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힘들거나, 외롭거나 할 때, 즐겨보게 되는 영화가 몇 편 있는데, 오늘은 이들의 소개할까 한다.  모두 이곳에서는 꽤나 유명한 편이었지만, 셋 중 둘 은 한국에서 그리 알려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Band of Brothers'는 2차대전 중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노르망디 상륙작전 전야에 적진으로 뛰어들었던 용감한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Easy중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 - 정확하게는 HBO TV 시리즈 - 는 언제 보아도, 피를 끓게 하는 전투장면과, 남자들의 우정, 그리고 리처드 윈터스라는 한 위대한 군인의 모습이 즐겁다.  전술전략적으로 발군의 지도력을 발휘했던 윈터스의 이야기도 멋지고, Esay 중대원들의 우정 - 전장에서만 필수 있는 - 이 부럽기 그지없다.  군대를 간다고 해서, 다 군인이 되는 것은 아니듯이, 함께 사선을 넘어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우정과 사랑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비록 일찍 이곳에 와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남자들의 우정이 부럽다.  

 

한국에서는 소수의 매니아층 외엔 별 관심을 갖지 않는 스포츠가 있는데, 이는 미식축구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멋진 스포츠이고, 마치 미니전쟁을 보여주는 듯한 땅뺏기 싸움이 일품인 스포츠이다.  미국에서도 5대 스포츠 탑에 들어가는 가을-겨울 스포츠이니만큼, 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무척 많다.

 

이 영화는 Vince Papale라는 80년대 초반의 선수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이다.  over-dramatization은 물론 있지만, 거의 무명의 일반인, 아마도 has-been 선수 정도의 사람이, 그저 그런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다가, 꿈을 이루기 위해 마지막으로 시도한 football tryout에서 일약 선수로 발탁되어 - 당시 유명한 딕 버밀이라는 코치에 의해 - 몇 년간 선수생활을 했던 이야기는 흔하지만, 자주 보기는 어려운 스포츠 신데렐라 스토리임에 틀림없다.  어렵고, 절망할때, 또는 무엇인가 다시 '띠를 꽉 묶어'야 할 일이 있을때, 나는 이 영화를 찾곤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이 영화는 아역으로 한창 유명했던,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는 조역으로 주로 나오는 한 배우의 열연이 돋보이는, 역시 실화이다.  Rudy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한 소년이 있었다.  Notre Dame대학교의 풋볼팀의 팬으로 자라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로 뛰었으나, 가난한 집과, 낮은 성적, 자질부족, 그리고 그것을 항시 깨우쳐 주던 주변인들 때문에, 학교 졸업 후 공장에서 일하며 하루를 살아가던 그.  어느날, 친구의 죽음으로 다시 불붙은 그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고 Notre Dame 선수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편입학교라 할 수 있는 junior college에서 기본과목을 좋은 성적으로 이수하고, 편입되어야만 한다. 

 

이 영화를 보면 인디애나 주의 겨울, 아름다운 Notre Dame대학교의 캠퍼스, 그리고 한 남자의 지칠줄 모르는 의지를 볼 수 있기에, 영화로써는 비교적 낮은 완성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를 주기적으로 보게 된다. 

 

지금처럼, 모든 것을 리셋하고 - 만약 인생에 리셋이라는 것이 단 한번 가능하다면 - 2013년을 초심으로, 원심으로 돌아가 시작하려는 지금, 나에게 어울리는 영화들이라고 하겠다. 

 

*미식축구의 기본 룰을 소개한다.  복잡한 패널티를 다 빼면, 사실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데, 각 팀에는 공격팀, 수비팀, 그리고 스페셜 팀이 있고, 공격시 4번의 try안에 10야드를 전진해야 공격을 이어가는 것, 만약 실패하면 그 자리에서 공수교대가 되기에, 보통 3번의 try에 10야드를 전진하지 못하면 공을 상대방의 스페셜 팀에게 차준 후, 스페셜팀의 전진이 멈춘 부분에서 공수교대가 이루어지는 것.  이것만 알면, 나머지는 게임을 보면서 배울 수 있다.  나도 그렇게 배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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