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권력 2 - 자본, 그들은 어떻게 혁명을 삼켜버렸는가 제1권력 2
히로세 다카시 지음, 김소연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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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선 이 책은 히로세 다카시라는 저자의 그간의 반핵 운동가로서의 업적이나 저술, 그리고 명성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다른 '음모론'류의 책들과 비슷하게 취급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1권력'을 읽었을 때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나의 결론은 '그래서 어쩌란 것인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책 역시 다시금 그런 결론을 떠올리게 하였지만, 좀더 깊이 생각해 보았다.

 

'제1권력 2'에서 히로세 다카시는 러시아 혁명 이후 완전히 몰락한 것으로 생각되는 제정 러시아의 귀족 세력이 어떻게 서유럽과 미국으로의 망명 후 다른 자본가-정치가 집안들과의 종횡적인 각종 결혼 및 가족관계로 뻗어나갔는지, 또 러시아 내에서도 어떻게 정치세력에 편입되어 권력층이 되었는지, 그리고 소비에트 연방 몰락 후 이들이 그간의 힘을 바탕으로 다시 러시아를 장악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저자의 말에 따르면) 다년간의 연구와 자료조사, 그리고 객관성을 바탕으로 한 추론으로 파헤치고 있다.  아마도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한 이 테제는 결국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의 세계장악과 비슷한 형태로 주로 혈연관계를 통한 초국가적인 세력형성과 권력독점을 수십장의 계보도를 통해 보여주려는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읽는 사람으로서는 아쉬운 점들이 없지 않다.

 

예컨데, 러시아 혁명 주체들이 사실은 귀족출신이라는 것에 대하여: 일단 '레닌' 스파이설과 '트로츠키' 유태인설 등과 비슷한 느낌이다.  레닌과 트로츠키에 대한 것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거의 정설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을만큼 어느정도 fact로 뒷받침이 되는 이야기인데, 러시아 혁명 주체들의 귀족집안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일부 당연하고 일부는 조금 억측으로 보인다.  러시아 혁명이라는 것 자체가 제정 러시아 시절, 자본가-귀족의 식자층이 도시노동자와 빈민의 세력을 이용하여 체제를 전복한 것이기에 당연한 것이고, 일부 억지스러운 것은 소위 last name이 겹치거나 비슷한 사람들을 한데 모아 작가의 의도에 따른 증거로 제시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이 책의 전반에 걸쳐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이슈라고 생각된다.

 

이밖에도 이런 책에서 어쩔 수 없이 보여지는 다양한 추론을 통한 증거제시방법은 작가의 의심에 따라 이런저런 사람들을 연결하는 등 상당한 논리상의 난점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서 다루어지는 이슈들이 가짜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모이면 파벌을 형성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본성이다.  당장 한국의 재벌가들을 보자.  소위 10대 재벌가들의 혈연관계과 지연-학연을 통한 그룹형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혼으로 끝났지만 삼성 이재용과 대상 임세령의 결혼만 보아도 이런 관계형성을 볼 수 있다.  작은 한국의 경우 이것을 추론하고 추적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범세계적인 세력들의 경우, 특히 알려지지 않은 관계들을 파려면 어느 정도의 무리한 추론과 논증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역시 이 책은 fact를 주장하고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데서 그치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히로세 다카시가 역설하는 point를 받아들인다고 할 때, 그 다음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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