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냥 동서 미스터리 북스 128
리처드 스타크 지음, 양병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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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냥'은 Richard Stark란 필명으로 Donald Westlake란 작가가 쓴 책으로써 원제는 'The Hunter'이다.  여러개의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대략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일인칭 르와르이다.  그런데 읽고 보니, 예전에 Mel Gibson이 감독-주연을 한 'Payback'의 원작인 것이 아닌가.  이름과 일부 detail만 조금 바꾸었을 뿐, 구성과 캐릭터들의 성격까지도 거의 같다.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주인공 (여기서는 Parker, 영화에서는 Porter)은 터프한 건달이다.  갱단에 몸을 담지 않고 한건 올릴 때마다 적당히 돈이 떨어질 때까지 놀면서 다음 건을 물색하는 전형적인 나쁜놈인 것이다 (Payback제작 당시 인터뷰에서 나왔듯이 영화는 - 결국 원작도 - 나쁜 놈들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친구와 애인에게 배신당하고 겨우 목숨만 건진 Parker의 복수와 함께 자기의 돈을 찾기 위한 '인간사냥'이 이 스토리의 전부이다.  

 

책을 읽는 내내 새삼 부러워졌던 것이, 미국의 출판문화, 나아가서 풍부한 책,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수많은 이야기거리들이었다.  사실, 이 나라의 웬만한 영화들을 보면, 영화 그 자체로 제작되는 것 이상, 오리지널 스토리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많다.  대작급의 영화들의 경우 특히 그런 것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유구한 한자문화 및 책문화를 가진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인프라는 약한 것으로 느끼기에 더욱 부러운 것이다.  근현대의 한국은 외세와 이를 이은 독재정치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창작이 압살되었던 것이 큰 이유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자유롭게 스파이 소설, 만화, 탐정, 공상과학, 등등의 다양한 쟝르가 발전하지 못했고, 정권의 시녀같은, 아니면 극단적인 이념에 치우친, 또는 고전의 일부로써밖에 발전하지 못한 지난 100여년의 세월이 이런 차이를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진 10년간의 해금시절부터는 우리도 상당히 좋은 자료들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졌지만, 인프라 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닌만큼, 앞서가는 나라들에 비해 뒤쳐져 있는 것이 아쉬운 것이다.  또한 요즘의 출판계 현실이라는 것이 실용서적이나 기타 fiction보다는 non-fiction계열로 편중되는 것 또한 이런 인프라 형성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심지어는 문학과 고전마저도 시험공부를 위한 것으로 다루어지는 형국이니...

 

어쨌든 전혀 모르고 있었을 'Payback'의 원작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새로운 기분이었다. 

 

이 책에 추가로 실린 '미녀 전문가'라는 소설은 Val Kilmer 주연으로 영화화 되었던 'The Saint', 예전 70년대 무렵 동명의 TV 시리즈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아무튼 이의 원작인 듯 하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Simon Templar라는 주인공의 이름과 활동, 그리고 스토리의 구성을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이 역시 매우 흥미롭게 읽었기에, 기회가 되면 다른 이야기들도 구해서 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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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2-01-30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 전 시간 참 빠르다 벌써 자영업 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