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선생에서 만국소속 군인으로, 그리고 다시 빨갱이에서 반공우익으로 변신을 하면서 살아가던 한 인간이, 자기가 지키기로 맹세한 국가에 총을 들이대고 권력을 강탈했던 적이 있었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던 그 답게, 아무도 믿지 못했던 그는, 늘 오른팔과 왼팔을 중심으로 주변을 정리했으며, 그 오른팔과 왼팔도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경쟁시키는 구도로 자기자신의 자리를 지켰더랬다.  물론 결말은 누구나 알 듯, 오른팔이 왼팔과 그가 동석한 그들만의 술자리에서 그 둘을 쏘아버렸던 것으로 끝나버렸었다.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묻겠지만, 요즘 박근혜씨의 행보를 보면서 그의 애비되는 사람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자기 애비처럼 오른팔과 왼팔을 제대로 갖추고 자기 애비처럼 국가수장놀이를 즐기고 있는 그 사람을 보면서 그는 오른팔에 죽게 될까, 왼팔에 맞게 될까 궁금한 것이다. 

 

채동욱 검찰총장을 몰아낸 그 자리에는 아마도 우직하고 무식한, 그러니까 출세를 위해서는 권력의 똥꾸멍을 핥을 수도 있는, 아니, 자신의 항문을 활짝 까보일 수도 있는, 4지선다형 객관식 문제에 무척 강했을 누군가가 앉게 될 것이다. 

 

국정원을 오른팔로, 공안검찰을 왼팔로 하여 자신을 당선시킨 부정선거를 덮고, 이미 죽은 전직 대통령을 끄집어내서 여론을 유리한 쪽으로 조작하고, 온갖 정치공작과 선심성 인사, 무뇌성 공천으로 국가수장놀이를 벌이다가 더욱 불안해지면, 썪은 고깃덩어리를 던지듯이 가카를 민중에게 던져서 무마하려고 할게다. 

 

이런 시대에 참으로 무능한 민주당은 그 나름대로는 새로운 국면을 가져가고 싶겠지만, 도대체 왜 자꾸 박근혜 (라 쓰고 김기춘이라 읽는다)의 프레임에 걸려들어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미 사과할 생각도 없고, 개혁할 생각도 없는 놈에게, 계속 헛지랄만 떨고 있는것이 화가 나다 못해서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야말로 완벽한 마사오의 재림시대가 아닐 수 없다.  개신교인들은 예수님의 재림을 숙원하는데, 그들 일부나마 구세주로 받드는 독재자가 재림했으니 신이나서 미칠 지경일게다.  돈과 권력을 숭배하는 10대 교회 제사장들을 위시한 그들 다수는 아마도 다음 번에는 딴라당과 합세하여 정교일치당을 만들어서라도 지금의 시대를 이어가려고 할 것은 뻔한 노릇.

 

그 속에서도 삶은 이어져야 하고, 행복을 찾아야 하며, 당장 입에 넣을 빵을 벌고, 밤을 가릴 수 있는 지붕이 필요한, 절대다수가 불쌍하다.  그 중에서도 자기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도 모르고 천방지축 날뛰는 자들은 더욱 불쌍하다고 하겠다만, 내 기준에서는 그들은 연민의 대상이 아닌 몽둥이 찜질의 대상이 될 뿐이다.

 

사람들은 피곤하다.  민주도 자유도 정의도, 그저 이제는 피곤한 이야기다.  바뀌는 것이 없으면 지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촛불들고 백날 광장에 나가봐야 바뀌는 것은 없다.  단언컨데, 가카만큼의 양식도 없는 박근혜씨는 그런 것에는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을테니까. 

 

문제의 핵심은 박근혜 퇴진으로 시작되어야 하는 극우세력의 퇴출이다.  이 포인트를 깨닫지 못하는 한, 미래는 없다.  지금의 판단으로는 그렇다.

 

암울한 저녁이 시작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