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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ㅣ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평점 :
어제 오후 출구심사를 마치고 남은 시간은 역시 면세점과 서점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한국돈이 좀 남아 있길래 환전하기도 뭐하고해서 - 는 핑계 - 근처 서점으로 달려갔다. 무겁기 짝이 없는 hand carry였지만, 관물대를 통과한 터라 비행기에 못 가지고 타게 될 리는 없다는 자신감에 남은 공간만큼을 더 채우고 싶었던 것이다. 기왕지사 올 때 이렇게 사가지 않으면 다시금 금단증상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훨씬 더 비싼 값을 주고 사버릴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공항서점답게 찾는 책을 구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누락시켰던 제레미 리프킨의 신작과 그전부터 읽을까 말까 망설이던 도킨스, 그리고 다른 MISC한 몇 권을 들고 나오려다가 마침 하루키의 잡문집이 눈에 뜨길래 냉큼 집어들었다, 그의 다른 작품 하나와 함께. hand carry가방에 낑겨 넣으려다가 포기하고 notebook PC백에 우겨넣고서 비행기를 타자마자 펴들게 되었다. 10시간은 날아갈 터,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야 그중 반도 채 안될터, 눈에 확 들어오길 바라면서 읽어내려갔는데... 이 책...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바로 왔다.
말 그대로 하루키의 잡문집인 이 책에는 다양한 그의 과거 이야기, jazz, 살던 이야기, 특정 작품의 배경 내지는 창작에 관한 이야기 등 정말이지 많은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게다가 이미 특정 이야기가 반복됨을 미리 서두에 알려주는 친절함까지 - 여러모로 근좌에 읽었던 모 교수의 책과 비교된다 - 하루키의 전작행을 시작하기에 딱 좋은 책을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만난것은 책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구는 행운!
머리아픈 이야기도 아니고, 그저 그의 이야기들일 뿐이였기에 비행기에서 읽기도 딱 좋았고, 하루키라는 사람을 조금 더 알게 해준 책이 된 것 같다. 비교적 최근에 출판된 책이기에 오래된 이야기와 함께 근래의 side story들도 엿볼 수 있는 이 책,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