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토록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또 어디 있을까. 그러면서도 너무나 유쾌하고 재미있다니...과연 이 한 편만으로 9백만부 이상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뚝서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2009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데뷔한 요나스 요나손의 작품은 현재 영화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주인공 알란 칼손은 100세 노인이다. 기력없이 따뜻한 창가에 흔들의자를 두고 앉아 있을 법한 그림이 머릿 속에 그려지지만 그는 역동적인 면모를 보이며 양로원 창문을 훌쩍 넘어 탈출했다. 왜?

 

갱단의 돈을 훔치면서 도망다니게 되는 알란의 100세 인생은 허황 그 자체다. 100년간의 연보 속에는 프랑코 장군의 목숨을 구했던 과거사도 포함되어 있고 스탈린을 만나기도 했으며 마오쩌뚱의 도움을 받았고 존슨 대통령에 의해 한 때는 미국 스파이로 활동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쯤되면 포레스트 검프가 떠올려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알란 칼손은 김일성까지 만난다. 황당 그 자체인 스토리지만 정신을 쏘옥 빼놓을만큼 정말 재미나게 읽힌다.

 

민주주의, 공산주의, 독일의 분단 현실, 원자 폭탄의 개발....연관성 없어 보이는 역사적 사건들이 이어지며 당황스러울 정도로 개연성 없이 이어지지만 "할매가 돌아왔다"처럼 유쾌하고 코믹하게 읽기 좋다. 그리고 묻는다. 과연 100세 라는 나이가 넋놓고 따뜻한 빛아래 앉아 있어야만 하는 나이인가. 그들에게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알란처럼 재미난 인생을 살아보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하지는 않을까. 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렛미인 최초 중국인 구워팡위엔의 변모된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성형이 더 예뻐지기 위한 수단이 아닌 한 사람의 평생 컴플렉스를 없애주고 자신감을 북돋워주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가게 하는 힘을 가졌구나 싶어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성형수술로 예뻐지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 그지 없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하니 조그마한 상처에도 벌벌 떠는 내게 수술은 무서운 일임에 틀림없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과도 맞바꾸어도 좋을 선택이라니.......! 더군다나 대한민국도 아닌 중국에서 그 방송을 위해 건너온 사람이 있었다니....중국에서도 성형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그 방송을 통해서야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글만리에서는 그 중국을 소개하고 있었다. 먹고 사는 부분이 아닌 예뻐지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 대륙.

 

서하원은 강남에서 소위 잘 나가던 인기 성형의였다. 하지만 수술 중 환자가 사망하고 그 일로 인해 그는 일자리를 잃고 삶의 터전을 잃었다. 솜씨는 좋았으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대한민국을 벗어나 결국 중국행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데 상하이 시민권자이자 그의 브로커인 전대광은 샹신원과 동업을 택하게 된다. 상하이  세관 공무원인 샹신원은 바람 핀 것이 들통나 이혼 당하게 되고 동업자인 서하원의 돈까지 들고 튄 덕(?)에 서하원은 이제 그의 전 부인인 천웨이와 동업을 하기에 이르르고.....!

 

속고 속이는 더러운 세상 속에서 리옌링과 송재형의 사랑이야기도 달콤하게 섞여 있어 이 이야기는 지루할 틈이 없다. 물론 겨우 1권만 읽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중국과 엄청난 속도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중국의 모습은 참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의 1권만 읽어보아도. 3개월 동안 네이버에 연재되었던 이 소설은 조회수 1200만회를 돌파한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겼다. 바닥까지 무겁지도 않고 너무 가벼워서 읽고 난 뒤 아무 느낌도 없는 그런 소설도 아닌, 변화의 큰 흐름을 스스로 헤아려 보게 만드는 과제를 제시하는 소설이라 무엇보다 젊은 층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만든다. 중국! 얼마나 더 빠르게 변해갈 것인지. 앞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오후세시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공중그네]는 유쾌했다. 뭐 이런 의사가 다 있어? 라고 하면서도 통쾌하고 크게 웃어넘길 수 있었다. 우울한 날 종종 다시 꺼내 읽기 좋았다. 하지만 이후의 소설 속에서는 [공중그네]만큼의 놀라움은 없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찾아 읽으면서도 딱히 남길 만한 말들이 없었다. 그런데 또 한 권 [소문의 여자]를 찾아 읽으면서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의 필력을 재경험하게 되었다.

 

타국에 비해 대한민국은, 수도권에 비해 지방도시는 보수적이고 닫혀 있는 경향이 있다. 주변인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말들은 많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어쨌든 시끌시끌하다. 일본도 그러한 모양이다. 한 지방 소도시에 미유키가 떴다. 한방에 남자를 쓰러뜨릴 것 같은 악녀 이미지의 그녀를 둘러싸고 사람들은 '세컨드설','독살설','정부설'에 이르기까지 소문만을 부풀려가고 있지만 정작 그 시선 앞에서 회피도 변명도 하지 않는 그녀는 그저 묵묵히 다음 남자를 낚을 뿐이다. 한 남자가 죽고나면.

