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te Cat - 못된 고양이와 사는 법
홍상민 글.그림, 김여름 그림 / 오름디앤피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아, 어쩔꼬야. 이 검은 고양이. 너무너무 매력이 강해서 도무질 책장이 덮어지질 않네.

 

친구에게 카톡으로 한탄 아닌 한탄을 늘어놓게 만든 건 [I hate cat]이라는 책 한 권 때문이었다. 세상 모든 고양이는 다 다르고 개성이 강하다지만 못된 고양이라니....왠지 나쁜 여자들이라는 단어처럼 솔깃해지기 시작했다. 이 제목-. 처음 듣는 순간.

저자의 여자친구가 디자인한 검은 고양이 '겨울이'는 참 못되 보인다. 그런데 왠지 궁디를 쓰다듬고 싶어지게 그려놨다. 악동의 모습이지만 개구지고 말 안듣게 생겼지만 쓰다듬어주고 싶고...세상 모든 고양이가 그렇겠지만 저자의 첫 고양이 '겨울'이는 더더욱 그런 모습이었다. 여자 친구 이름은 '여름', 함께 사는 고양이 이름은 '겨울'. 그럼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들은 '봄'과 '가을'이 되는 것일까?

 

고양이를 정말 싫어했다고 고백한 한 남자는 어느덧 1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유기농 고양이 사료를 쇼핑하고 고양이를 위해 넓고 긴 통로의 집으로 이사를 했고, 고양이 그림을 그리면서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생활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 페이지는 집사 페이지가 같은 상황에서 다른 페이지엔 고양이 '겨울이'의 생각이 교차로 걸리면서 때로는 심각하게, 때로는 배를 잡고 깔깔대면서 나 역시 100% 공감하며 보고 또 보고 했다. 아, 이 이야기들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도 되었으므로.

 

나이키 양말 수집광인 집사 형의 그 양말만 테러하는 말썽꾸러기 검은 고양이는 고양이 학교에 가서 물어댔다. 예전 조상냥이들도 양말을 갖고 놀았나요? 아니, 고대에는 털실과 가죽으로 된 양말이 있었고, 면양말은 16세기 지나서부터 판매되었어. 그래서 결론은 집사의 양말을 구하자가 아니라 나이키 양말을 모르는 불쌍한 조상들에 대한 애도와 묵념을...

 

이런 식이였다. 아주 유쾌하게 결론 맺어지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그들의 일상. 사랑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그 이야기들이 궁금한 집사들에게 나는 이 책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줄 작정이다. 고양이를 죽이는 것은 사형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행위로 규정했다는 이집트의 법이 현대에도 도래되길 강력하게 희망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드독의 제주일기
정우열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올드독 캐릭터의 미친듯한 팬도 아니었는데 나는 어느새 이 까칠한 남자의 제주 생활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저 참 귀엽다 싶을 정도의 개캐릭터가 작가가 기르는 개를 모델로 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실사 사진을 보면서 그 두 개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것은 인정한다. 소리와 풋코는 그만큼 매력적인 개들이니까.

 

슬프게도 소리는 지난 2014년 2월 제주에서 그 생을 마쳤다. 강아지 별로 돌아가 버린 것. 이젠 풋코 혼자 남아 주인과 함께 살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섬동거라이프는 흥미롭기만 하다. 대머리 유전자가 없는 집안에서 대머리가 되어 버린다면 자꾸 무언가를 공짜로 주려하는 섬친구 때문이라는 유쾌한 엄살로 시작되는 [올드독의 제주일기]는 제주를 한껏 담고 있다. 하지만 그 담긴 내용들이 외지인이 바라보는 제주의 삶이기 때문에 그 시선이 재미있기만 하다. 요런요런 좋은 곳들을 소개할께 하는 잠시잠깐 머물다갈 장소들을 골라주는 여행서도 아니요, 여기와서 살아라 권하는 귀촌서도 아니고, 나는 이렇게 좋은 곳에 살고 있다 여유롭게~라며 염장을 지르는 책도 아니기에 나는 이 책이 내게 딱 맞는 책이라 생각하며 구경했다. 아마 목적이 맞아서 더 재미나지 않았을까.

 

언젠가 한번은 살아보고 싶은 땅, 제주.

하지만 성격상, 라이프 스타일상 끝까지 살아낼 자신은 없기에 그저 인생의 한 토막을 보낼 그곳 제주에 대한 궁금증을 이 책 한 권으로 미리 경험해 본다 생각하고 뒤적이게 된 것이다. 닷새에 한 번 열려 '오일장'이라 이름 붙여진 제주의 오일장은 끝자리가 2와 7인 날에 열리고 주거공간에서 차로 한 시간 내에 갈 수 있는 해수욕장이 열 군데가 넘고, 해녀학교에 입학해 볼 수도 있다. 와우. 이토록 재미난 일을 도시에서는 왜 하지 못하는 것일까. 도시라서? 섬이 아니라서? 노노. 제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P44  제주도에 사니까 좋아요?

