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춘문예 당선자 새소설 - 사바스
김경나 외 지음 / 문학나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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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신춘문예 새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은 길이는 짧지만 참 괜찮았다. 내용면에서도 소재면에서도 참 괜찮은 소설들이었다. 악마가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쓰인 사바스, 마녀들의 잔치부터 2년전부터 영수증에 자신의 이름이 아닌 책의 작가이름이나 타인의 이름을 쓰는 사인놀이에 빠져든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수증 이르기까지 색다르면서도 재미난 일들이 소설화 되어 있었다.

 

이들의 머릿속엔 외계인이라도 들어갔다나온 것일까. 영수증에선 유통기한 샌드위치를 팔아놓고도 서명에 타인의 이름을 썼다는 이유로 환불을 해주지 않는 악덕 편의점 주인도 등장했고, 꽃이 피지 않는 화분도 환불을 받으려하는 주인공 여자도 등장한다.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듯 소설 속에도 이토록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착한 사람만 살고 있지 않아 더 재미있다. 그 중 아내가 신종플루에 걸려 병원에 실려갔다는 말에 택시를 급히 잡아탔지만 이상한 택시기사때문에 12만원이나 택시비를 내고 아내의 검사비는 또 38만원이나 내야하는 황당한 경우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가 실린 독감 이라는 단편도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내포하고 있다.

 

살펴보면 한국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영남일보, 매일신문 등 총 11개의 신춘문예 등용문에서 당선된 각각의 11명의 등단작가들은 그럴만한 필력으로 뽑혔음을 이 얇고 작은 소설 한 권이 충분히 증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그들은 단 한 작품만으로 승부를 낸 승부사들이 아니라 두고두고 할 이야기가 많았던 이야기꾼이었다.

 

누군가를 주목시킬 이야기를 집필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매년 많은 작가들이 탄생하지만 꾸준히 우리의 뇌리에 새겨지는 작가들이 그들 중 몇%인지 상기한다면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일보다 직업작가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지만 직성이 풀리고 쓰면서 살기를 택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용기와 박수를 보내주어야하지 않을까.

 

이 책은 시작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주기 충분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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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 광해군 1
박혁문 지음 / 늘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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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광개토대왕, 정조대왕 그들은 모두 군왕으로 살다 죽은 이였다. 인물에 대한 역사적 해석이 다양해 예전에는 악인으로 다루어졌던 이도 다른 각도에서 살펴 좋은 면을 부각시켜보는 색다른 해석이 등장한지 몇년이 흘렀지만 그래도 광해군에게 대왕의 칭호를 붙인 이는 없었던 것 같다.

 

광해군. 조선의 15대왕으로 선조와 공빈 사이의 차남으로 왕위에 올랐으나 연산군과 마찬가지로 군으로 강등된 왕이다. 광폭하고 혈육살육을 감행한 왕으로 기억되지만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 그의 광폭함이 세조나 태종에 비해 더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두 큰 전쟁 속에서도 나약했던 선조와 달리 그는 힘있고 결단력 있는 왕제였으며 외교술도 뛰어나 잃지 않고 얻는 중립외교의 달인이었다는 새로운 해석이 붙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처럼 일본과의 뒤통수맞는 외교, 북한과의 실리없는 외교, 미국과의 줄다리기 외교, 중국과의 막힌 외교 사이에 광해가 있었다면 우리는 외교적으로 탄탄한 국가로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그가 패자이기에 역사는 오랫동안 패군으로 기억해왔다.

 

하지만 새로운 역사 해석과 더불어 그의 외교술이 부각되고 그가 꿈꾸던 야망의 시간이 여러 작가들에 의해 재조명 되면서 궐네에선 조력자를 찾기 힘들었던 그의 얇은 인맥층을 둘러보고 왜 그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시대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역사소설이 바로 [대왕 광해군]이다. 광해군 시절, 민초들의 불안했던 삶과 굴욕의 순간들을 읽으며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우리는 과거 역사에서 무엇을 배워야하며 무엇을 질타해야할지 배워 역사의 반복이 자행되지 않도록 막아내야하지 않을까.

