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고양이, 인간 세상을 탐닉하다
최동인 글.구성, 정혜진 그림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인간 두 명, 고양이 네마리와 살고 있다는 칠렐레~팔렐레~달커피 한 잔.

닉네임도 참 특이하다 칠렐레팔렐레(정혜진), 달커피 한 잔(최동인)이라니.

담벼락 위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며 하루를 보내는 얼룩 냥이 한 마리의 삽화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새끼일때 귀엽다고 키우다가 누가 내다버린 길냥이 '단지'의 이야기로 출발한다.

 

p29  고양이는 원래 야생동물이잖아. 그래서 길에서도 잘 사는 거 아냐?

       답답한 집보다는 자유롭게 사는 게 아무래도 낫겠지. 그게 고양이도 원하는 삶일거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제일 싫어하는데 단지의 집사도 그런 류의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들의 특징은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다닌다는 거다. 참으로 이중적이게도.

 

그렇게 개고생을 하며 돌아다니던 단지는 사람 '바다'를 만나 또 다시 집냥이가 되었지만 이렇게 버려지는 고양이들이 많기에 [낭만고양이, 인간 세상을 탐닉하다] 의 그 시작점은 고양이를 반려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간 원하던 이야기가 실린 것이라 참으로 반갑게 다가온다. 요즘에도 이런 집이 있을까? 싶지만 어린 시절에는 꽤나 많이 보아왔던 담벼락에 박힌 유리조각들. 노란 길냥이 어슬렁씨와 단지에게도 그 유리 조각들은 담을 건너다니는데 방해물이었는데 어린 시절 나는 것두 모르고  "이야~~ 이쁘다"라고만 감탄했었다. 담 좀 걸어다니면 어떻다고 어른들은 그렇게 밟으면 다칠 유리를 박아놓았던 것일까. 야속하게도. 물론 일부 가정에서는 도둑예방차원에서 심었다 할 수도 있겠으나 신발 신은 도둑들에겐 그 유리조각은 별로 치명적이지 않았을게야.

 

외에도 춘향이의 반려묘가 될뻔했으나 로드킬 당했던 몽룡이, 고양이를 싫어하지만 다친 아내를 대신해 밥을 주는 할아버지네 길냥이들, 포토그래퍼 진우가 길에서 구한 샴냥이 등등 쓸쓸하고 혼자인 듯한 인간의 그 순간에 고양이가 찾아왔다. 그 작은 발로 건네는 위로가 너무 따뜻해 이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이 훈훈하게 덮여졌더랬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올 봄을 보내고 싶다면 이 이야기가 적합하지 싶다. 오늘도 길냥이들은 인간들의 이기심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을 보며 위로를 건넬 순간들을 포착하고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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