 

물론 나쁜 점도 많다고 말한다. 모기떼가 극성이고, 바람도 많이 불고 흙먼지가 집안으로 수시로 밀고 들어오며, 겨울 칼바람 속에 난방은 형편없으며 도시가스가 없는 곳, 제주. 그러면서도 난방비는 엄청 비싼데다가 그 싫어하는 벌레는 그득하다니.....특히 왕거미!!!윽.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줄 알았던 진드기떼를 만날 수도 있고 쓰레기를 태우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것으로도 모자라 곰팡이 천국인 섬, 제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은 살아보고 싶은 파라다이스가 바로 이곳이다. 그래서 올드독의 제주 일기가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지도록 '나 혼자 산다' 팀에 제보하도 해 봐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지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 KOREA 프란치스코 메시지
곽승룡 지음 / 하양인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년이 지난 2015년이다. 따라서 교황님의 방한은 지나간 과거일 뿐이지만 그가 남긴 메시지는 아주 높고 위대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지 그가 그 자리에 합당한 사람인지 헷갈릴때마다 둘 다일 것이라 믿고 지나곤 했는데 교황의 위치 역시 그러했다. 그 품성과 시선의 따사로움이 인간들을 향해 있고 세상을 향해 있기에 그의 짧은 방한은 기쁨이요, 아름다움의 시간으로 추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로부터 변화하여 '온 사회로' 그 긍정의 기운이 뻗칠 수만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 곳으로 변해갈 것인가. 그 거대한 흐름을 위해 교황은 여러 나라를 방문하여 하늘의 메시지를 전한는 듯 하다. 종교인이든 아니든 간에 교황의 방한은 무척이나 영광스러운 순간이었고 그의 방문일정이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한여름이었기에 더 의미가 깊었으리라 생각되어진다. 한 여름, 그 땡볕이 지난날의 우리네 고난과 맞닿아 기억되기를 기원하면서-.

 

성경 속 예수님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벌떼처럼 모여들었듯 교황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 미소와 지혜의 말씀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세계적인 종교지도자의 모습이 너무나 단촐해서 더욱더 숙연해졌고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과시욕에 찬 종교지도자들의 모습과도 비교되어져 진솔하게 우리네 두 눈에 담겼다.

 

P18 꾸미지 말고 있는 그대로 준비해 달라

 

고 요구했다던 교황은 면도기, 성무일도서, 메모수첩, 성녀 데레사 서적이 담긴 낡은 가방을 직접 들고 다니면서 '이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라고 말해 그 겸손에 고개 숙이게 만들었으며 고향 아르헨티나의 단골 구둣방에서 산 저렴하고 낡은 구두를 방한 내내 신고 다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특히 종교는 아기처럼 '좋다', '안 좋다'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가슴에 와 닿았다. 따뜻하게. 이렇듯 세상 모든 종교가 세상을 비추는 빛의 종교이기를 희망하면서.

 

P28  그게 정상이죠. 우리는 정상적인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가 방한했을 때 전국민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벌서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지만 어린 목숨들이 안타깝게 바다에 수장되었으며 많은 의문을 남긴 채 묻혀져 국민 모두의 가슴에 멍자국을 새겨두었다. 바로 '세월호' 사건이 있던 해가 바로 2014년이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립을 지키라는 몇몇 사람들의 조언도 뿌리치면서 가슴에 세월호 리본을 달고 다녔다고 했다. "인간의 고통에 관해서는 중립적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그저 좋아보이는 자리, 모두가 좋아하는 중립을 지킬 수도 있었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옳다는 일을 밀고 나가는 것이 꼭 (고) 김수환 추기경을 보는 듯 하여 눈시울이 잠시 붉어졌다. 이 페이지를 읽는 동안-.

 

기도가 없으면 모든 활동의 열매는 맺지 못하며 사회적 투신이 없는 기도, 마음을 매만지는 따뜻함이 없는 복음화는 있을 수 없다고 피력한 그의 말씀을 들으며 그동안 나는 내 마음 속에서 놓아버렸던 매듭 한 자락을 다시 엮어 묶게 되었다. 그 옛날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하나님은 없다며 기도를 멈추었다가 울면서 다시 시작했던 것처럼. 그동안 내가 잊고 있던 내 마음 속 기도를 되살리면서.

 

참회의 눈물과 반성의 시간. 내 스스로가 바로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이었음을 깨달으면서......! 가난과 청빈은 다른 삶일진데 그 차이조차 깨닫지 못할만큼 마음을 놓고 산 세월이 지난 3년이었다. 내겐. 2015년 새마음 새다짐을 하면서 하나 빼놓았던 그 자리에 나는 '기도'를 채워넣었다. 그가 남긴 큰 메시지인 '화해'를 내 스스로와의 화해로 열매맺게 하리라 마음 먹으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낭만 고양이, 인간 세상을 탐닉하다
최동인 글.구성, 정혜진 그림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인간 두 명, 고양이 네마리와 살고 있다는 칠렐레~팔렐레~달커피 한 잔.

닉네임도 참 특이하다 칠렐레팔렐레(정혜진), 달커피 한 잔(최동인)이라니.

