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주교인이다. 굳이 크게 분류하자면 Christian인셈인데, 일부 - 한국에서는 주류 - 복음주의/근본주의 교파/교회에서 보면 그냥 천주교인이고, 무엇인가 잘못 믿고 있는 사람인 셈이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잘 듣는 말이, '천주교인 치고' 또는 '천주교인이지만' 성경을 참 알고 있다는 말, 내지는, 자신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말빨과 성경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물론, 결론은 언제나 같다, '역시 변호사답게 말을 잘한다'는 것. 다시 말하면, 내가 자기들 이상 성경을 읽고, 아니, 오히려 더욱 말씀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고민을 하고,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다른 책들과 성현들의 말씀, 그리고 자기성찰 - 이라고 하면 좀 무리가 있지만 넘어가자 - 의 결과로 지금의 신앙관을 가진 것은 인정하기 싫고, 나아가서, 내 말 때문에 자기들의 신앙관 - 주입된, 세뇌의 결과, 자기 최면의 극치, 최음제 같은 - 이 흔들리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  ergo, 나는 '변호사답게 말을 잘'할 뿐인게다. 

 

그런데, 나는 일반적인 litigator가 아닌 서류/서식 및 상담을 주로하게 되는 분야의 전문가이기에, 위의 말은 순 억지에 가깝지만, 어쩌랴, 그렇게 해서라도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을. 

 

많은, 배울만큼 배우고, 독실한 신앙을 가진, 그러나 자기만의 것이 아닌, 주입된 신앙관을 가졌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분들을 보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 높은 학력과 배움에도 불구하고 창조'과학'을 믿으며 지구의 나이는 약 6,000년에 불과하다고 굳게 믿고, 다른 헌금들과 함께, 십일조, 아니 십이조를 꼬박 바치는 것은 성경적인 신자의 의무라고 믿는 그들을 보면서, 답답함을 넘어, 그를 그렇게 만든, 그릇된 지도자들에게 분노를 느꼈다. 

 

인생의 모든 이유를 신과 성경에서 찾고 풀어내려는 시도는 자칫하면 독선과 독단, 자기최면, 자학, 가학, 그리고 자기 정당화로 이어짐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그릇된 신앙관을 주입시킨 그자들은 공공의 적과도 같다.  아마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교회 - 라고 쓰고 사업체라고 읽는다 - 들의 대표목사들이 그 분들 되시겠다.  비판하는 소장파 목사들을 '근본'도 없는 자들로 치부하겠지만, 솔직히 말해보자.  그 대단한 큰목사님들의 학위는 어디서 받으셨는지 말이다.  그런 무식하고 몰지각한 논리로 성경을 아전인수하니 Richard Dawkins같은 사람의 좋은 먹잇감이 되는 것이다, 우리 종교와 종교인들은. 

 

성경을 보면 없는 것을 있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또한, 신과 사람의 영역을 섞는 것 역시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며 짜집기 하여 자신에게 유불리한 부분을 떼어 인용하는 것 또한 신의 뜻인지, 나는 모르겠다.  나의 신앙은 굳이 표현하면 자기류 할 수 있는데, 이는 나의 개인적인 고민과 사상적인 융화, 즉 신앙과 세상의 화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 더 넓어진 경험에 기대어, 그 만큼 너그러워진 나의 잣대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씀과도 같이 신앙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신과의 합일, 그리고 이를 통한 자유로움, 즉 구속됨이 없는 형태라고 보는데, '말씀'only의 신앙관은 여기서 한참 멀어 보인다.  '말씀'에 하느님이 계신 것은 분명하지만, '말씀'만이 하느님이라고 믿는다면, 우리에게는 '마음'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예수가 오기 전 율법학자/바리사이파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고, 예수가 온 이후 '회칠한 무덤의 벽'같은, '독사의 족속'들로 불린 그들의 system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이런 아전인수와 우민화 신앙교육은 목사들을 배를 불리고, 그들의 가족을 살찌우는데 적격일지는 모르겠으나, 하느님의 나라로 가는 길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  신의 자비와 사랑을 선포하는 대신,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죄의식을 주입하는 자들이 흔히 쓰는 방법은 매일매일을 무슨 전쟁주간처럼 포장하고 관리하여, 이런 '싸움'을 조장하는 것인데, 이로써, 세상은 완벽한 선악, 흑백의 이분법으로 갈리고, 나와 같은 편이 아니면 모두 사탄이 되고, 죄가 되며, 유혹의 세력이 되는 편리한 곳이 되어버린다. 

 

일반 신자들은 열심히 이를 믿으며 꼬박꼬박 십일조에 십 수가지나 되는 헌금에 허리가 휘는데, 정작 지도자들 자신은 everything and anything BUT GOD에 정열을 쏟으며 마치 똥이 있는 곳에 모이는 금파리, 음식물에 모여드는 쉬파리 같이 세속의 권력과 돈의 맛에 취해 사는 것이다.  truly, 그들은 '독사의 족속' 아니, 비엘지법의 충실한 제자들인 셈 (비엘지법 또는 페르제바브라고 하는 악마왕은 파리로 상징된다. 절묘하지 않은가?)이다. 