 

그녀 주변의 남자들은 왜 죽어 나가는가?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는데, 실제 주인공의 사진을 보고 "정말?"이라고 외쳤을 정도였다. 육덕진 거구의 여자가 남자들을 육체적으로 홀리면서 그들에게서 돈을 뜯어내고 죽였다니.....! 그 여자의 어떤 면에 반했을까. 싶지만 그건 그들만 아는 매력포인트일테고.

 

소설 속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소문이 점점 커져나가면서 소문 속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켜나간다. 사람사는 사회가 이런 것이 아닐까. 그 축소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우리의 일상은 우아한 가면들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이토록 소소하고 째째한 것인지도 모르니까. [소문의 여자]는. 소문을 만들어낸 것이 그녀이든, 그 주변 사람들이건 간에. 소문이 사회를 둘러싼 삶의 일부임을 깨닫게 만드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홍창욱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방송인 허수경이 딸과 함께 제주에서의 삶을 책으로 펴 낸 일이 있다. 물론 이전부터 제주의 삶에 관심이 많아 섬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책들을 읽어오긴 했다. 펜션을 연 사람들, 이촌으로 제주의 작품을 키워내는 젊은 층들, 카페나 당근케이크처럼 맛거리를 유명하게 만들 이들의 이야기까지. 정말이지 제주는 힐링플레이스인 동시에 똑같은 것만을 강요하던 세상을 벗어나 다양한 일들을 해보게끔 만드는 드림랜드 같았다.

 

그 제주, 로망의 땅에서 아이를 키우는 행복한 엄마의 웃음소리. 그 책을 통해 미래에 아이를 키우며 살아도 좋을 땅으로 나는 제주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이번에는 엄마가 아니라 아빠였다. 소설 <아버지>속 아빠 모습은 이젠 대한민국에서 잊혀진 것일까. 한결 자녀와 가까워진 모습으로 아버지란 이름 대신 우리는 요즘 그들을 "프렌디","딸바보"등의 호칭으로 지칭하고 있다. 육아일기를 쓰고 아이를 위한 화장품을 만들고 가족을 위한 캠핑을 계획하는 다정한 아빠들. 제주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날아간 뽀뇨아빠 홍창욱 역시 그런 아빠 중 하나다. 만 4년의 시간. 그는 제주에서 일궈낸 삶을 '행복 그 자체'라고 부른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오늘은 정말이지 마음껏 부럽다.

 

서울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에게 제주행을 제안했을 때 그녀는 '월200의 생활비'만 충당된다면 고고!!를 외쳤다. 그리고 현지인조차 좋은 연봉을 희망하기 힘들다는 관광도시 제주에서 그는 아내의 조건에 걸맞는 일자리를 찾아냈다. 그곳은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가족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있는 일자리이기도 했다. 수도권에서 치열하게 밥그릇 싸움을 하는 가장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여유를 선택한 뽀뇨 아빠는 칼럼니스트, 무릉외갓집 실장등을 역임하며 육아웹진 '베이비트리'에서 <뽀뇨 아빠의 리얼야생 전업육아"를 연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빠감성으로 전하는 육아일기는 모든 부모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기 충분했으리라.

 

p 69  항상 똑같은 시간에....똑같은 직장에 갑니다. 이런 생활에서 조금만이라도 벗어나면 낙오될까봐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벗어나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유로워지죠

 

이 멋진 위안을 나는 뽀뇨 가족의 일상 속에서 얻어냈다. 마치 가장 힘들어 웅크리고 있을 때 누군가에게 "괜찮아"라는 등두드림을 받은 것처럼. 이 말은 며칠 째 내게 두고두고 위안이 되고 삶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그리고 끊임없이 여전히 제주의 삶을 꿈꿔보게 된다. 딱 한 달만 살아보면 평생 살게 될까? 제주?

 

내가 제일 힘든 순간, 내게 제일 행복한 순간을 꿈꾸게 만드는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는 자유롭고, 충만하게 삶의 행복을 즐기는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3 - 교토의 역사 “오늘의 교토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나 그 양이 방대하면 <상권>과 <하권>으로 나뉘어질까 싶지만은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사실 이 양은 모자란 것인지도 모르겠다 싶어진다. 무덤 안에 누운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서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역사는 진실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이야기처럼 머릿 속을 파고들곤 했다.

