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 - 무소불위의 권력 검찰의 본질을 비판하다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3
문재인.김인회 지음 / 오월의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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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경인데, 이제와서야 겨우 다 읽을 수 있었다.  시간도 없고, 사무실 오픈에 신경을 쓰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책의 내용 그 자체였는데, 읽는 내내 짜증도 나고, 답답하기도 하며, 분노하고, 절망도 하고, 그럴 때마다 보기 싫어져서 던져 놓고 다른 책을 보고, 이러다가 두 달정도는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검찰의 권력화, 정치화, 조직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다카키 마사오가 군사정치를 하던 시절 권력강화의 일환으로 공안검찰을 양산하여 권력의 친위부대로 사용하면서 시작된 권력과 정치로의 지향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 더욱 강력하게 통일된 의지와 행동으로 계속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의 개혁시도는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의 호도, 검찰의 강한 반발, 국회의 몰이해, 국민의 검찰에 대한 호감도 등으로 좌절되었고, 이 정권에 들어서는 다시 공안화가 되어 4년간 열심히 '빨아'주면서 더욱 강한 권력과 정치성을 띄게 된 것 같다.  숫제 법조인으로서의 양심이나 지각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상당부분 한국의 사법시험제도, 법조인 양성제도, 그리고 견제가 거의 없는 검찰이라는 조직의 특수성에 기인한다고 하는데, 내가 볼 때에는 더 큰 문제는 법의식의 부재라고 생각된다.

 

쉽게 말하면 이런 것이다.  현행법상 매매춘은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일반인도 아닌 고위공무원, 그것도 법을 집행하는 검사들이 룸과 요정에 가서 술을 마시고, 매매춘을 한다.  일부 정치검사나 부패검사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말은, 여기서 먹히지 않는다.  대형교회에서 일이 터지면 일부 교회 운운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다.  법을 어겼는데도 초법적인 힘과 권력으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그 의식세계가 모든 문제의 근원인 것이다.  (물론 검찰만 그런 것이 아니지만, 이 책의 포커스는 검찰이다)

 

또, 처벌에 있어, 검사가 무엇인가를 잘못했을때, 사의를 표하면 더 수사하지 않는것도 큰 문제라고 하겠다.  한 검사가 갑에게서 뇌물을 받고, 법과 지위를 이용해 을이라는 사람을 괴롭혀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자.  그리고 이 일이 명확히 그 검사의 권력남용으로 밝혀졌다고 하자.  이럴 때, 현재로써는 이 검사는 사의를 표명하고 옷을 벗는 선에서 대부분 모든 것이 끝난다.  그후, 이 검사는 갑의 회사나 관련된 업체의 고문, 사회이사, 또는 변호사로 개업하는 수순을 밟는다.  이것이 문제이다.

 

위의 경우 검사는 민형사상 모두 책임을 져야한다.  형사상으로 뇌물수수와 권력남용 등의 처벌을 받고, 이와는 별도로 을에게 민사상의 손해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소불휘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문제가 생기면 슬그머니 사라지면 그만이라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천성관 같은 사람이 아직도 검찰 고위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이 나라 법조계의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책에서 다룬 이런 저런 개혁논리, 아이디어, 모두 잘 보았지만, 나는 궁극적으로 한국의 법 체계와 조직체계의 개혁을 따로 떨어뜨려놓은 검찰개혁은 있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도대체 이 자들은 언제 철이 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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