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애 -상 범우고전선 52
레온 트로츠키 지음, 박광순 옮김 / 범우사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러시아 혁명에 또는 일반적인 공산주의 사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레온 트로츠카가 누구인지 알 것이다.  그는 레닌의 주도하에 성공한 러시아 혁명을 실질적으로 성공시키고 수 차례에 걸친 위기에서 혁명을 구하여 공산 러시아의 초석을 다진 20세기 최고의 혁명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가 직접 저술한 것으로써 이 당시에는 이미 스탈린에게 축출당하고 러시아에서 추방당한체 반 스탈린 연합을 결성하여 싸우던 시기이다.  그의 결론에 따르면 결국 스탈린 체제에서 러시아는 초기 레닌과 그가 구상한 공산주의에서 일당 일인 독재체제로 변종되어 무자비하고 가혹한 정제를 갖춘 전체주의 국가로 바뀌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레닌이나 그가 초기에만 해도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던, 삼류인물로 규정한 '평범한 사람들 중 비범한' 스탈린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역시 비범한 사람들은 앞의 적에게는 강하지만 뒤에서 꾸며지는 음모에는 약한 것인지도. 

수 십권의 책을 저술한 사람의 책 답게 이 책 역시 상당한 명문이고, 저자의 지적 레벨과 고찰, 경험 등으로 가득차 있어, 자서전 이상으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트로츠키의 정치-사회-시사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나 결론들, 특히 러시아에 대한 부분은 상당 부분 현실로 이루어진 바 있는, 그야말로 그의 혜안이 돋보이는 구절이 상당한데, 역사적인 리더들에게서 나타나는 일종의 feature같다.  처칠이나 그 밖의 위대한 leader들의 회고에서 흔히 나타나는 미래예측은 정말이지 일종의 신기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아무래도 최고의 위치에서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최고의 정보에 대한 경험과 수 십년의 leadership이 바탕이 되어 그런 것을 지도 모르겠다. 

비운의 혁명가 답게, 트로츠키는 자기가 성공시킨 혁명이 국가적으로 제대로 자리잡는 것을 보지 못하고, 오히려 반동의 세력들과 편승하는 세력들을 결집시킨 스탈린에게 축출당하여 세계를 떠돌다가 결국에는 비참하게 암살되는데, 이 또한 그처럼 비운의 혁명가에게 역설적으로 매우 잘 어울리는 최후라고 생각된다.  그의 다른 저작들 또한 구하여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조잡한 감상문으로는 백분의 일도 나타내지 못한 이 책의 가치는 직접 읽어봄으로써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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