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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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역사 둘 다를 대중성에 접목시킨 그 놀라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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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알던 여자들 다크 시크릿 2
미카엘 요르트.한스 로센펠트 지음, 박병화 옮김 / 가치창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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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만 죽이는 연쇄살인범의 심리상태는 과연 어떤 것일까? 힘이 없어 손쉽게 죽일 수 있기 때문에? 아니면 여자에 대한 원한관계 때문에? 성차별적? 그냥? 어떤 이유가 되었건 간에 범죄 스릴러 작품들 속에서 가장 손쉽게 당하는 쪽은 언제나 여자였다. 20대부터 50대까지. [그가 알던 여자들]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 여자가 죽었다. 그리고 연이어 다른 여자들의 죽음이 표면화 되었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특별살인사건 전담반'이 투입되는데 그 곳에 과거 뛰어난 범죄심리학자였던 세바스찬 베르크만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과거의 명성은 옛 것일뿐. 현재의 그는 찌질하기 짝이 없다. 섹스 중독에 사회 부적응자인 것으로도 모자라 그 존재조차 몰랐던 딸을 스토킹하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 그런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줄 사건이 하필이면 연쇄살인사건이라니....누군가의 죽음이 누군가의 새 인생을 위한 발판이 되는 것이 세상이라는 점이 씁쓸하긴 했지만 크라임 소설의 팬이라면 이조차도 가려서는 안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어차피 정의로운 것과는 거리가 먼 곳이므로.

 

한 사람에게 하나의 달란트가 내려진다는 것은 거짓 명제임이 드러난지 오래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공동저자인 '미카엘 요르트'는 프로듀서이자 연출가이며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고 '한스 로센펠트'조차 라디오와 TV의 인기 진행자이면서 시나리오 작가로 그 명성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빠르고 부지런하게 행동하고 머리 굴리는 이 두 사람이 만들어낸 '세바스찬 베르크만'이라는 인물이 연쇄살인범 '힌데'를 맞아 그 범죄들이 모방범인지 사주된 범죄인지 밝히기 위한 두뇌플레이가 벌어지고 이 격전의 장이 종이 위에 쓰여지면서 독자들의 열광수치는 높아질 수 밖에 없게 된다. 과거 한니발과 여 수사관의 대결이 주목받았던 것처럼. 재미는 그렇게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있다. 이 소설에서도.

 

P 232  나는 희생자 전부와 섹스를 했어요

 

연쇄살인범 힌데는 세바스찬의 손으로 잡아넣어 14년째 감옥안에서 복역중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의 수법과 똑같은 범죄가 감옥 밖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세바스찬과 관계있는 여자들만 주르륵 엮어서. 그 전날 밤을 함께 보낸 여자까지 시체로 발견되자 세바르찬은 희생자의 연결고리이자 용의자로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꽤 두툼했던 이야기는 전작들과 교차되면서 그 재미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전작들을 보지 못했다고 해서 이야기에 몰입되는 것이 방해되지는 않았다. 다만 그 원한이나 끝이 상상하던 쪽으로 마무리가 되면서 살짝 실망감이 드는 독자라면 그 결말보다는 몰아가는 과정에 의미를 두고 읽어가면 좋겠다는 팁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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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 진화를 꿈꾸는 대한민국 최고 크리에이터 4인방의 이야기 CJ Creative Forum 2 2
나영석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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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관, 김용범, 이명한, 나영석... 그들의 이름만 들어도 그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떠올려질만큼 그들은 유명한 스타 PD들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유명해진 것일까. <꽃보다...>시리즈, <응답하라...>시리즈, <슈퍼스타 K>,<MAMA>...그들은 본디 프로그램 뒤에서 묵묵히 방송을 만들어 오던 사람들이었다. 그랬던 그들의 얼굴이 대중에게 알려지고 이름이 유명세를 타면서 그 프로그램의 인기만큼이나 그들의 인기도 상종가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을 보며 꿈을 키우는 청소년들이 늘어났고 그들의 이름이 브랜드 네이밍이 되어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보증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이 네 명 중에서 가장 관심있었던 pd는 tvN 본부장 이명한 PD였고 가장 재미있으리라 여겨졌던 사람은 나영석 PD였다. 둘 다 <1박 2일>출신이었는데 그 사령탑이던 이명한 PD가 PD를 그만두려던 나영석 PD의 원석같은 재능을 알아보았노라고 고백했던 글을 어디에서인가 읽고 그 사람보는 눈이 대체 어디에서 기인되었던 것인지 궁금했더랬다.

