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소요리문답 - 뚱딴지 작가 김우영의
김우영 지음 / 가치창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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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에서 초신자들에게 학습세례문답과 함께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07개 문항 밖에 안 되는 데다가 아주 기본적인 교리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게 공부하고 있지만, 조금 더 깊이 있는 내용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을 해설해 놓은 해설집들을 여러 권 살펴 보았었는데, 초신자들에게 오히려 부담만 더 안겨 줄 것 같은 마음이 들더군요. 그러던 중에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을 만화로 해설해 놓은 책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무척이나 반가왔습니다. 초신자들은 물론이고 어린이들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이 잘 짜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각 문항의 내용과 만화의 내용이 100% 정확하게 싱크로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각 문항의 내용은 교리적인 진술인데 반해, 만화의 내용은 일종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그려져 있었기 때문에, 만화가 각 문항의 내용을 일대일로 정확하게 설명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각 문항의 내용과 전혀 관련없는 내용이 그려져 있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문항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만화가 그려져 있었지만, 어떤 문항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어떻게 삶에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만화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각 문항의 내용과 전혀 상관없이 억지로 집어 넣은 듯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교리적으로도 잘못된 설명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어 삼위일체에 관한 문항과 관련된 만화의 경우 "성경에서 삼위일체에 관해 말씀하고 있지만, 우리가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말씀 그대로 믿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제게는 저자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설명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만약 저자가 삼위일체를 설명하기 위해 양태론적인 설명(해와 열과 빛, 물과 얼음과 수증기 등으로 설명하는 것)을 동원했다고 한다면 무척이나 실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점에 있어서 무리하게 해석하려 하지 않음으로써 정통 신학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책 뒤에 소요리 문답 전체를 부록처럼 묶어 놓은 것이나 책의 중간 중간에 성경 이야기나 각 문항과 관련된 중요한 성경 구절들을 소개해 놓은 것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타출판사에서 번역된 소요리문답과 문장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비교 대조해 가면서 다시 살펴 볼 생각입니다. 하지만 내용 면에 있어서 완전히 다르게 번역해 놓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믿을 만한 감수자의 감수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앞으로 교회의 추천도서로 삼아 초신자들에게 꼭 읽어 보게 할 생각입니다. 아마 지루하지 않게 혼자서도 잘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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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컬 - 복음을 통한 철저한 돌이킴
데이비드 플랫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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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였다면 이제 신학을 마치고 군대 갈 채비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군대를 다녀와서 이제 막 신학교를 졸업할 그 나이에 수천명이 모이는 교회의 담임목사가 된 사람이 있다. (2006년에 담임목사가 되었는데 현재 32살이라니 27살에 담임 목사가 되었을 것이다.) 그는 새로운 교회에 담임 목사로 부임하기 3주 전에 중국의 지하 교회를 방문했고, 그곳에서 받은 충격과 도전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새로운 부임지에서 특별한 시도를 해 보기로 결정한다. 그것은 매주 금요일 저녁 여섯시부터 교회에 모여 자정이 되기까지 성경을 공부하고 세계 곳곳의 핍박받는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었다. 오직 성경공부와 기도로만 운영되는 그 시간에 과연 몇 명이나 올까 싶었는데 천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그리고 성경을 공부하는 그 시간을 통해 하나님에 대해 알게 된 성도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재정과 시간을 들여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살아가고자 애쓰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목사이고, 이 책에 기록된 내용들은 바로 금요일 저녁의 그 특별한 시간에 성도들에게 가르쳤던 성경 말씀 가운데 제자도에 관한 핵심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사실 성도들을 변화시켰던 것은 제자도에 대한 내용이 아니었다. 그들을 변화시킨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었던 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내용에 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으니 이 책은 사실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그래서 나머지 반쪽에 대한 책도 언젠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제자로서의 삶에 대한 설명은 구구절절이 옳은 것 뿐이다. 세계의 핍박 받는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일년에 한 번 정도는 성경을 통독해야 한다. 자신의 재정적인 희생을 통해 가난한 자들을 섬겨야 한다. 재정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몸으로도 헌신해야 한다. 자신이 속한 교회의 모든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러한 다섯 가지의 과제를 일 년 동안만 성실하게 실천해 보라고 제안한다. 그러면 무엇인가 이전과는 다른 변화, 곧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자기가 섬기는 교회의 성도들이 이미 충분하게 경험한 것이라고 하였다.

