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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 진화를 꿈꾸는 대한민국 최고 크리에이터 4인방의 이야기 ㅣ CJ Creative Forum 2 2
나영석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신형관, 김용범, 이명한, 나영석... 그들의 이름만 들어도 그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떠올려질만큼 그들은 유명한 스타 PD들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유명해진 것일까. <꽃보다...>시리즈, <응답하라...>시리즈, <슈퍼스타
K>,<MAMA>...그들은 본디 프로그램 뒤에서 묵묵히 방송을 만들어 오던 사람들이었다. 그랬던 그들의 얼굴이 대중에게
알려지고 이름이 유명세를 타면서 그 프로그램의 인기만큼이나 그들의 인기도 상종가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을 보며 꿈을 키우는 청소년들이 늘어났고
그들의 이름이 브랜드 네이밍이 되어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보증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이 네 명 중에서 가장 관심있었던 pd는 tvN 본부장 이명한 PD였고 가장 재미있으리라 여겨졌던 사람은 나영석 PD였다. 둘 다
<1박 2일>출신이었는데 그 사령탑이던 이명한 PD가 PD를 그만두려던 나영석 PD의 원석같은 재능을 알아보았노라고 고백했던 글을
어디에서인가 읽고 그 사람보는 눈이 대체 어디에서 기인되었던 것인지 궁금했더랬다.
사람을 꽤 많이 만나왔고 사람을 초이스하는 자리에서 근무하며 왠만큼 사람볼 줄 안다고 자만하고 있던 내게 최근 몇년 간의 일들은 좌절 그
자체였고 사람을 보는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며 나의 자만을 반성하고 있던 때였다. 그래서인지 사람을 잘 보는 사람, 곁에
사람이 잘 모이는 사람들의 공통 매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그들을 관찰하고 바라보고 있던 때여서 내게 [대세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속 이명한
PD는 관심 속 사람 중 하나일 수 밖에 없었다.
인생은 한순간의 성패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느 한 가지에 올인 할 필요는 없다( 나영석
PD)
조금만 잘못해도 인생 모두가 잘못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완벽주의 때문에 오히려 예민하게 보낼 수 밖에 없었던
10대, 뭐든 잘해내야만 하고 칭찬받아야만 직성이 풀렸던 20대에 나는 나 스스로를 얼마나 괴롭혀왔던가 를 생각하면 마냥 열심히 살았노라고
칭찬할 수만은 없다. 그 시절의 나를-. 30대가 되어서 인생은 내게 천천히 가라고 그 틈을 만들어주기 시작했고 예전과 다른 나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며 내가 아닌 너와 우리를 둘러볼 시간을 허락했다. 그래서 그때 그 순간 내가 먹었던 마음들이 얼마나 좁은 우물 같은 것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절대 인생은 그 한순간의 성공이나 실패로 인해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었으며 한 가지 실패의 방법과 마주했다고해서 성공의
방법을 찾지 못하리라는 의심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제는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이 나이가 되어 읽는 이 4명 스타PD들의 어제의
이야기는 좀 더 여유롭게 읽혔으며 추진력이나 성공담이 아닌 가능성과 크리에이티브적인 면모로 소화 흡수되어 읽혔다. 더 좋은 것. 나이는 내게 더
좋은 것들을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 각자의 생각들은 다양했다, 오히려 똑같은 사람들이 아니어서 그 다양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을 정도였다. 성격도 가지각색이었으면
오타쿠적인 성향의 PD가 있는가 하면 자신감보다는 성실과 뚝심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PD도 있다. 크리에이티브하다는 의미가 모두
노홍철처럼 매사가 즐겁게, 번개맞듯 번쩍하고 뭔가를 만들어내야하는 것이 아님을 증명해주는 것 같아 한결 안심이 된다. 성실함 속에서 솟아나는
크리에이티브적인 생각도 있었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속에서 표출되는 그것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광고인이나 사업가 혹은
연예인들이 내는 출판하는 책들과는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가르치던 학생 중에 꿈이 PD인 아이가 있었다. 경험이 중요하지 성적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오랜시간 그 아이와
상담을 진행했었는데 꿈대로 PD가 되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그 아이가 어디에선가 이 책을 읽고 다른 시선을 가져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순간의 성실함도 분명 필요하다고. 크리에이티브적인 발상도 기본의 틀이 갖추어진 속에서 가능한
것이지 기본을 무시한 크리에이티브는 절대 정답이 될 수 없음을 지금에라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