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e guy'의 사전적 의미는 한때 미국의 지하세계를 지배하던 마피아의 정식단원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recruit되거나 연결되어 마피아의 하부조직원으로 일을 하는 것은 비교적 쉽게(?) 이루어지지만, fully initiated member가 되는 것, 즉 'made man'이 되는 것은 일단 부계와 모계의 혈통을 모두 따지기 때문에 비-이탈리안의 피가 섞인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made man'이 될 수는 없다.  전설처럼 알려져있는 initiation형식은 7-80년대 FBI의 수사에 의해 정식으로 그 실체가 밝혀진 바 있는데, 영화매체나 소설로 알려진 것과 상당히 흡사한 형식을 갖추어 사람들을 한번 더 놀라게 했었다.

 

1990년에 나온 이 작품은 전설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86년에 니콜라스 필레기가 쓴 논픽션 'wiseguy'를 극화한 것으로 이 계통의 작품들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워낙 유명하여 더 소개가 필요없는 로버트 드니로가 Irish계 악당-도둑놈 지미 컨웨이로, 죠 페시 (Home Alone의 멍청이 도둑)가 단짝 토미, 그리고 당시만 해도 꽤 핸섬하고 슬릭했던 레이 리오타가 헨리로 분한 이 영화는 정말이지 뒷골목 갱스터 영화의 전형이고, 자주 glorify되지만, 실상은 추악했던 그 세계를 잘 그리고 있다. 

 

한편 이 영화에서 카미오로 출연했던 경찰관 하나 - 중간에 가끔 나오는 덩치 큰 마피아 아저씨 - 는 나중에 NYC의 감사팀에 의해 경찰-갱스터 커넥션이 들통나서 지금은 감방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qo5jJpHtI1Y

 

80년대부터 시작된 - 것으로 기억되는 - 갱스터들간의 하극상과 전쟁 전의, 헨리의 말을 빌리자면 glorious time인 이때 이들은 온갖 협잡과 도둑질, 폭력으로 너무도 손쉽게 많은 돈을 벌어드리면서 젊은 한때를 보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헨리의 마약거래, 그리고 셋이 주도하여 공모한 78년의 루프트한자 항공의 현금탈취사건과 그에 관련된 살인행각으로 점점 파탄에 빠져든다. 

 

토미는 감비노 일가의 made man인 빈센트를 살해한 결과 마피아 정식단원 입단절차를 빙자한 함정에 빠져 살해되면서, 셋의 관계도 균열이 생기고, 막바지에는 코카인 중독자가 된 마약상 헨리와 루프트한자 사건을 덮기위해 살인 rampaging을 벌이고 있는 지미 사이에도 묘한 기류가 형성이 되면서 스토리는 막장으로 달려간다.

 

영화를 정식으로 리뷰한다고 글을 써본적이 별로 없고, 이 영화를 본 지도 조금 오래되어 - 자주는 봤지만 최근 1-2년간은 보지 못했다 - 대략 위의 내용이 전부이다.  이런 종류의 writing도 연습이 많이 필요한 것 같다.  물론 전문가 수준이 되려면 감독의 artistic vision과 표현의 세계, 기법 같은것도 언급되어야 하겠지만, 거기까지 바라보기엔 아직은 내 시작은 미미하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동의하겠지만, 매우 잘 만들어진 영화이고, 세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supporting cast까지도 수준급의 연기를 보여준다.  그 지역의 마피아 보스의 Paul Cicero (akak 폴리 아저씨)와 그의 뚱땡이 동생, 그리고 중간 중간 보여지는 wise guy들까지도 한 시대를 멋지게 표현해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영화는 갱스터의 세계를 무작정 미화하지 않고, 다만 이를 후반부에서 나타나는 그들의 추악한 실상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데, 막연히 폭력에 대한 동경만을 키워주는 상당수의 한국형 조폭영화와 뚜렷이 대비되는 부분이다.  '우정', '의리', '위계질서' 같은 거창한 개념으로 코스프레하던 그들의 뒤에는 이익을 위해 서로 죽고 죽이는 현실만이 있었을 뿐이니까. 

 

이렇게 쓰고 나니, 갑자기 이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진다.  오늘 저녁에 어쩌면 DVD박스를 뒤져내야 할지도 모르겠다. 

 

PS 어제인가 그제인가에 youtube으로 실제 인물이 나온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실제의 헨리는 깡패가 늙으면 저렇게 되겠지 싶을만큼 입에 fxxking this, fxxking that을 달고 사는 아주 무식한 사람인 듯.  영화의 원작은 바로 이 책인데, amazon에서 하드커버로도 구입할 수 있으니까 다음에 다른 것들과 함께 주문하려고 한다.   

 

또 하나 인상깊게 본 것은 영화촬영 에피소드인데, 지미 역할을 맡았던 로버트 드니로는 촬영기간 내내 잦은 전화로 헨리를 괴롭혔다(?)고.  밤낮없이 아무때나 전화를 해서 아주 사소한 detail까지도 consult를 받았다는데, 하루에 보통 7-8번 이상 전화통화를 했다고 하니 역시 꼼꼼한 사람은 배우가 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다른 것도 잘 하겠지만).  아. 그러고보니 쥐를 닮은 그분도 연기는 일품이지 아마? 747과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그의 인생여정, 신 (개신교인의 탈을 쓴 물신숭배자라는 거), 운하까지 그야말로 연기로 (허구 = 거짓말이라는 등식하) 노벨상을 준다면 그의 치세에 업적이 하나 더 늘어났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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