 

교토를 구경하기 앞서, 우리의 '경주'와 함께 거론되는 도시라 언제나 그 땅이 궁금하기만 했지 여전히 발밟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칫 맹인의 코끼리 다리 만지기 격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면이 없지 않았었다. 그러나 배의 선장은 1박2일에서 경복궁의 매력포인트를 멋지게 알려주시던 유홍준 교수님이셨고 그래서 그 믿음 하나로 교토의 역사 알아가기에 용기가 생겼더랬다.

 

책 하나를 두고 무슨 고민이 그렇듯 많을까 싶겠지만 내게 역사란 결코 가벼운 부분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역사 책 속 주인공들은 마치 이웃주민들처럼 상상 속에서 나타나 주었고 그들이 자유롭게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 속에서 무한 상상력을 키우며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로 알고 싶고 재미나게 즐기고 싶기도 한 문화가 내겐 '역사'다.

 

앞서 역사스페셜 시리즈와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시리즈를 소장본으로 가지고 있는 내게 또 한 권의 답사기는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기 충분했고 한장 한장 읽어나가면 제대로 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을 허락해 주었다.

 

[일본의 역사와 일본의 마음을 읽어내는 키워드]라는 출사표 아래, 그간 일본 땅의 역사를 너무 대한민국의 관점으로 이해시키려 하지 않았나는 생각과 더불어 일본인의 마음을 이해하되 우리와 교집합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유교수님의 올바른 지침을 되새기며 나 스스로 판단의 잣대를 세워보리라 마음 먹고 첫 장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사진을 찍어도 안되고 설명을 해도 안되는 곳이라는 광륭사'는 그래서 더 가보고 싶은 곳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관광지가 아니라서 길안내가 안된다는 뱀무덤 '헤비즈카'의 경우는 비가 오기 전 하늘이 우둑우둑해진 날 가거 보면 뭔가 새로운 영감이 떠올려지지 않을까 싶어 기대하게 만드는 장소로 찜해두었다. 학창시절 그토록 지식의 응용력을 넓혀 수능적 사고를 하라고 교육받았으면서도 중국,한국,일본의 문화적으로 성수기였던 시절을 콕 찝어낼 수 없어 쩔쩔 매기도 했다. 1대 100에 출연한 것도 아니면서 이 책 한 권이 나의 학창시절 지식의 창고를 탈탈 털어내어 그 먼지조차 보태어도 얕음이 바로 표시나버리게 만들어서 잠시 우울해지기도 했으며 눈으로 읽는 책이 아니라 스터디하듯 메모하고 연대표를 그려보고 지역의 지도를 그려보면서 읽게 만드는 입체적 학문의 영역을 담은 책이라 꽤 많은 시간을 책읽기에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디아나 존스가 보물지도를 손에 넣었을 때의 기분처럼 신나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기도 했다.

 

일본은 결코 만만하게 볼만한 나라가 아니었다. 현재의 일본도 그러하지만 과거의 일본 역시 그러했다. 그저 우리에게 문화를 배워가고 조공을 바치기만 했던 나라가 아님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유적만 17곳이나 되는 역사와 문화가 이어져온 땅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교토]편에 기대를 하고 있었던 이유는 좋아하는 '헤이안'시대가 담긴 서적이었기 때문이다. 음양사를 보고 흠뻑 빠져든 헤이안 시대는 귀신과 사람이 함께 살았던 음울하면서도 사랑과 낭만에 목매는 사람들이 거리 가득 누볐던 시대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행을 위한 예행서가 아닌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시켜줄 서적으로 꼽은 이유도 그때문이다. 또 다른 한가지는 '도래인'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인데, 신라계인 하타씨, 백제계인 아야씨, 고구려계인 구레씨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어서였다. 일본을 배경으로한 소설 속에서 (백제화원 이나 패왕 후히토 등) 언듯언듯 보여졌던 도래인의 삶을 두고 우리 것이라고 해야할지 그들의 고유한 문화적 토착역사를 인정해야할지 망설였던 부분에 대한 선명한 선이 그어져 있어 혼선을 줄일 수 있어서 좋았다.

 

일본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이의 책이었지만 일본 답사의 길라잡이로 충분한 이 책은 시대순으로 서술되어져 있다. 역사적 큰 흐름을 알게 하고 그에 따른 문화 유산을 작은 가지들처럼 탐닉하게 만드는 답사기여서 마음만큼은 부담을 덜고 읽기 시작할 수 있었다

 

"교토는 천년의 도읍지답게 많은 문화 유산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관리하는 데에도 성공하여 도시 전체에 역사적 향기가 넘쳐흐른다" 라고 했던가. 책을 옆구리에 끼고 훌쩍 답사를 다녀와도 좋겠지만 유홍준 교수님과 함께 그 사이사이 이야기를 감질맛나게 전해 들으며 여행갈 수 있는 이들이 완전 부럽다. 책을 읽고나니 부러움이 더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