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돼지개 길들이기 - 십대를 위한 자기조절의 심리학
마르코 폰 뮌히하우젠.노렌 폰 뮌히하우젠 지음, 오공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청소년을 위한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자기관리지침서

 

중학교 2학년 딸아이 때문에 먼저 읽어 보고 권해 주려고 읽어 본 책입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돼지개는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부정적인 자아, 또는 마음속의 유혹을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으로는 우리의 양쪽 귀에 달라붙어 속삭이는 천사와 악마 중 악마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돼지개를 길들이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들이라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이 돼지개가 앞을 내다 볼 줄 모르고,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관심이 있는 놈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래서 앞날을 위해 준비하려는 모든 시도에 딴지를 건다는 것입니다. 앞날을 준비하려면 현재의 즐거움을 유보해야 하는데 돼지개는 그러한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돼지개는 오직 이 순간을 즐겁게 보내는 데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돼지개를 다스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해야 한다고 가르쳐 줍니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에 기초한 미래의 멋진 꿈을 영화로 만들라고 가르쳐 줍니다. 그러면 그 돼지개도 그 꿈에 홀딱 빠져서 미래를 준비하려는 주인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돼지개는 주인이 자신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일에만 딴지를 놓는 것이 아니라 주인과 부모님과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관계, 이성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훼방꾼의 노릇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돼지개가 상황을 악화시키지 못하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저자는 그 방법에 대해 다양한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 부모님과의 협상을 위해서는 보답으로 내 놓을 것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것, 묻는 말에 정직하게 순순히 대답하는 것이 원하는 것을 얻는데 유리하다는 것 등의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또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친구를 배려하고, 친구를 지키기 위해서 용기를 내는 것과 시기와 질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특히 친구 관계에서 사랑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은 구체적이고 유용해 보입니다.

 

또 이성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균형 맞추가, 한눈팔기, 첫 경험, 이별 등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그런데 남년 청소년은 대개 16세에서 17세 사이에 첫 경험을 치른다는 원서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점이 심히 염려가 되었습니다. 물론 뒤에 괄호는 치고 (독일의 기준-옮긴이)라고 기록해 놓기는 했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기록되어 있어, 우리 딸도 그렇게 생각하면 어떻게 하나 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돼지개에게 휘둘리는 자신을 바꾸어 나가기 위해 필요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뒤로 미루는 습관이나 중도에 포기하는 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언급했던 돼지개를 길들이는 방법을 30가지로 방법으로 정리해서 소개해 주고 있었는데,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이 기억하기에 좋도록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첫 경험에 관한 내용만 제외한다면 문제 될 만한 내용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단지 부모님과의 관계나 선생님과의 관계에 있어 어른 편에서 쓰여진 것 같다는 느낌이 커서 청소년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생각과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한 만큼 청소년들이 어른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첫 경험에 관한 내용 때문에 이 책을 딸아이에 읽혀도 될 지에 대해 아직 고민 중입니다. 출판사에서 수정판을 내 놓는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권하고 싶은 생각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글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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