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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KOREA 프란치스코 메시지
곽승룡 지음 / 하양인 / 2015년 2월
평점 :
2014년이 지난 2015년이다. 따라서 교황님의 방한은 지나간 과거일 뿐이지만 그가 남긴 메시지는 아주 높고 위대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지 그가 그 자리에 합당한 사람인지 헷갈릴때마다 둘 다일 것이라 믿고 지나곤 했는데 교황의 위치 역시 그러했다. 그 품성과 시선의
따사로움이 인간들을 향해 있고 세상을 향해 있기에 그의 짧은 방한은 기쁨이요, 아름다움의 시간으로 추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로부터 변화하여 '온 사회로' 그 긍정의 기운이 뻗칠 수만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 곳으로 변해갈 것인가. 그 거대한 흐름을
위해 교황은 여러 나라를 방문하여 하늘의 메시지를 전한는 듯 하다. 종교인이든 아니든 간에 교황의 방한은 무척이나 영광스러운 순간이었고 그의
방문일정이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한여름이었기에 더 의미가 깊었으리라 생각되어진다. 한 여름, 그 땡볕이 지난날의 우리네 고난과 맞닿아
기억되기를 기원하면서-.
성경 속 예수님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벌떼처럼 모여들었듯 교황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 미소와 지혜의 말씀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세계적인 종교지도자의 모습이 너무나 단촐해서 더욱더 숙연해졌고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과시욕에 찬 종교지도자들의
모습과도 비교되어져 진솔하게 우리네 두 눈에 담겼다.
P18 꾸미지 말고 있는 그대로 준비해 달라
고 요구했다던 교황은 면도기, 성무일도서, 메모수첩, 성녀 데레사 서적이 담긴 낡은 가방을 직접 들고 다니면서 '이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라고 말해 그 겸손에 고개 숙이게 만들었으며 고향 아르헨티나의 단골 구둣방에서 산 저렴하고 낡은 구두를 방한 내내 신고 다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특히 종교는 아기처럼 '좋다', '안 좋다'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가슴에 와 닿았다. 따뜻하게. 이렇듯 세상 모든 종교가
세상을 비추는 빛의 종교이기를 희망하면서.
P28 그게 정상이죠. 우리는 정상적인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가 방한했을 때 전국민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벌서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지만 어린 목숨들이 안타깝게 바다에 수장되었으며 많은 의문을 남긴
채 묻혀져 국민 모두의 가슴에 멍자국을 새겨두었다. 바로 '세월호' 사건이 있던 해가 바로 2014년이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립을
지키라는 몇몇 사람들의 조언도 뿌리치면서 가슴에 세월호 리본을 달고 다녔다고 했다. "인간의 고통에 관해서는 중립적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그저 좋아보이는 자리, 모두가 좋아하는 중립을 지킬 수도 있었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옳다는 일을 밀고 나가는 것이 꼭 (고)
김수환 추기경을 보는 듯 하여 눈시울이 잠시 붉어졌다. 이 페이지를 읽는 동안-.
기도가 없으면 모든 활동의 열매는 맺지 못하며 사회적 투신이 없는 기도, 마음을 매만지는 따뜻함이 없는 복음화는 있을 수 없다고 피력한
그의 말씀을 들으며 그동안 나는 내 마음 속에서 놓아버렸던 매듭 한 자락을 다시 엮어 묶게 되었다. 그 옛날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하나님은
없다며 기도를 멈추었다가 울면서 다시 시작했던 것처럼. 그동안 내가 잊고 있던 내 마음 속 기도를 되살리면서.
참회의 눈물과 반성의 시간. 내 스스로가 바로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이었음을 깨달으면서......! 가난과 청빈은 다른 삶일진데 그 차이조차
깨닫지 못할만큼 마음을 놓고 산 세월이 지난 3년이었다. 내겐. 2015년 새마음 새다짐을 하면서 하나 빼놓았던 그 자리에 나는 '기도'를
채워넣었다. 그가 남긴 큰 메시지인 '화해'를 내 스스로와의 화해로 열매맺게 하리라 마음 먹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