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다 성경 시리즈를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새로운 책이 나올수록 저자의 내공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터라 이 새로운 시리즈의 첫 책인 이 책은 과연 얼마나 탄탄한 내용을 담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없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책의 내용이 너무나 잘 알려진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관한 내용이라 잘못하면 뻔한 이야기로 흐를 수 있는 주제였기에 기대 반 의심 반을 가지고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보니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풍성한 내용을 잘 담아내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이스라엘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계신 분이다 보니 지금까지 이 비유에 관한 설교를 들으며 알게 된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른 이들의 설교를 들은 것 뿐 아니라 저 자신도 주석과 기타 자료들을 뒤져가며 이 비유에 관한 설교를 준비해 보았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 알고 있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 담겨져 있는 내용에 비하면 한 1/3도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에는 율법사라는 신분이 생겨나게 된 역사적인 배경, 그들이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던 위치, 율법사가 예수님께 찾아와 질문을 던진 이유, 그 질문의 주제가 영생이었던 이유, 유대인과 사마리아인들의 반목의 역사, 구전율법에 대한 바리새파와 사두개파의 상반된 입장 등이 실려 있는데, 주석이나 성서배경에 관한 책들을 통해서도 쉽게 찾아 보기 어려운 고급 정보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책의 뒷편에 보니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읽었던 많은 자료들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설교자들이 설교를 준비할 때 저자가 참고했던 이러한 자료들을 모두 다 참고해 가며 준비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입니다. 그런데, 저자가 이러한 자료들을 이와 같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주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저자가 모아 놓은 이 자료들은 설교자들의 설교 준비에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예수님의 가르침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 성도들에게도 유익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