더 나을 것도 같은데, 이 용어 또한 자주 사용하면 설교의 내용 중에 속된 내용이 자주 들어갔다는 반증이 되니 좋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1권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는 것으로 볼  때 앞으로 계속해서 시리즈로 발간될 것이라 생각하니 기대가 됩니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한 권 한 권 모아 둔다면 성경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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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지옥 紙屋 - 신청곡 안 틀어 드립니다
윤성현 지음 / 바다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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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때 갑자기 이사를 하게 되면서 혼자 외가집에 맡겨진 일이 있었습니다. 한 3개월 정도 혼자 지내면서 상당한 외로움을 느껴야 했는데, 그 때 우연히 라디오를 친구로 삼게 되었습니다. 누가 사용하던 것인지 모를 라디오였는데, 틀어 보니 소리가 나왔고, 또 듣다 보니 외로움도 덜하고 해서 그 3개월 동안 밤마다 라디오를 틀어 놓고 지냈습니다. 이종환씨가 진행하던 '밤의 디스크쇼'와 이문세씨가 진행하던 '별이 빛나던 밤에'가 당시에 즐겨 들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주말에 들려주던 '별이 빛나던 밤에'의 공개방송은 특히 그 즐거움이 더 했습니다. 이택림씨가 등장하면서 '마귀 나타났다'고 하면 오늘은 또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줄까 하는 기대감에 마음이 부풀었습니다. 그 때로부터 시작된 라디오와의 인연은 그 후로도 한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라디오 기능이 있던 워크맨을 분실하고 한동안 라디오를 듣지 못하고 지내야 했던 시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대학 입시 전까지는 꾸준하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는 라디오를 별로 가까이 하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간간히 들을 기회가 없지 않았고, 라디오에 관한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의 제목과, 저자에 대한 자극적인 소개에 마음이 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자에 대해 아는 바도 별로 없었고, 저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들어 본 적도 없었지만, 저자가 벌였던 인상적인 사건(저자가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한 아이돌 그룹의 가수가 내놓은 음반의 표절 시비에 대해 논란이 될 만한 기획을 했던 일)에 대한 뉴스를 들은 기억이 있어서 저자가 평범한 인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습니다. 책을 읽어가면서 보니 예상과 그리 다르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정신세계가 보통 사람들과 많이 다르다는 차원이라기보다는, 자신에 대해 대단히 솔직하고, 하고 싶은 말을 돌려말하거나 숨기지 않는다는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어 가면서 이 사람 참 시원시원해서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라디오 피디가 된 이유가 놀고 싶어서 라고 말하는 것에서부터 그런 면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취직 시험을 앞두고 영국에 가서 물질적으로는 어렵지만 문화적으로는 풍성한 삶을 통해 군생활로 피폐해진 정서를 회복하고 돌아왔다는 고백을 들으며 이 사람, 정말 깨인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가 하는 일견 까칠해 보이기까지 하는 말에도 별 거부감이 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호감을 느꼈고, 그가 나누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읽으며 오랜 친구로부터 자신의 삶에 대해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소개해 준 추천곡들은 라디오 피디라는 저자의 신분으로 인해 한 번 쯤 꼭 들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쓸만한 정보였던 반면에, 그 외에 다른 이야기들은 정보라 할만한 것은 거의 없고, 그저 저자의 신변 잡기 같은 내용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무언가 의미있고 깊이있는 정보를 얻고자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라디오 피디의 세계에 대해 뭔가 숨겨져 있는 비밀 같은 것에 대해 알고 싶었던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저 예세이 정도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 나은 책이고, 그런  장르의 책으로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가끔 등장하는 저자의 사진에서 얼굴은 항상 가려져 있더라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책에서는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왜 그랬을까 싶었습니다. 게다가 얼굴도 안 보여주면서 '혹시라도 이태원이나 논현동의 일본식 선술집에서 자기를 우연히 보게 된다면 괜히 아는 체 하지 말고 무심한 듯 시크하게 타코 와사비나 한 접시 주문해 달라'니 이건 무슨 뜽금없는 소린가 싶기도 하더군요. 이 부분만 빼면 말 안 되는 소리는 거의 없다고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노란색 표지를 보니 저자가 좋아한다는 카레 생각이 나는군요. 저자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며 카레를 먹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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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신들의 귀환 - 지구 종말론의 실상