 

사람을 꽤 많이 만나왔고 사람을 초이스하는 자리에서 근무하며 왠만큼 사람볼 줄 안다고 자만하고 있던 내게 최근 몇년 간의 일들은 좌절 그 자체였고 사람을 보는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며 나의 자만을 반성하고 있던 때였다. 그래서인지 사람을 잘 보는 사람, 곁에 사람이 잘 모이는 사람들의 공통 매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그들을 관찰하고 바라보고 있던 때여서 내게 [대세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속 이명한 PD는 관심 속 사람 중 하나일 수 밖에 없었다.

 

 

인생은 한순간의 성패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느 한 가지에 올인 할 필요는 없다( 나영석 PD)

 

 

조금만 잘못해도 인생 모두가 잘못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완벽주의 때문에 오히려 예민하게 보낼 수 밖에 없었던 10대, 뭐든 잘해내야만 하고 칭찬받아야만 직성이 풀렸던 20대에 나는 나 스스로를 얼마나 괴롭혀왔던가 를 생각하면 마냥 열심히 살았노라고 칭찬할 수만은 없다. 그 시절의 나를-. 30대가 되어서 인생은 내게 천천히 가라고 그 틈을 만들어주기 시작했고 예전과 다른 나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며 내가 아닌 너와 우리를 둘러볼 시간을 허락했다. 그래서 그때 그 순간 내가 먹었던 마음들이 얼마나 좁은 우물 같은 것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절대 인생은 그 한순간의 성공이나 실패로 인해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었으며 한 가지 실패의 방법과 마주했다고해서 성공의 방법을 찾지 못하리라는 의심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제는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이 나이가 되어 읽는 이 4명 스타PD들의 어제의 이야기는 좀 더 여유롭게 읽혔으며 추진력이나 성공담이 아닌 가능성과 크리에이티브적인 면모로 소화 흡수되어 읽혔다. 더 좋은 것. 나이는 내게 더 좋은 것들을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 각자의 생각들은 다양했다, 오히려 똑같은 사람들이 아니어서 그 다양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을 정도였다. 성격도 가지각색이었으면 오타쿠적인 성향의 PD가 있는가 하면 자신감보다는 성실과 뚝심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PD도 있다. 크리에이티브하다는 의미가 모두 노홍철처럼 매사가 즐겁게, 번개맞듯 번쩍하고 뭔가를 만들어내야하는 것이 아님을 증명해주는 것 같아 한결 안심이 된다. 성실함 속에서 솟아나는 크리에이티브적인 생각도 있었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속에서 표출되는 그것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광고인이나 사업가 혹은 연예인들이 내는 출판하는 책들과는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가르치던 학생 중에 꿈이 PD인 아이가 있었다. 경험이 중요하지 성적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오랜시간 그 아이와 상담을 진행했었는데 꿈대로 PD가 되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그 아이가 어디에선가 이 책을 읽고 다른 시선을 가져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순간의 성실함도 분명 필요하다고. 크리에이티브적인 발상도 기본의 틀이 갖추어진 속에서 가능한 것이지 기본을 무시한 크리에이티브는 절대 정답이 될 수 없음을 지금에라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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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환승역입니다 - 매일 여행하는 여자 정세영의 오늘
정세영 지음 / 프리뷰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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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300여명이 넘는 승객들을 만나고 있다는 DMZ트레인의 승무원 정세영씨. 하늘로 출근하는 비행기 승무원과 달리 열차승무원과는 여행 중 별로 마주친 기억이 없어서인지 그들의 유니폼, 서비스, 말투가 전혀 떠올려지지 않았다. 스튜어디스들이 '하늘로 출근한다'면  열차승무원들은 '매일 여행하는 여자'들이라는 그 표현이 너무 좋아 멀미가 심하지 않았다면 이 직업 괜찮겠는데....라는 마음이 들었다.

 

p150   이전과는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해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20대 초반 전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했으나 7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단국대 중국어과에 편입 열심히 공부했던 그녀응 스물 아홉이라는 적당한 나이에 중국으로 훌쩍 떠났다가 돌아왔다. 서른에 관광열차 승무원에 도전한 그녀가 전하길 '나는 추가합격 인생이에요'했는데 털어놓는 지난날을 보면 유난히 후보였던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여행길에 오르고 있는 그녀는 그 누군의 후보도 아닌 1등 인생을 살고 있으며 직업을 십분 발휘해 감성 여행작가이자 스토리텔러로 살아가고 있다.

 

그녀를 보니 한 개그맨이 떠올려졌다. 이제는 대한민국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그 이름. '달인 김병만'. 개그맨인데 웃기는 것도 약하고 수줍음도 심해서 그저 성실하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기만 했다는 그는 성공의 시간은 오래걸렸으나 결코 그를 우리는 2인자라 부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저자 정세영의 삶 역시 들여다보면 2인자의 삶은 아니었다.

