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해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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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이야기를 기대했었다. 유쾌한 웃음을 기대했었다. 작가의 전작을 읽고 나는 그런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해]는 무게감이 무거운 소설이었다. 해양 사고 사례를 듣고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작가의 작품 속에는 진지하다 못해 김윤석, 하정우 같은 배우들이 등장해 거칠게 서로의 생명을 두고 싸움박질 할 것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유키마루는 피로 물들었다. 처절한 인간사투의 장처럼, 투견이 아닌 투인의 장처럼 변해버린 무간지옥. 사람과 사람이 아니라 짐승들이 모여 싸움박질을 벌인 그 참혹한 광경이 글을 지나 눈으로 내게 흡수되기 시작했다. 잔인했다. 참혹했다. 그리고 슬퍼졌다. 난간도 갑판도, 사람들도, 온통 피투성이였지만 그들은 모두 이내 파도에 휩쓸려 버렸다. 이리 될 것을 왜 그들은 서로를 뜯어먹지 못해 안달했던 것일까.

 

p. 298  왜 그랬던 거야? 도대체 왜?

           약자를 잡아먹는 것은 죄가 아니잖아요.

 

동물의 세계에서는 그럴지도 모른다. 생존의 현장이니까. 하지만 사람의 세계에서 그가 한 행동은 범죄 그 자체다. 인육을 먹다니......!너무 잔인했지만 그에게도 트라우마가 있었다. 약육강식. 사람의 세상에서 멀어져 바다라는 자연에 짐승같은 남자들만 우글우글 집어넣고 법대로 살아라라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단절된 동안 완전 무림 세상일 그 곳의 일을 뭍에 사는 우리들은 알 길이 없으므로. 하지만 조선 놈들이 우리 지배를 받는 것도 다 자연의 이치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양 주먹에 힘이 불끈 쥐어졌다. 책에서처럼 살인의 동기는 중요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저 혼자 있는 먹잇감을 사냥해서 맛나게 먹었을 뿐이었을지도. 하지만 그의 살인이 당연한 포식으로 이어진데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p302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도 틀림없이 맛있을 겁니다.

 

누가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그를 범했던 선원들이? 아니면 그를 조롱했던 일본인들이? 아니만 바다와 그 자연들이? 어쩌면 그 모두가 그를 미치게 만들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에게서 벗어난 일등 항해사는 살아남았다. 칠레 선원들에 의해 구조되면서 유키마루와 멀어졌다. 조난이 구원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끝난 것이 아니었다. 작가후기에서 언급된 것처럼 타인의 인권 따위는 침해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또한 그들이 인정받고 유능하다는 소리를 내뱉는 세상에 우리가 내던져져 있어 비극은 우리에게도 그에게도 아직 종결지어진 것은 아니었다. 다 읽고 나서야 일제강점기가 배경이 되어 있음을 실감했다. 그만큼 소설은 지금의 현실과 그리 동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더 끔찍했고 그래서 더 절망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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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도그 1
루카 디 풀비오 지음, 천지은 옮김 / 박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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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독특했다. 어떤 의미인 것일까. 주근깨가 가득한 소년의 얼굴 같으면서도 립스틱을 바른듯 붉은 입술. 2권이 합쳐져서 한 사람의 얼굴이 완성되는 [다이아몬드 도그]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70만부를 돌파하며 그 인기를 증명해낸 작품이다. 미국, 이탈리아, 영국,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등 책이 출간된 국가 마다 이슈화 되엇으며 독일에서는 최장기 베스트 셀러로 장장 1년 6개월동안 그 인기가 식을 줄 몰랐다고 한다.

 

1900년대 초 화려한 꿈의 도시 뉴욕.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 도시에서. 마피아와 갱단이 존재했고 할리우드의 낭만이 있던 그 시절. 혼돈스러우면서도 아주 화려한 이 시절, 이 도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 "현실을 뛰어 넘은 두 남녀의 위대한 사랑"이라니.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그런 사랑이 또 있었던가. 그래서 더욱더 달콤함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설 [다이아몬드 도그]. 그 1권을 읽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만큼 멋진 금발로 태어난 '크리스마스'. 아이 이름에 크리스마스라니 좀 의아하긴 했지만 그나마 이탈리아어로 '나탈레'라서 다행이었다. 반면 아름다운 소녀 체타는 그 아름다움 때문에 건강함을 잃어야 했다. 그녀의 엄마가 일부러 장애인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은 비켜가지 못했다. 그녀는 결국 강간 당하고 말았으니까.그리고 미혼모가 되어 갱단의 매춘부로 일하는데 그 두목과 사랑에 빠지면서 아들 크리스마스 역시 갱단의 두목이 되었다. '다이아몬드 도그'

 

하류 인생을 살던 크리스마스는 엄마 체타처럼 아름다워 강간당하고 손가락이 잘린 루스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들의 사랑을 세상은 허락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운명만은 허락했으면 좋겠다....싶어졌다. 2권을 읽으면 이 이야기의 끝이 원하는대로 이루어졌는지 아닌지 알 수 있겠지만 그래서 더 읽기 두려워졌다. 혹시 해피엔딩이 아니면 어쩌지?