에리히 폰 데니켄 지음, 김소희 옮김 / 청년정신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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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대 마야 문명으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예언, 바로 2012년에 신들이 다시 지구에 찾아올 것이라는 예언에 대한 연구를 기록해 놓은 책입니다. 저자는 석기 시대 이전의 유물로 알려졌으면서도 석기시대의 기술로는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정교한 석조상들과 석조건물들과 같은 고대 유적들을 연구한 결과, 이 모든 것들이 현대의 기술로도 쉽게 만들어 낼 수 없는 수준의 기술로 이루어진 것임을 밝혀냅니다. 특히 이러한 유적들이 천체의 이동 및 주기를 기록해 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정확함을 볼 때 결코 석기시대를 살았던 인류의 연구 결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었습니다. 또 그러한 기록들 가운데에는 지구의 달력으로 보기 어려운 다른 행성 주기의 달력도 존재하고 있었는데, 저자는 이러한 달력이 외계인들의 행성 주기에 따른 달력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또한 이 지구에 현재의 인류보다 더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었던 거인족들이 살았었다는 사실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고문서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거인족 외에도 소위 키메라라고 부르는 유전적인 결합에 의한 특이 생물들도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론을 내어 놓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존재들이 존재했었다는 화석학적인 근거를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집트의 몇몇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이상한 석관들과 그 안에 있었던 다양한 동물들의 뼈 조각들이 이러한 생물들의 흔적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왜 그 커다란 석관 안에 이 동물들의 시체를 넣고 거기에 타르를 함께 부어 넣었으며, 그 뼈들이 조각 조각나 있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그 모든 것들의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특이 생물들의 부활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고 주장합니다. 이 동물들은 외계인들이 지구상의 생물들을 가지고 유전공학적인 실험을 통해 만들어낸 특이 생물들이었을 것이며 고대인들은 이 동물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사체에 대해 이와 같은 일을 했으리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연구와 더불어 다양한 고문서 속에 존재하는 신적인 존재에 대한 기록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자들이 인류가 가지고 있지 못했던 기술들을 전수해 주었고, 그러한 기술들을 전수받은 인류에 의해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온 자들에 대한 묘사들이 오늘날 외계인들이 타고 이동하는 기구로 추정되는 미확인 비행물체의 모습과도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근거들을 통해 저자는 고대 유적들의 대부분이 외계인들에 의해 인류와 지구의 생물들을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베이스 캠프와 같은 것이었으리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남겨 놓은 기록들을 연구한 결과 2012년에 그들이 지구에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2012년이라는 연도가 딱 맞아떨어지는 연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외계인들이 언젠가는 다시 이 지구로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대해서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을 때에 그들을 맞이하는 데에 있어서 좀 더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어가는 내내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주장들과 그 증거들을 보며 많은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증거 자체도 상당히 놀라왔지만 주장 역시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자가 제시한 증거들이 100% 정확한 것이 아닐 수도 있고, 또 그 주장 또한 과장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많은 주장들이 충분한 가능성을 지닌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자가 지구에 문명을 전수해 준 외계인들이 자신이 믿는 신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자는 고대인들이 신이라 섬겼던 외계인들을 신이 아니라고 보면서도 세상에 신이라 말할 수 있는 존재가 분명히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 점에 있어서는 저 역시 동의하는 입장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기록된 천사라는 존재가 신의 명령을 받고 이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일 것이라고 봅니다. 또 사탄이나 귀신으로 일컬어지는 타락한 천사들 역시 신의 뜻을 거역한 외계인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저자도 어쩌면 이와 같은 견해에 동의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진실은 이 세상을 떠난 다음에나 밝혀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만약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이 진실이라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이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주지 않습니다. 그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 외계인들이 다시 지구로 돌아올 때 좀 더 잘 준비하고 기다릴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면서도, 그 준비의 방법에 대해서는 독자들 각자의 몫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결국 외계인들이 약속했던 대로 돌아온다고 해도 우리로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대인들과 같이 그들에게 무조건 굴복하고 그들의 자비를 구하며 굴종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기술력에 비해 우리의 기술력은 너무나 초라한 것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세계의 여러 종교들이 섬기고 있던 신이라는 존재가 바로 그들이라고 한다면, 그 신을 섬기고 있지 않던 이들은 어떻게 될까요. 그제라도 굴복하거나 아니면 멸절당하거나 하겠지요. V라는 드라마에서처럼 싸워 이기거나 평등하게 공존하는 미래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글쎄요. 아마 어렵지 싶습니다. 