저자가 책 제목을 래디컬이라고 지은 것은 아마도 이러한 수준의 헌신이 미국 사회에서는 상당히 래디컬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과연 그 정도의 헌신을 가지고 한국 교회에서 래디컬하다고 한다면 비웃음을 사기에 딱 알맞지 않은가 싶다. 매일 새벽마다 교회에 모여 한 시간 가까이 성경을 배우고 기도하는 데다, 매주 금요일 밤마다 적어도 두 시간에서 밤애 새기까지 부르짖어 기도하는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는, 주중에 겨우 한 번 모여 네 시간 정도 성경을 공부하고 기도하는 것을 가지고 래디컬하다고 말하면 우스울 뿐이다. 재정에 대한 헌신 역시 매 월마다 소득의 십일조를 교회에 갖다 바치는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는 마찬가지로 생각될 뿐이다. 교회에서 요구하는 일들에 헌신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단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몸으로 봉사하는 것 뿐인데, 최근에는 이러한 일들에도 의식이 깨인 사람들의 헌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물론 목회자를 비롯하여 온 성도들의 의식이 깨어 있는 교회들의 이야기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 있는 래디컬한 일들이 한국 교회에서는 그리 래디컬하지 않은, 어떻게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신앙 생활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할 때 이 정도의 헌신을 가지고 래디컬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미국 교회의 상황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미국 교회의 수준이 그 정도라면 그러한 미국 교회들을 벤치마킹하기에 급급한 한국 일부 대형 교회들 역시 비슷하게 낮은 수준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렇다면 미국 교회의 헌신 수준이 이 정도로 낮아진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가 말하고 있는 대로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복음이 무엇인지,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주의, 기복주의적인 메시지만 듣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 소개된 어떤 자매의 이메일 내용처럼 '성경을 그대로 읽는 것보다 못한 저급한 설교들' 때문이다. 성경을 말하기보다 처세술을 소개하는 설교들 때문이다. 결국 그 모든 책임은 성경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목회자들에게로 돌아간다. 저자가 중국 처소 교회에서 했던 것처럼 성경의 모든 책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개괄적으로라도 훑어 줄 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한 목회자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는 아직까지 미국 교회와 같은 상황은 아니라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점차 미국 교회와 같이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설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복주의적이고 성공주의적인 내용의 설교에 길들여진 성도들이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 때에는 한국 교회에서도 이 책이 래디컬한 책이라고 인정받게 될 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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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디 계실까 - 교회 밖에서도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 이들에게
짐 팔머 지음, 정성묵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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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성공적으로 목회하고 있다고 인정받고 있던 목사가 아내와 사별한 후로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 마침내 교회를 떠나게 됩니다. 교회를 떠났다고는 하지만 하나님을 떠났다는 것은 아니었고, 그저 교회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났을 뿐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신앙과 사역이 과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었는가 하는 고민 끝에 그와 같은 결정을 내렸던 것인데, 그러한 결정에 따라 생활해 본 결과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걱정하던 것처럼 신앙적으로 나태해 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하나님을 더 친밀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감정이 이끄는 대로 살아보려 했던 시도들 역시 성공적이었습니다. 지식은 믿을 수 있지만 감정은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선입견이었고, 오히려 감정이 이끄는 대로 사랑을 좇아 살았더니 놀라운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평소에 눈에 들어오지 않던 것이 들어왔고, 또 평소에 놓치고 지냈던 관계가 맺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이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저자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물론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경험한 일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와 같은 신앙 생활도 가능하다"라는 것을 말하고 있고, 또한 그와 같은 신앙 생활을 통해 이룰 수 있는 놀라운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습니다. 기성교회에 몸 담고 생활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경직된 종교인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고민해 보라고 권면하려는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성경이 말하고 있는 하나님이 얼마나 크신 분인지에 대해 소개하면서, 그런 하나님을 왜 성경 속에만 가두어 두고자 하느냐고 독자들에게 묻고 있었습니다. 