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좋아하지만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 - 적게 소유하고 가볍게 사는 법
혼다 사오리 지음, 박재현 옮김 / 심플라이프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방에 맞춰 생활하지 않고
방을 자신의 생활에 맞추는 것
P33

 

 

 

최근 이사한 K의 집에 다녀왔다. 정식 집들이 전 깜짝 방문으로 집구경만 잠시 하다 나왔는데, 깔끔하면서도 트렌디하게 꾸며진 집을 보면서 그녀의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방은 그 사람을 보여주는 거울이므로.

집에 돌아와서 쌓인 책, a4, 덕지덕지 붙여진 메모지들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작업실과 방의 구별이 모호한 상태인 현재를 반성하면서. 다시 작업실을 두어야할까? 고민될 정도로 미니멀함과 거리가 멀어진 방이 되어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언제부터 방에 맞춰 생활하고 있었던 것일까. 물론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여실히 드러나는 방이긴 했지만 좀 더 미니멀해질 필요가 있었다. 나는.

 일본 최고의 정리수납 컨설턴트인 혼다 사오리의 팁을 살펴보기 위해 펼쳐든 <물건은 좋아하지만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는 제목부터 내 마음과 똑닮은 책이었다. 쇼핑도 좋아하고 예쁜 소품들도 좋아하지만 심플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 또한 함께 가지고 있어 언제나 마음은 갈등의 연속이었다. 그녀 또한 그런 사람이었나보다. 비슷하지만 적게 소유하고 가볍게 사는 법을 터득한 그녀의 삶은 정말 잘 정리되어 있었다. 놀라운 점은 비단 자신의 삶만 잘 정리 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정리수납 컨설팅 서비스로 한해 200채가 넘는 집을 방문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수납법을 따라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므로.

살다 보면 쓰는 물건도 바뀌게 마련이다 p26

 

잘 버리지 못했던 습관을 떨치고 적당히 버리고 적당히 소유하고 살고 있는 나조차도 '일단 넣어두고 나중에 정리해야지','혹시 필요하게 될지도...'라는 마음으로 보관하고 있는 물건들이 있다. 비슷한 사람들에게 혼다 사오리는 ""모르는 상태로 방치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 라벨링을 하고 보이는 수납을 통해 불필요한 물건들을 자연스레 정리할 수 있음을 알려주면서.

또 아무리 정리가 잘 되어 있다고 해도 너무 많은 수납은 혼잡함을 불러 일으켜 생활 동선에 방해를 초래함을 충고하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은 '수납과 생활'에도 필요한 덕목이었던 것이다. 깜짝 놀랄 부분은 자신이 소유한 물품들을 적나라하게 펼쳐보였을 때였는데, 수건이 부족해 3장 더 구매했던 싱글인 나와 단 4장의 목욕타월로 생활하고 있는 부부의 삶이 비교되면서 부끄러워졌다. 순간!! 단촐한만큼 유지를 위해 부지런하게 움직여야하니 게으를 틈도 없어 보이고.

 

 

필요해서 산 물건은 구입한 사람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주어야 한다 p5

 

그녀의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소유한 물품들 또한 절대 과하지 않았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소비량을 고려해 신중학 선택한 물건들이어서 데일리 사랑을 쏟고 있는 듯 했다. 소비가 한정되어 있다면 좋은 물건을 고르는 센스는 당연히 키워질테고 이는 안목으로 이어져 자연스레 스타일로 완성되어 지는 듯 했다. 라이프 스타일이 멋진 건 남다르고 화려해서가 아니라 물건이 빈 자리를 행복한 만족감으로 채워나가고 있는 그들의 삶이 가득차 있어서였다.



당장 물건에 대한 욕심을 버리긴 힘들다. 하지만 지금이 가장 적당한 때가 아닐까.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과 내 삶을 홀가분하게 나눗셈해 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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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동화는 이렇게 탄생했다 - 로알드 달의 인생과 창작 이야기
마이클 로젠 지음, 퀀틴 블레이크 그림, 박유안 옮김 / 살림Friends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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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작가 로알드 달의 이름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에세이나 인물서적으로 접한 적은 없었다. <세계 최고의 동화는 이렇게 탄생했다>라는 책 제목만 보고 작법에 관한 이야기려니...했더니 책은 작가 로알드 달의 인생 전반에 걸친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었다.