저로서는 제가 섬기고 있는 신이 그 모든 신적인 존재들(또는 외계인들)을 뛰어넘는 절대자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의 대리인이 언젠가는 다시 이 지구에 올 것이라는 예언 또한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에 그 신의 대리인이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모든 인류를 멸절시킬 것이라는 예언 또한 믿고 있습니다. 그 날이 어쩌면 2012년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더 먼 미래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언제가 될 지는 몰라도 반드시 일어나기는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가 하는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믿는 독자라면 종교에 한 번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인류 중 그 누구일찌라도 신의 귀환에 대비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그 일 외에는 아무 것도 없을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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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 - 유년의 상처를 끌어안는 치유의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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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러 권의 심리학에 대한 책들과 내적치유에 대한 책들을 읽고 또 다양한 상담 강의를 들어오면서 배웠던 내용들이 총제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이었습니다. 특별히 어린 시절의 상처가 어른이 된 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실례들을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유명 인사들의 삶을 근거로 제시해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한 어린 시절의 상처를 잘 극복해내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유명 인사들의 삶도 보여줌으로써 어린 시절의 상처가 어른이 된 후의 삶을 결정하는 최종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점 또한 분명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예들을 소개함으로써 부모나 기타 가까운 인물들에 의해 학대나 기타 다른 상처들을 받으면서 자랐다고 할지라도 또 다른 누군가로부터 지속적이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자랐다면 어린 시절의 상처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보여줍니다. 부모가 아닌 다른 인물들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을 대체 경험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긍정적인 만남을 통한 대체 경험과 또 아이들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회복력의 조화가 그 아이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 수도 있는 부정적인 영향력으로부터 그 아이를 건져낼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대체 경험 없이 어른이 되어 버린 사람들에게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이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과거를 받아들이기, 새로운 이야기하기, 과거의 신념체계로부터 거리를 두기, 내면의 어린 아이 달래기, 용서하기 등의 실천을 통해 과거의 상처에서 벗아나서 긍정적인 태도의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이 모든 내용은 상담학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개념들인데, 아마 심리학이나 상담학에 관한 책을 처음 읽어 보는 분들이라면 너무나 생소한 개념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신의 기억이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이 못 되는가 하는 것이나, 자신의 내면에 어릴 때의 상처받은 자아가 그대로 남아서 부정적인 신념체계를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과 같은 것은 상당히 중요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내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로 아쉬웠던 것은 이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릇이 너무나 부실하게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추천사에서부터 발견되기 시작한 오타와 탈자는 거의 매 장에 걸쳐 한 두 개씩 발견되더군요. 게다가 문장은 서로 연결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고, 일반적인 판형보다 가로 길이가 짧은 판형은 글을 읽는 내내 답답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유명 인사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관심을 끌기는 했지만,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출처가 불분명한 실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그나마 그 실례에 대한 설명이라도 충분했다면 괜찮았을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136쪽에 기록된 예에는 아무런 설명도 뒤따르지 않는데, 마치 편집하다가 뒷 부분을 실수로 잘라먹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독일에서 30만부나 팔렸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원서의 문장이 매끄럽지 않았다기 보다는 번역과 편집의 부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영양가는 풍부하지만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고 맛도 잘 느껴지지 않는 음식 같다고 해야 할까요. 권하고 싶은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대체할 수 있는 책이 있다면 차라리 그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만약 출판사에서 2쇄를 찍게 된다면 차라리 재편집(판형도 새로 짜고 문장도 다시 다듬는)을 해서 개정판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별 여섯개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은 평점을 주고 싶은 이 책의 내용이 제대로 빛을 발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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