진리는 성경이 기록되기 전부터 진리였었는데, 마치 성경 자신이 진리인 것처럼 생각하고 그렇게 대하는 모습에 대해 한 번 쯤 의심을 품어 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시며, 어떤 고정화된 이미지에 가두어 두어서는 안 되는 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사랑을 체험하고 그것을 베푸는 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최선의 삶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구구절절이 옳은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기존의 교회 밖으로 너무 많이 나간 것 아닌가 라는 의심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저자는 지역 교회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더 큰 교회를 지향하고 있었는데, 그 교회의 경계선이 너무 흐릿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의 필요를 채우면서 섬기는 일들은 기존 교회에 몸담고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굳이 저자처럼 교회 밖으로 나가서라야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볼 필요가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에 대해서도 약간의 범신론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혹시 종교다원주의를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의심도 들었습니다. 타종교에 대해 존중하는 것도 좋고, 타종교인들에게 종교적인 목적을 가지지 않고 오직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서 말로가 아니라 태도와 행동으로 하나님을 전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꼭 교회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가야지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는가 라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지나치게 종교화 되어 버린 기독교의 치우침에 대해, 정반대의 치우침으로 균형을 잡아보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조금은 위험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외면해 버리기에는 아쉬운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저자는 우리가 지금까지 놓치고 있던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마음의 준비는 단단히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기존의 교회를 떠나 가족들만으로 구성된 작은 교회를 이루어 생활해 본 적이 있지만, 그 시기를 통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살아 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고, 또 신앙적으로도 쉽게 나태해 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고나서 깊은 고민 없이 "나도 이렇게 해 보아야지"라고 쉽게 결정해 버린다면 그것은 반드시 후회스러운 결말로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들은 분명히 새겨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별력을 가지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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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옥한흠
옥성호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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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한흠 목사님에 관한 책이 그분의 아들에 의해 쓰여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궁금증이 생겼었습니다. 그 부자지간이 그렇게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는데 도대체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까, 혹시 프란시스 쉐퍼의 아들이 아버지에 대해 썼다는 책처럼 아버지(옥한흠 목사님)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써 놓지는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었습니다. 읽고 보니 그러한 생각들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읽으면서, 또 읽고 나서 한편으로는 안심도 되었고, 한편으로는 감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안심이 되었다는 것은 옥한흠 목사님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는 것은 옥한흠 목사님에 대해 가족이 아니면, 특히 아들이 아니면 말해 줄 수 없는 귀한 자료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옥한흠 목사님이 저자에게 말해 주었다는 내용 가운데 가장 도전이 되었던 것은 바로 '은혜'에 관한 말씀들이었습니다. 목사에게 꼭 필요한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은혜를 받는 것과 그 은혜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라는 말씀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의 말씀처럼 은혜를 깊이 아는 목사가 되어야 겠다, 피상적으로가 아니라 깊이 아는 목사가 되어야 겠다는 결단을 마음에 품었습니다. 