 

궐내의 광해군 뿐만 아니라 한손, 아이지, 구로보라가 엮이며 들려줄 이야기와 임란 후 60의 늙은 왕에게 바쳐진 14살 김제남의 딸이 대군을 낳고서 23살의 세자와 맞서 품게된 야망의 끝이 어떠한지 결과를 알고 있지만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도록 스토리는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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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 광해군 2
박혁문 지음 / 늘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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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는 형제들을 죽이고, 정적들을 숙청했으며, 어린 조카 단종을 사사했지만 그가 왕이된 당위성을 역사 앞에 인정받았다. 하지만 형제인 영창을 죽인 광해는 그렇지 못했다. 세조가 패자였다면 그에 대한 해석은 얼마나 어마어마했겠는가. 반대로 광해가 살아남아 강력한 군주가 되었다면 그는 정말 "대왕"의 칭호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역사 앞에 가정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한번쯤을 해볼만큼 그는 안타까움이 많은 왕이었다. 사도세자, 정조대왕, 효종, 등등과 함께.

 

아비 선조시대 이미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땅을 물려받은 광해는 이땅이 삼켜지지 않도록 중립외교에 힘쓰며 다른 야망을 품었다. 변화를 추구하는 광해와 보수세력과의 충돌은 그래서 파도처럼 일 수 밖에 없었고 그들은 좀 더 말 잘 듣는 왕, 인조를 밀어주기로 담합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사실 광해의 나라도 세종치하처럼 평화의 세상은 아니었다. 세조에게 한명회라는 간신이 있었다면 광해에겐 모사꾼으로 그려진 이이첨이 있었는데, 그래서 소설을 읽다보면 광해의 나라, 이이첨의 세상이라는 표현에 공감을 던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인목대비폐비 후 이이첨이 허균을 내칠 동안 한손은 마부태가 되어 후금의 군사로 성공한다. 누루하치 가 부족을 통일하는 전쟁에서 팔기군 인재로 뽑혀 살아남고 결국 아이지와의 사랑도 지켜낸 한손은 그래서 광해보다 행복한 사람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대왕이라는 칭호를 이제서야 받게 되었지만 광해는 파헤쳐보면 파헤쳐볼수록 매력적인 인물로 느껴진다. 난세의 영웅으로 기억될수도 있었을 한 사내가 광폭한 광인으로 이해되어져온 세월이 이 모든 것들을 덮고 있었지만 한 두 작가들에 의해 조금씩 벗겨지는 이야기들은 상상력을 입고 그를 무척이나 멋진 왕으로 탈바꿈 시켜놓고 있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결국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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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맘 베베 - 두나맘 김화영의 손뜨개 이야기 두나맘 시리즈 2
김화영 지음 / 홀리캣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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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 라는 배우가 참 편안한 모습이어서 좋았는데 거의 역할의 대부분을 소외계층이자 가난한 우리네의 모습을 연기했지만 사실 그녀가 모 재벌가의 딸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 놀란 기억이 있다. 게다가 엄마는 유명 연극배우라고 하니 참 축복받은 사람이 아닌가 해서 부러움이 인 적도 있었다. 그런 그녀의 엄마가 책을 냈다고 해서 하하엄마처럼 아들내미 자랑이 담뿍 담긴 책이려니 했는데 놀랍게도 두나 엄마의 책은 예쁜 손뜨개 북이었다.

 

첫표지에서부터 파란색 손뜨개 옷과 앙증맞은 흰 강아지가 반겨주는 [두나맘 베베]는 배두나 엄마의 스타일리시한 뜨개질 감각이 엿보이는 보기만하기엔 아까울 정도로 탐나는 솜씨가 담긴 책이다. 곰인형에게 입혀놓은 판초, 초록니트 방울 모자세트, 노란리본 헤어밴드 세트, 삼색조바위와 우주복 원피스, 팬더곰 손놀이 장갑겸 가방 등등 쏟아져 나온 작품들이 거의 시중 기성복보다 훨씬 예뻐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든다.