 

인생을 살다보면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이야기의 인물들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어서 용기를 보태고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이 이루어가는 운명이란 반드시 희망빛이라는 것을 소설이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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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은 치과에서 만들어진다
이진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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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을 보면서 생각했다. 성형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구나. 하고. 무엇보다 움츠려 있고 사회와 단절된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준다는 것에 긍정적인 한 표를 던져 주고 싶었다. 물론 처음 시즌 1을 보면서 그 부정적인 영향력에 대해 우려하긴 했지만 프로그램은 mc의 말처럼 "논란을 넘어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었다. 그런데 보다보면 시즌2로 거듭날수록 그들의 성형은 트렌디한 의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다이어트만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치과수술이 주가 된 렛미인들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치과수술이라고 하면 이에 관해서 생각했던 것이 전부였는데, 미백, 교정 외에도 잇몸성형이나 라미네이트 등에 이르기까지 치과성형은 이미 다양하게 세상에 나와 있었다. 나만 몰랐을 뿐. 물론 저자도 이미 밝히고 있는 것처럼 아름다움이란 시대와 문화에 따라 그 정의가 달라진다. 양귀비의 미모가 현대에 통하지 않는 것처럼.

 

목숨을 걸고 양악 수술로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지게 된 연예인부터 치아교정만으로 1mm의 다른 인상을 완성해내는 일반인들까지. 아름다워지는 비술은 정말 딱 하나만 정답이라고 볼 수 없었으며 너무나 다양하게 시도되어 있어서 도리어 고르기 힘들 지경이었다. 아, 어떤 시술 혹은 수술법이 나와 맞는 것일까. 치아교정법만 해도 일상 생활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 인코그니토, 부분교정의 효과가 강화된 인코그니토 라이트, 복합적 문제를 한방으로 해결해주는 콤비치아 성형등 알고 보니 트렌드한 치아 성형법은 끝이 없었다.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치과는 산부인과 만큼이나 방문하기 꺼려지는 병원 중 하나다. 내과나 한의원처럼 부담없이 들락거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편함뿐만 아니라 그 고통 때문에 치과방문이 꺼려지긴 해도 사실 치아교정은 인상, 성형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게을리해서는 안되는 치료소이긴 하다.

 

p123  치아는 사람의 인상을 크게 좌우한다.

 

교정이란 치아를 움직여서 잘못된 배열을 바르게 하는 치료를 말한다고 한다. 알고 있었던 말이긴 해도 유치가 빠진 이후 성치가 평생함께 한다는 생각을 100세 시대엔 버려야 되지 않을까. 오복 중 하나인 치아 건강은 사실 치아가 이동하면서 교정이 필요해지기도 하고 부정교합으로 인해 치아 건강에 치명타가 생기기도 한다. 아름다움과 건강.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 말할 순 없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다 가져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쁘면서도 건강하게 그러면서도 죽는 날까지 고통스럽지 않도록.

 

때로는 쌍꺼풀 수술보다 치아성형이 더 간단할 수도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끼면서 ...

기술이 인간의 삶에 행복과 만족을 줄 수 있다는 점에 흥미로움을 느끼면서...

 

잇몸성형, 라미네이트, 스컬트라, 인코그니토 등 치아성형에 대한 최신 시술법은 물론 그 주의점까지 낱낱이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이

지금 이순간 읽기엔 가장 최신판이 아닌가 싶다. 여성잡지보다 더 포괄적이면서 최신판인 정보. 이 책 한 권에 다 수록되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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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보여 - 즐겁게 일하면서 꿈을 이루는 법
계한희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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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한희를 처음 본 건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서였다. 그때는 강렬한 인상과 남달라 보이는 패션 센스만 보였지 정작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봤더랬다. 관심도 그닥 둔 적이 없었고. 하지만 스물 일곱의 어린 그녀는 자신이 재능을 세상을 향해 펼쳐보이며 차별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이미 ceo의 타이틀을 달고.

 

세상이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계한희.

무한한 궁금증을 안고 나는 그녀를 탐독하기 시작했다. 제목조차 맘에 쏘옥 드는 [좋아보여]를 통해 털어놓은 그녀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패션크리에이터인 계한희가 10대와 20대에게 털어놓는 꿈의 씨앗이었다. 그 젊은 멘토링이 꿈이 없는 이에게 꿈을 심고 꿈을 이루지 못한 이에게 용기가 되며 꿈을 펼치려는 이에겐 도전의 힘을 불끈 실어준다.