또한 "교회에서 일하시던 중에 여자 문제로 힘들었던 적이 없었느냐"는 저자의 질문에 "하나님의 은혜로 쓰러지지 않았다"고 대답하신 목사님의 답변을 보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옥한흠 목사님이 초등학교 때와 중학교 때 두 번 정말로 깊은 은혜를 깨달았었다는 기록과, "나이 들어가며 그 은혜의 감동이 서서히 잊혀져 가기도 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여전히 유효했다"는 말씀에서도 은혜를 깊이 알아야 할 필요성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설교 준비를 위해 피를 말리는 듯한 시간을 보내셨다는 기록을 읽으면서 저 자신의 부족한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낌과 동시에 철저한 설교 준비에 대한 강한 도전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저자가 기록한 내용 중에 옥한흠 목사님께 흠이 될 만한 내용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고 보여지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펄시 콜레 박사의 내가 본 천국을 성도들에게 추천했던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조차도 자신에게 있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셨던 목사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니 그렇게 흠을 잡을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옥한흠 목사님이 마더 테레사에 대해서 가졌던 태도나, 또는 조엘 오스틴이 쓴 긍정의 힘이라는 책에 대해 보이신 반응, 그리고 릭 워렌 목사나 빌 하이벨스 목사에 대해 가지고 계셨던 태도를 보면, 극단적인 칼빈주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일 수도 있겠지만, 저로서는 오히려 옥한흠 목사님께서 균형잡힌 시야를 가지고 계셨다는 증거라고 생각되어 좋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저자의 비판적인 태도와 옥한흠 목사님의 너그러운 태도가 대조되는 가운데, 저자의 태도는 미숙함으로, 그리고 옥한흠 목사님의 태도는 성숙함으로 여겨지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옥한흠 목사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깊이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특히 제가 저자와 비슷한 연배이다 보니 옥한흠 목사님께서 저자에게 하셨다는 말씀이 꼭 저에게 하신 말씀처럼 느껴지면서, 마치 아버지께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는 듣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를 들고 나왔을 때 그에 대해 오해했던 점들도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책 좀 팔아 먹으려 하는군"이라든가, "이제 머지 않아 신학교에 가고, 목사가 된 후에는 아버지 덕 좀 보겠군"하는 부정적인 생각들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보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자가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될 것이라는 제 예상은 틀리지 않았더군요. 바라기는 옥한흠 목사님께서 기대하셨던 것처럼 훌륭한 목사님이 되어서 아버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을만한 귀한 사역을 감당하게 되었으면 싶습니다. 특히 "비판적인 태도를 버리라"고 부탁하셨던 옥한흠 목사님의 말씀을 유언과 같이 생각하고 자신의 사역 가운데 실천한다면 분명히 그와 같은 좋은 결과를 얻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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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다 비유 :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 예수님의 비유 시리즈 1
류모세 지음 / 두란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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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다 성경 시리즈를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새로운 책이 나올수록 저자의 내공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터라 이 새로운 시리즈의 첫 책인 이 책은 과연 얼마나 탄탄한 내용을 담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없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책의 내용이 너무나 잘 알려진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관한 내용이라 잘못하면 뻔한 이야기로 흐를 수 있는 주제였기에 기대 반 의심 반을 가지고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보니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풍성한 내용을 잘 담아내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이스라엘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계신 분이다 보니 지금까지 이 비유에 관한 설교를 들으며 알게 된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른 이들의 설교를 들은 것 뿐 아니라 저 자신도 주석과 기타 자료들을 뒤져가며 이 비유에 관한 설교를 준비해 보았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 알고 있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 담겨져 있는 내용에 비하면 한 1/3도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에는 율법사라는 신분이 생겨나게 된 역사적인 배경, 그들이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던 위치, 율법사가 예수님께 찾아와 질문을 던진 이유, 그 질문의 주제가 영생이었던 이유, 유대인과 사마리아인들의 반목의 역사, 구전율법에 대한 바리새파와 사두개파의 상반된 입장 등이 실려 있는데, 주석이나 성서배경에 관한 책들을 통해서도 쉽게 찾아 보기 어려운 고급 정보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책의 뒷편에 보니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읽었던 많은 자료들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설교자들이 설교를 준비할 때 저자가 참고했던 이러한 자료들을 모두 다 참고해 가며 준비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입니다. 그런데, 저자가 이러한 자료들을 이와 같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주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저자가 모아 놓은 이 자료들은 설교자들의 설교 준비에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예수님의 가르침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 성도들에게도 유익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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