 

연극인 김화영이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우리에게 배두나 엄마라고 하면 누구나 알만한 그녀는 4년내내 문학을 전공했지만 가정간호학을 배웠던 일이 엄마로 살면서 두고두고 도움되었던 일이었노라고 회고하고 있다.

 

이렇게 솜씨좋은 엄마의 딸이니 배두나 역시 그러하겠다 싶어질정도로 부러워지는 엄마는 솜씨뿐만 아니라 연극영화과를 지망한 고3 딸을 데리고 입시 백일 전 괌여행을 다녀올만큼 여유롭고 엉뚱한 구석도 있었고 모델워킹을 가르칠만큼 특색있는 안목을 지닌 엄마이기도 했다.

 

둘째딸이어서가 아니라 아들 사이에 끼인 고명딸에게 별"두", 아리따울 "나"를 붙여 예쁜 이름 두나로 살게한 센스있는 엄마였다. 연극인이지만 배두나의 엄마라는 호칭도 자랑스럽다는 그녀의 또 다른 손재주를 구경할 수 있는 책이 뒤이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분명 한가지에 국한된 손솜씨가 아니라고 생각될만큼 예사롭지 않은 솜씨를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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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개 장발 웅진책마을 53
황선미 글, 김은정 그림 / 웅진주니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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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에 대한 입소문이 장난이 아니다. 시사회를 보고 온 나 역시 원작을 찾아보고 주변에 입소문을 내고 다니곤 있는데 사람의 마음은 어느 정도 비슷한 구석이 있어 좋은 것을 보는 눈과 그것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공통적인가보다 싶어져 흐뭇해지게 만드는 작품이 바로 [마당을 나온 암탉]이었다.

 

이후 황선미 작가의 동화책들을 몇 권 읽고 있는데, [푸른 개 장발]은 그 중에서도 [마당을 나온 암탉]만큼이나 감동작이었다. 자전거 수리점을 운영하며 주로 땜장일을 하다보니늘 철망냄새가 가실날 없는 주인할아버지 "목청씨". 목청씨네 누렁이가 낳은 색색의 강아지중 가장 별나게 태어난 털이 긴 검둥이 장발이. 외모때문에 미운 아기 오리새끼처럼 엄마에게서도 형제들에게서도 따돌리던 장발은 개도둑 개장수때문에 가족을 잃고 홀로남아 목청씨네 씨어미가 되어 출산을 하게 되었지만 이 모든 사실을 알리 없는 목청씨는 개도둑에게 장발의 새끼들을 팔아버렸다. 하나 남은 고리도 팔린 곳에서 탈출해 왔지만 어미인 장발 앞에서 죽어버리고....새끼를 낳아도 한집에서 기를 수 없는 것이 애완견의 숙명임을 알아갈만큼 세월이 흘러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던 날 장발도 함께 떠났다.

 

사람은 제 가족과 헤어지는 일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알면서도 왜 반려동물이 제 가족과 헤어지는 일은 당연한 일처럼 생각들 하는 것일까. 새끼를 분양하고 나서 한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온 집안을 새끼 강아지들을 찾으러 깡깡거리며 두리번거리던 모습에 마음이 아파, 그만 수술을 시켜버렸다는 친구의 고백담처럼 나 역시 반려동물과 함께 살면서 그 마음이 이해가 되어 식구를 늘리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는. 그리고 새끼를 낳게 된다해도 분양없이 함께 기를 생각이다. 이들에게도 헤어지지 않고 살아갈 권리가 있는 것이니까.

 

그 마음이 전해져 가슴이 짠하게 울려왔던 [푸른개장발]의 한 문장이 기억속에 참 오래 남는다.

 

"망망! 정말 못됐어!" 라고.

 

세상은 정말 못돼게 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별을 지키는 개]나 [푸른개장발]에서처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고 가는 것 또한 얼마나 감동인지!!!!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사실 어려운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에 우리는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욕심없이 계산없이 개들은 행했을뿐. 그 사소한 차이가 참 큰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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