담벼락 위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며 하루를 보내는 얼룩 냥이 한 마리의 삽화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새끼일때 귀엽다고 키우다가 누가 내다버린 길냥이 '단지'의 이야기로 출발한다.

 

p29  고양이는 원래 야생동물이잖아. 그래서 길에서도 잘 사는 거 아냐?

       답답한 집보다는 자유롭게 사는 게 아무래도 낫겠지. 그게 고양이도 원하는 삶일거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제일 싫어하는데 단지의 집사도 그런 류의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들의 특징은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다닌다는 거다. 참으로 이중적이게도.

 

그렇게 개고생을 하며 돌아다니던 단지는 사람 '바다'를 만나 또 다시 집냥이가 되었지만 이렇게 버려지는 고양이들이 많기에 [낭만고양이, 인간 세상을 탐닉하다] 의 그 시작점은 고양이를 반려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간 원하던 이야기가 실린 것이라 참으로 반갑게 다가온다. 요즘에도 이런 집이 있을까? 싶지만 어린 시절에는 꽤나 많이 보아왔던 담벼락에 박힌 유리조각들. 노란 길냥이 어슬렁씨와 단지에게도 그 유리 조각들은 담을 건너다니는데 방해물이었는데 어린 시절 나는 것두 모르고  "이야~~ 이쁘다"라고만 감탄했었다. 담 좀 걸어다니면 어떻다고 어른들은 그렇게 밟으면 다칠 유리를 박아놓았던 것일까. 야속하게도. 물론 일부 가정에서는 도둑예방차원에서 심었다 할 수도 있겠으나 신발 신은 도둑들에겐 그 유리조각은 별로 치명적이지 않았을게야.

 

외에도 춘향이의 반려묘가 될뻔했으나 로드킬 당했던 몽룡이, 고양이를 싫어하지만 다친 아내를 대신해 밥을 주는 할아버지네 길냥이들, 포토그래퍼 진우가 길에서 구한 샴냥이 등등 쓸쓸하고 혼자인 듯한 인간의 그 순간에 고양이가 찾아왔다. 그 작은 발로 건네는 위로가 너무 따뜻해 이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이 훈훈하게 덮여졌더랬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올 봄을 보내고 싶다면 이 이야기가 적합하지 싶다. 오늘도 길냥이들은 인간들의 이기심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을 보며 위로를 건넬 순간들을 포착하고 있을테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청춘 도쿄
수리 지음 / 무한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갑자기 도쿄 나들이를 떠나고 싶어서도 아니요, 무언가 쇼핑거리가 있어서도 아닌 주르륵 넘긴 한 페이지 속 문장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보기로 맘 먹었더랬다. 딱 내맘 같았던 그 문장.

 

p233 세상 상다보면 별 희안한 사람, 별 희안한 일을 겪게 된다

 

는 그 말. 딱 지금의 내게 걸맞는 말이 바로 이말이니까. 세상을 오래 산 것도 아닌데 별 희안한 사람, 별 희안한 일을 겪고 있는 지금 나는 이 책 한 권으로 이성을 되찾을 시간을 벌면서 조용히 이 모든 순간이 순리대로 풀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살다보면 모든 걸 내려놓는 것이 하나라도 더 들고 있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더 쉬워 보일 때가 있다는데 깔짝깔짝대는 상대의 마음이 미워, 이 원망의 마음을 내려놓기 참 힘들다. 그 외 다른 욕심들이야 이보다 더 내려놓을 수 없을만큼 다 내려놓은 상태고.

 

우동 한 그릇이 전한 감동처럼 일본인은 이런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감동스토리로 만드는 재주가 있나보다. 일본 긴자의 값비싼 보석상에서 부모가 없는 한 유치원생 아이가 언니를 위해 저금통을 털어 목걸이를 산 이야기. '가진 것을 전부 준 마음'과 '목걸이를 교환했다는 보석 가게 사장의 이야기는 뒤집어보면 일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세상에 저럴수가'라는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이리다. 여기저기 저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웃들이 널려 있다면 굳이 그 일이 감동으로 다가올리 없을테니까.

 

[안녀? 청춘도쿄]는 여행서적이 아니다. 특이하게도 '하이쿠'를 소개하며 멋드러진 도쿄의 일상들이 사진으로 함께 곁들여져 있다. 주석을 읽으면 오히려 혼란을 야기시키고 만다는 하이쿠 속에는 일본인들의 축소지향적인 삶이 함축되어 있어 그 짧은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 전반을 이해해야 된다고 한다. 왕과 신하, 귀신들이 난무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속에서나 들어봤을 법한 그 하이쿠를 현재 일본의 일상과 함께 곁들여서 구경하는 재미도 남달랐다. 사실-.

 

다 살고나면 인생이라는 것도 별것 없을지도 모르는데, 주어진 오늘이 슬퍼서 힘들어서 괴로워서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먼저 나 자신을 괴롭히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지. 그런 생각이 이 책을 보는 내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태어날 때는 내가 울고 죽을 때는 사람들이 운다고 했던가. 정말 인생은 별 것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최대한 단순하게 살아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