 

P159  나는 매일 놀듯이 일을 한다

 

언제나 선택에 주저함이 없었고 선택 이후에는 성실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다. DMZ트레인에 발령 받아서는 나이는 제일 많았지만 기수로는 제일 막내로 들어가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놀고 수다떨고 승객들과 여행간다는 기분으로 근무하고 있단다. 그래서인지 유독 즐거운 팁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 가령 여름과 겨울방학 시즌 '내일로' 티켓을 끊고 기차 여행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내일러'라고 부른다고 한다. 고맙게도 해외여행이 아닌 우리 나라의 아름다운 관광지를 보고자 티켓팅을 한 사람들이라는 거다. 일반 열차보다 운임이 비싼 관광열차가 내일러들에게는 50퍼센트나 할인을 적용해 주어 요즘의 내일러들은 가이드북까지 챙겨가며 여행다닌다고.

 

이렇게 즐겁게 일하니 고객들의 칭찬이 줄을 잇는 것은 당연지사. 꼬마 손님의 손그림 엽서에도 함박 웃음 지을 수 있는 그녀의 일터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우리 모두 정해진 일터만을 고집하며 책상에 앉아 일할 필요가 있을까. 적성에 안맞을지도 모르고 함께 일하는 사람과 맞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는데..타인의 시선이 신경쓰여 그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다면 나는 그들의 등을 두드려 [서른, 환승역입니다]를 들려주고 싶다. 한번 읽어나 보라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뀔거라고!

 

그녀는 지각인생을 살고 있노라고 고백했다. 남들과 다른 시간대를 살아왔으니 그리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 역시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는 그래도 우리는 참 행복하지 않았냐고? 묻고 싶어진다. 그녀에게-. 그리고 나에게-.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다는 그녀. 언젠가는 나도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는 그녀의 승객이 되어 그녀의 미소를 경험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때까지 오래오래 그녀가 관광열차 승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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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작업 노트 - 데이비드 두쉬민의 창작을 위한 조언 사진가의 작업 노트 1
데이비드 두쉬민 지음, 홍성희 옮김 / 정보문화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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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관한한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마치 갤러리에서 그림을 감상하듯 바라보았다. '감정'이 주제가 되었다는 베니스의 사진들은 빛과 색감이 눈에 확 들어찬 사진이었고 그 찍는 과정들이 어떠했는지 컷당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어 사진촬영을 막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분명 꿀팁이 되어줄 듯 싶었다. 이 참에 사진이나 정식으로 배워볼까? 라는 마음이 들만큼 괜찮았던 컷들이었으나 정작 데이비드 두쉬민은 베니스라는 도시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화가가 습작의 여행을 떠나듯 사진작가도 창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듯 했다. 세 권의 책을 출판 후 허무한 마음에 떠났다는 아이슬란드에서 그가 찍은 사진들을 소개하며 밝힌 것처럼. 베니스와 달리 이 사진들은 구도와 배경이 먼저 보이는데 왠지 모를 쓸쓸함이 덧대어져 있어 감상하는 내내 숙연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만들기도 했다. 눈을 감고 있으면 저 사진 너머에 히스클리프(폭풍의 언덕)가 서 있을 것만 같은 적막함. 나는 그의 사진에서 비워진 한 켠에 자꾸만 상상되는 단 한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반면 케냐의 사진들은 흑백으로 가려진 사진에서조차 그들의 미소를 덮을 순 없었는데, 자선단체인 BOMA프로젝트 팀과 함께 했다는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야생의 땅 케냐에서 삶을 찍어내는 일이었다. 그는 말했다. 인물 사진은 예측이 불가능하여 가르치기 어려운 분야라고. 클로즈업된 사진들이 왜 이토록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는가 했더니 이유는 스토리가 담겨 있어서 였다. 어떻게 찍을까는 기술적인 문제이지만 그 표정을 담아내는 일은 감성적인 문제다. 그래서 노련한 사진가는 찰나의 순간을 영원의 기록으로 바꾸어 놓는다.

 

P54  우리는 각자 다른 시간에 다른 이유로 사진을 촬영한다 '개인적인 순간'과 '경험의 기록'으로

 

아무리 천재적인 사진가도 한 번에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결정적인 순간'을 얻기 위한 비법은 결국 과정에 있었다. 몇장을 찍을지 정해놓고 찍은 촬영 속에서도 그냥 셔터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는 한 프레임 안에 수많은 계산의 요소와 감상적 포인트의 구도를 잡아두고 신중히 누른다. 전문가와 취미가의 차이는 여기에서부터 다르다.

 

참 많은 사진을 구경한 것 같은데 다 보고나니 고작 30장의 사진 시리즈였다. 베니스, 아이슬란드, 케냐, 남극에서 촬영된 사진은 앞서 말한 것처럼 각각 다른 전시회에 가서 다른 화가의 그림을 구경하고 나온 느낌을 주었다. 그의 말처럼 사진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장비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야하는 것 또한 전문가로서 갖추어야할 테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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