 

소경이 소경을 쫓아가면 어떻게 될까? 예수가 말했듯이, 함께 구렁텅이로 빠지는 일만 남은 것이다.  또한 옛결에 이르기를 그릇되이 사람들을 인도하는 지도자들의 죄는 매우 크지만, 그들을 따라가는 사람들 또한 책임이 있다고 하였다. 

 

중요한 것은 영의 분별이고, 자신의 정신줄을 놓지 않는 것이다.  꼿꼿한 자세로 모든 것을 묻고, 탐구하고, 성찰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할 것이다.  또한 누가 말해주어 믿는 것이 아니라, 정말이지 선종에서 이른 것처럼, 스승이 나오면 스승을, 조사가 나오면 조사를, 나중에는 부처라도 베어버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진리를 찾아가는 것이 궁극의 길이라고 믿는다.  나 역시 지금에서 수십 수백번도 더 의심하고 찾고, 구하고, 다시 의심하고 찾을 것이다.  도의 완성은 가는 길, 그 자체에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겸손하고 또 겸손하며, 다른 이들의 종교와 신념 - 광기와 배타적인 신앙 말고 - 을 존중하여야 한다. 

 

예수도 그랬다.  대접받고 싶으면 남을 대접하라고.  대형사찰이 무너지기를 기도하는 자들이여! 그 사찰이 무너지기전에, 그대들의 성전이 무너질 것이다.  하느님의 원리란 그런 것임을 구약/신약 통털어 여러 번 이야기 하는 것을 외면하지 말았으면 한다.

 

긴 이야기를 했는데. 적과의 싸움을 위해, 그들의 문제점을 파헤친 책들, 그리고 그들을 옹호하는 책들을 골고루 읽어볼 예정임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언제고 필요하다고 느끼는, 또는 그런 사람들 - 답이 없고, 치료가 불가능할지언정 - 을 만나면, 최소한 씨앗 한알을 그 마음에 뿌려줄 것이다.  그 씨앗이 열매를 맺을지 아닐지는 개개인에 달려 있지만, 최소한의 의문을 자아내어, 그들이 구도의 길에 들어서는데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음번의 구매때 살 책을 그래서 미리 골라놓았다.

 

 

 

 

 

 

 

 

 

 

 

 

 

 

 

 

이들이 시작이다.  그리고 물론 반대의 관점에서 나온 책들도 보게 될 것이다 - 예전의 장군처럼 여자를 밝히고 앞머리가 빛나는 그 분의 책은 읽을 가치가 없다만 - 그래서 깊이 이해하고 따져볼 것이다.  그나저나 창조'과학'을 설파하는 이들 중에 현직 교수들이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충격스러운 일이다.  정신병력도 아닌, 현재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지 참으로 의문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주류의 - 교파를 막론하고 - 성서학자들이 수많은 증거를 제시하며 이를 오류로 보고 있는 현실에서 말이다.  이렇게 신학의 영역에서 바라볼 것을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내리는 억지가 바로 내가 말하는 독단/독선과 세뇌, 그리고 자기최면과 정당화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는데, 이런 것들은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니까, 역시 자기 자신의 정신줄을 꼭 붙들고 앉아, 영의 분별을 갖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정종교를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으나, 이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특정교회나 지도자를 내세우는 세상에 속한 - 하느님이 아닌 - 단체들과 지도자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다만, 비판에서 그치지 않고, 생산적이고 발전적일 수 있도록 꾸준히 학습할 것이다.  이는 소위 대형교회로 대표되는 개신교의 문제만이 아님을 거듭 밝힌다.  종교계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실.

 

끝으로 한 마디 덧붙이면, 우리는 우리가 아는만큼이 아닌, 모르는 만큼, 딱 그 만큼만 무엇인가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내가 쓴 글 역시 내가 잘 모르는 만큼만 이야기 한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저 읽는 분들이 참고하시고,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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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7key 2023-05-1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직 증거만을 쫓는 앤터니 플루가 생각이 나는군요.. 창조과학과 지적설계 이론을 접하고 이들이 비주류로 매도를 당한다는 결론이 들었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주류들이 좋아라 하는 학위적 측면은 더 우수한 지성인이라 판명됩니다 여러 연구들을 교차검증 하시면 정신병자 보다는 창조주께서 주신 지적 기능을 올바로이 사용하는 지극히 치밀하고 성실해 보이기 까지 한 분들로 사료됩니다

그리고 기독교의 시작은 인간의 마음과 감정이 아니죠.. 성경입니다
부분적 받아드림과 인간 전통의 합체는 이교와 다를바가 없죠.. 자리세파의 커다란 실책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성경의 설명 그대로이죠

성경의 문자를 다 알레고리로 적용하면 각각의 인간 종교가 탄생할겁니다

두 신을 섬기지 말라는 메세지는 성경 네러티브 전체적 강조 내용이죠. 성경의 가르침은 신앙입니다 종교가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