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기독교 신앙에 무속이 결합한 한국의 종교적 성향을 보면서, 이런 이슈들에 대한 진지한 정보와 지식을 얻고 싶어했다.  단순한 비판이나 비난을 떠나, 이론적이고 분석적인 고찰을 읽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책을 고르다보면, 사실 갈라진 진영만큼이나 극단적인 책이 많은 것 같다.  한쪽에서는 목사의 말을 북에서 수령이 하는 말처럼 받드는, 또는 목사가 직접 쓴, 내가 볼 때에는 매우 유치하기 짝이 없는 성경 tautology가 넘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원색적이인 비난에 근거한 책이 많은 것 같다.  이렇게 접근을 고려하게 되면, 사실 볼 만한 책이 많이 없다고 느끼게 되는데, 읽기 전부터 그렇게 되는 것은 수박 겉핣기에 다름아니라서, 문제의 소지가 많다. 

 

제목과 저자의 이력, 그리고 글이 실렸던 매체가 어쨌든 기독교 매체였다는 점에서 내부적인 고찰이라 생각하고 이 책을 구매했다.  이 책을 살 때, 이청준의 소설과 버트런드 러셀의 책을 몇 권 함께 산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종교에 대한 소설과 철학적인 사유에 대한 책인데, 아직까지 읽지는 못했다. 

 

이 책에서는 열 가지 사례를 통해 일반적으로 구분되는 유형의 개신교 신자의 모습을 살핀다.  기독교인이 쓴 책이니만큼, 심하고 원색적인 비난보다는 잔잔하게 이들의 신앙행테와 그 출발점 내지는 이데올로기를 분석하고, 이것이 어떻게 그들의 신앙생활에 투영되는가를 담담하게 그린다.  결론적으로 현대의 개신교 신앙의 근간에는 믿음을 정립하고, 이를 다시 성서적 증거로써 뒷받침하는 형태의 신앙이 정립되어 있는데, 이렇게 하므로써, 이미 정해진 결론을 성서의 말씀으로 그 '신념'을 '정당화'하게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즉 말씀을 위한, 목적을 위한 말씀만이 살아남는 신앙이 되는 것이다.  그 밖에도 저자가 꼽은 열 가지 유형의 신앙행태에는 주말신자형, 현실괴리형, 생활습관형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마지막의 한 사람 - 시골에서 목회를 하면서, 지역사회에 몸을 담고, 전통을 무시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소탈한 목사님의 모습은 약간의 희망을 준다.  자주 보이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문체나 단어의 사용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일독한 보람이 있다.

 

서재그림에 끌려 산 책이다.  한 국어선생님이 집을 지으면서, 건축가와 나눈 집짓는 이야기를 이미 완성된 집안 곳곳의 사진과 함께 비교하여 구성한 책이다.  건축이나 미술에는 관심이 좀 떨어지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서재의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 그 자체가 된다.  또 이 서재 말고도 곳곳에 책을 놓을 공간을 미리 계산하여 만든 책의 길이나 공중서재는 또 다른 하나의 볼거리와 부러움 거리를 제공한다.  책장때문에 늘 고민을 하는 요즘, 집을 구하면 이렇게 내부를 리모델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집값이 비싼 곳에서의 집 주문제작은 꿈일 뿐이다.  여기서는 총 건축비용이 땅 값 말고도 3억 5천만원 정도를 들였다고 하는데, 국어선생님께서 받으신 부모님의 지원도 상당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는 땅 값과 집을 짓는 값이 이미 지어진 집을 사는 것보다는 싸다고 하고, 특히 비싼 집으로 갈 수록 그렇다고 하는데, 그 대신 재력이 상당해서 많은 비용을 융자없이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은 이런 집은 그림의 떡이다.  간만에 눈이 호사를 누린 것 같다.  

 

하루키의 최신작은 읽은지 오래이나, 아직은 정리할 마음이 나지 않는다.  무엇인가 아쉽기도 하고, 힘이 조금 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다시 읽어보고 결론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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