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의 독서일기 범우 한국 문예 신서 79
장정일 지음 / 범우사 / 199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일전의 리뷰들을 보면 알겠지만, 내가 장정일의 독서후기를 본 것은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이 시작이었다.  그 인연으로 빌-산-버 2권, 그리고 독서일기 6권과 7권을 구하여 읽게 되었고, 지금은 이미 절판 또는 품절된 이전의 1-5권까지를 구하려고 노력중이었다.  최근 기쁘게도 중고이지만 독서일기 1-3권까지를 구할 수 있어, 먼저 가장 처음의 독서일기인 1993.1 - 1994.10의 이야기들을 읽어보았다.

 

워낙 다량의 독서와 비평인지라, 어떤 한 부위를 콕 찍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첫번째 독서일기를 읽고 내가 느낀 점은 장정일의 글쓰기조차도, 즉 전업작가의 글쓰기, 더구나 소설이나 시가 아닌, 리뷰 또한, 끊임없이 발전 또는 퇴보한다는 것인데, 바꾸어 이야기하면 나같은 일반인도 꾸준히 쓰다보면,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최근의 리뷰들에 비하면 (물론 매우 잘 쓴 글이지만), 이 첫 독서일기의 글빨이나 기타 내용은 조금 약하다.  그러므로 지난 20여년간 장정일도, 그의 글도 나이를 먹고, 진화한것. 

 

다른 한 가지는, 그의 관점인데, 장정일이라는 작가는, 문인들의 정치화를 매우 싫어하는 것 같다.  단지 문인 뿐 아니라, 그는 우리가 무엇을 하던, 그것이 종국에는 정치놀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우리가 우리답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 근-현대사의 특수성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우린 이런 경우를 많이 보아오지 않았는가.  물론 요즘의 추세는 모든 직업군 종사자들의 재벌지향이겠지만 말이다. 

 

또한 다른 generic한 이런 류의 책들보다 눈에 띄는 것은 가차없은 비판인데, 그의 경우 특이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문제작 또는 명작으로 보는 일부 작품들이 이 비판에 포함되어 있다.

 

초기의 리뷰답게(?) 어떤 글들은 지루했고, 이유없이 또는 두서없이 난해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그의 다른 소설/시들과 함께 모두 읽어볼 가치가 있다.

 

추측하건데, 그의 minority적인 관점은 그의 종교/인간적 배경에 있지 않나 싶다.  아.  그는 불필요한 외래어 남용, 국어오류 등을 끔찍히 싫어하는 것 같다.  그런 장정일이 만약 이 후기를 본다면  쌍욕을 할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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