 

단 두 개의 이야기로만 알고 있던 작가와 관련된 세 번째 책은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그가 살아온 이야기'였다. 공교롭게도 그렇게 되어 버렸다. 하룻밤 새에 유명해진 사람은 있어도 하룻밤 새에 작가가 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에서도 언급된 바 있듯이. 그 꿈이 언제부터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글쓰는 연습을 해 왔던 그는 예상과 달리 한 우물을 판 유형은 아니었다. '사업가','전투기 조종사','스파이','화장실 변기 덥히기','작가'의 직업을 차례차례 걸치며 살았다고 한다. 대사관 부 공군무관이었던 경험으로 <007 두 번 산다>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니 작가의 경험들은 절대 허투루 쓰이는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화장실 변기 덥히기???라니....직업에 소개되어 있지만 이는 일이기 보다는 학창시절에 있었던 에피소드 정도가 아닐까.

 

<그렘린>이 그의 작품일 줄 몰랐는데 책이 아닌 영화로 보았던 그렘린에 원작이 있었을 줄이야!!

 

74세로 타계할 때까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노작가의 작품들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서 도서관에서는 그가 직접 소으로 쓴 기록물들도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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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끼라도 여기에서
한가람.박돼지 지음 / 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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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인가 TV에서 먹는 프로그램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요리 전문가들이 나와서 요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다였다면 요즘엔 '맛집','맛대결','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남이 먹는 것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세상이 온 것인가! 왜 그 모습을 보기 위해 tv 앞에 앉아 있었던 것인지 의문이 남았는데 이 책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먹는 것이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삼시세끼>에 이어 <윤식당>까지...하루 세끼, 대수롭지 않아 보이던 일상이 대단해보이기 시작했다. 잘 챙겨먹고 싶어졌고 건강한 밥상을 꿈꾸게 되었다. 소소한 일상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룻동안 세 끼를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섯끼를 먹는 사람도 있고, 한 끼만 겨우 챙겨 먹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다이어트 중이라고 이틀에 한 번 꼴로 먹는다는 사람도 있고.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참 다르다. 먹고 사는 것부터가. 우리들은.

 

 

혼자 / 둘이서 / 셋이상일 때 / 사람 수 상관없이 갈 수 있는 곳을 그 특징과 가격, 영업시간, 위치, 전화번호, 주차가능 여부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알려주는 책이 <단 한끼라도 여기서>다. 친한 친구에게 '이럴 때 어디가면 졸아?'라고 물어보듯 책을 펼치면 가감없이 알려주어 편하다. 물론 거의 대부분이 서울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은 참 아쉽다. 하지만 없는 것을 살짝 빼고 좋은 점만 적은 것이 아니라서 신뢰감이 들고, 비싸고 근사한 요리, 코스 만 알려주지 않아 편하다. 단팥빵 하나부터 베지테리언 메뉴가 구비된 곳, 콜키지가 가능한 식당까지 골고루 선별되어져 있는 점도 특색이라고 하겠다.

 

 

그 중 <도깨비 커피집>이라는 곳이 눈에 띄였는데, 그날그날 영업시간도 확인해야 하고 별다른 간판도 없는 곳이라고 했다. 정말 도깨비 같은 곳이 아닐 수 없었다. 달달하다는 '얼음 커피 우유'맛도 참 궁금하고. 문자로 영업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는 독특한 곳 도깨비 커피집. 이런 특이한 곳을 좋아하는 내겐 '취향저격'인 곳이라 시간 내어 꼭 한 번 찾아가 보고 싶다. 여행삼아~

 

 

중간중간 에세이처럼 읽을 수 있는 추억담 한토막 덕분에 읽는 내내 심심하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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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닐리오의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
꼬닐리오 글.그림 / 예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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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설레이게 하는 동화책이 있다. <엄마 어릴 적에>가 엄마세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면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는 우리들의 추억이 잔뜩 묻은 지난날의 동화책인 셈이다. 동글동글한 그림과 연필이 전달하는 부드러움이 합쳐져 따뜻함을 뿜어내는 그녀의 그림이 참 좋다. 이웃 중 이런 분위기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이웃이 있는데, 그녀가 흙으로 빚어내는 소품들만큼이나 올려지는 일상글들을 즐겨 읽는 중인데, 꼬닐리오와 물레차는 여자의 감성이 참 많이 닮아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들은 공통적으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않고 잘 잡아낸다. 참 부러운 대목이다.  