 

브랜드 카이(KYE)는 세상이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다. 대한민국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를 너머 패션 거장들과 매체들이 앞다투어 그녀에게 핫한 시선을 보낸다. 이쯤되면 질투조차 치사해진다. 이 멋진 행보 앞에선. <프로젝트 런어웨이 코리아>에서 1회만에 탈락했다지만 아무도 그녀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녀의 오늘이 마냥 부러울 뿐이었다.

 

10년 뒤 대한민국을 이끌 100인에 선정된 그녀는 우쭐하지 않았다.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 남보다 빨리 재능을 발견하고 빨리 길을 정해 무한히 노력했을 뿐이었다. 그녀의 성공은 그래서 이른 성공이라 말하긴 어렵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벌이 하는 것만으로도 부러운데 최고가 될 수 있다니....이만하면 그녀는 정말 [좋아보여] 가 아니라 [워너비 계한희]라고 불려도 좋을듯 싶다.

 

사실 책은 그녀를 찬양하기 위해 쓰여진 내용이 아니었다. 변명하거나 다르게 봐달라고 말하고 있지도 않았다. 그저 그동안 꿈을 대해온 방식에 대해 가가없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만의 방식으로. 글을 읽다보면 그녀의 말투가 떠올려지고 표정이 떠올려진다. 그녀를 몰라도, 패션코드가 달라도 꿈을 가진 이라면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라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어졌다. 반드시 원하는대로 이루어진다는 긍정의 메시지와 함께. 그녀도 해냈으니 우리도 해내자! 이런 간단한 공식으로 책을 포장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스물 일곱해를 살면서 이만큼 이루어낸 그녀가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단단하게 성장해주길 바랄 뿐이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아픈 게 사람이라는데 나는 왜 그녀의 성공에 이토록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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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얌전히 있을 리 없다 단비청소년 문학 7
하나가타 미쓰루 지음, 고향옥 옮김 / 단비청소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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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원이 넷뿐이라는 것을 이유삼아 동아리 방을 빼라는 말을 들으면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어떤 행동들을 할까. 아마 그냥 수긍하는 애들도 있겠지만 반항하거나 sns, 블로그 등을 통해 부당함을 고발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세쓰코와 그 친구들은 좀 다른 방법을 선택했으니......!

 

p59  각 운동부를 대표하는 꽃미남들의 초상화는 대히트 칠 게 확실해. 이 기획, 반드시 돈이 될거야.

 

교장선생님이 빼앗아도 미술부는 끊임없이 그림을 그려댔다. 동아리 방을 빼앗기면서도 '장소 같은 거 없어도 예술을 할 수 있다고 호기롭게 소리쳤으나 게릴라 활동처럼 되어버린 미술부 활동. 4월에 새로 부임한 교장이 학력고사 평균을 올리기 위해 미술부 교실을 뺏어 보충수업 전용 교실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며 불꽃을 쏘는 등 저항도 해보았지만 결국 학생들의 힘은 미미했다.

 

화가 나는 부분은 학생들을 향해 퍼붓는 교장이라는 작자의 말투였다.

 

"올해는 아무 실적도 없어. 그런 무능한 녀석들이 무슨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그래."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한 어린 싹들을 향해 교육자라는 양반은 '너희들은 루저야'는 식의 발언을 하고 있는 거였다. 조금 전에 끝난 1박2일의 선생님들과는 사뭇 교육관을 지닌 교장. 1박2일에서 크레이지 독 선생은 말했다. "나쁜 선생으로 기억되지만 않으면 되지요."독해보이고 소리지르고 엄격해 보이는 원칙주의자 미친개 선생은 학생전원의 이름을 1번부터 끝번까지 다 외우고 있었다. 이제 갓 20대 후반인 선생은 그렇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의외의 모습이라 도리어 감동이었던 것과 달리 [그들이 얌전히 있을 리 없다]  속 학교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래, 너희는 얌전히 있을 필요가 없겠다. 주인공들의 등을 마구마구 두드려주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야기전개 속에서.

 

결국 아이들은 교장을 상대로 도전장을 내던졌다. 학생 예술전에서 입상을 하는 것. 하지만 그 전에 싱글벙글 상가 셔터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시작한 쎄스코. 부원들과 함께. p152 모두 다 같이 한다는 건, 이렇게 굉장한 것이다. 나는 이 한 단어가 이 소설이 있게 한 중심문장이라는 생강이 들었다. 결국 이들은 낙선했다. 하지만 이들이 그린 셔터 그림이 유명세를 타면서 기자가 인터뷰를 오고 난감해진 교장은 '퇴출'을 입에 올리지도 못했다. 결국 이들이 승리했다.

 

이런 이야기. 이런 소설. 이런 드라마를 많이 봐와서인지 눈물이 날만큼 감동적이진 않았다. 하지만 읽는 내내 유쾌했고 통쾌했으며 종국에는 교장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서 기분이 상쾌해졌다. 아이들에게 "반항"이 아닌 "희망"을 가르치는 이야기라 마음 속까지 훈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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