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 일간은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 그리고 간만에 이런 저런 책들이 손에 들어온게 기뻐서 일본 추리소설을 몇 권 내리 읽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매우 유명한 작가의 책인데, 영화화된 것들도 많고, 문학적인 면에서도 인정을 받는 작품들이 많다.  
















<내가 그를 죽였다>는 결말이 특이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지만, 그런 방법으로 사건을 끝내는 건 다른 작가들도 시도한 적이 있다.  담담한 서술을 사건에 관계된 몇 사람의 관점에서, 이를 바꾸어가면서 진행하는 것은 재미있는 방법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 죽는 사람은 '죽어도 마땅'해 보이는 사람인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용의자 X의 헌신'같은 경우도 그랬지만, 이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그리고 내심 범인이 잡히지 말기를 기대하는 그런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거짓말, 딱 한개만 더>는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어쩔 수 없는 살인, 또는 뜻밖의 결말이나 전개가 뛰어난 작품들인데, 이를 짧은 글로 구성한 점이 놀랍기도 하다.  


<잠자는 숲>은 발레리나와 그들의 세계 - 매우 축소된 모형같은 - 를 무대로 펼쳐지는 형사추리활극이다.  이때만 해도 가가형사는 꽤나 젊었던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출판연도에 맞춰 읽은 것은 아니라서 이렇게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것도 재미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가가형사의 아버지는 작가의 예전작품이나 다른 고전에서 활약을 하던 인물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긴다이치 고스케의 손자인 '소년탐정 김전일'과 할아버지의 관계 같다는 느낌.  가가형사는 연인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머리가 복잡할 때에는 이렇게 추리소설이나 무협소설을 읽는 것도 좋다.  만화책도 좋고, 무엇인가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읽고 씻어낼 수 있는 책이 좋다는 말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면서 때때로 분노하고 절망하다 보니 한 주가 다 지나가버렸다.  어제부터는 가급적 뉴스를 보지 않고 있다.  노컷뉴스나 김용민의 뉴스도 듣지 않고 있다.  그저 이상호 기자님의 욕설에 가슴이 시원할 뿐이다.  욕먹어도 싼, 아니 욕을 먹어야할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저 어느샌가 나도 그렇게 욕의 대상이 되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생 변방의 외인으로, 야인으로 남는다고 해도 말이다. 실질적인 문제의 해결능력이나 의지는 없지만, 변방에서 외치는 목소리의 역할만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말하는 그대로 살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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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2014-04-26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기와 kind 에 상관없이 한 사업/기업을 책임지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라 짐작됩니다. 말씀하시는 대로 잘 살 수 있으실 겁니다.

transient-guest 2014-04-27 02: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그저 노력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