 

소장하고 싶을만큼 예쁜 그림들이 많아 '그라폴리오'에서 구경하면서도 "모두 다 갖고 싶어" 욕심냈던 그림들을 책 한 권으로 소장할 수 있다니...이렇게 신나는 일이 또 어디 있을까. 토끼와 단짝 소녀는 절대 얼굴을 보여주지 않지만 우리는 그 표정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페이지마다마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쓰고 공포영화를 볼 때의 달달 떨고 있을 모습, 아빠의 넓은 등짝에 엎혀 잠든 척 할 때의 살짝 떨리울 속눈썹, 엄마에게 '손들고 서 있어'라는 소리를 듣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있을 얼굴, 잠 못 이루는 밤 어른들 몰래 침대 위에서 팔짝팔짝 뛸 때의 신남.....굳이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건 우리에게도 이런 추억 필름들이 가득하기 때문은 아닐까.

참 이상한 점은 그녀와 공유하는 추억은 '그리움'이 아니라 '치유'를 가져다 준다는 점이다. 대두커플을 보고만 있어도 "괜찮아"x100번 쯤 들은 것 같은 위로가 전해져 온다. 그래서 구경하는 내내 힐링타임을 선물 받았다. 어린 시절은 먼나라 이웃처럼 멀어져 버렸지만 그 순간들은 끝이 아니었다. 살면서 힘든 날 다시 펼쳐볼 동화가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애정하는 그림들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책의 후미 '에필로그' 페이지를 통해 살짝 구경했다. 비슷한 무지 스케치북에 메모를 해 왔던 나와 달리 그녀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참 섬세하게 그려지고 있는 토끼와 소녀의 모습.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그냥 이대로도 참 따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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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 상실과 치유에 관한 아흔 네 가지 이야기
멜바 콜그로브 외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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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묘했다. <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당신이 없는데 어떻게 소란한 하루가 될 수 있지? 보통 당신이라고 지칭하면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소중한 지인'을 의미하는 것일텐데. 왠수가 아닌 다음에야 사랑하는 이가 없는 하루는 무의미하고 건조해질 수 밖에 없거늘.

 

 

제목은 당신이 없어도 소란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반어법인가? 그냥 책장 한 장 넘겨 보면 될 일을 두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을 해 본다. 재미있으니까.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상상해 보는 재미. 쏠쏠하다.

 

 

즐거운 상상을 해 봤는데, 이 책! 참 위로가 된다. 읽으면 읽을수록. 시인/심리학자/철학자가 전하는 위로 메세지여서 그런걸까? 매일 누군가와 무언가와 이별하는 우리들에게 사람이 건네는 말이 위로가 될 줄이야.

 

언젠가의 내 마음 같았던 한 문장이 가슴 속을 파고 든다. '당신이 떠난다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당신이 떠난 이후로 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라며. 이별에 서툴렀던 내 어린 시절에 이런 마음이 든 적이 있었는데......비슷한 마음의 누군가가 있었다. 이 세상 어딘가에.

 

세련된 위로는 이런 글이 아닐까. 말로하는 위로보다 글로 풀어놓은 위로가 어떨땐 더 든든하다. 어른스럽게 느껴진다. '지금 이 페이지를 읽고 있다는 것은 당신이 이미 살아남기를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그때 이 문장을 만났다면 삶이 달라졌을까. 한 문장, 한 문장이 치유를 위한 단계인 것 같아서 정말 열심히 읽고 말았다. 세상에 단 한 사람, 내 마음을 알아준 그 누군가를 만난 느낌!!! 이 느낌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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