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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초지로 - 고양이와 집사의 행복한 이별
고이즈미 사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콤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잠시 잊고 산다. 우리 모두.
바로 등 뒤에 다가와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별의 순간이.
사람보다 훨씬 짧은 생을 살다가는 고양이들과 함께
사는 집사가 되어서야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다. 나 역시.
고양이 집사로 20년 넘는
시간을 살아온 고이즈미 사요의 <안녕, 초지로>
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삶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집사 스스로 등두드리며 눈물을 삼킬 수 있는 좋은
사연이 담겨 있다. 분명 남의 이야기인데 꼭 내 이야기 같아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스토리 외에도 따뜻하게 그려진 그림은 잠깐동안이지만
슬픔조차 잊게 만든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602/pimg_7201521461663771.jpg)
'고양이와 집사의 행복한 이별'이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어 첫 장을 펼치기전부터 예감하고 있었는데도
끝을 향해 가는 이야기가 아닌 추억을 나누는 이야기로 읽혀져서 좋았다. 142개월은 참 짧은 숫자. 영원도 아니고 반평생도 아니어서 안타깝지만
그 시간만큼의 인생 속에서 고양이가 없었다면? 초지로가 없었다면? ....상상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반려묘를 잃고 반년이 지난
14년 전 여름, 저자는 이웃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데려왔다. 여섯 마리 중 두마리였다. 어디로 튈지 모를 발랄한 회색 암컷(라쿠)한 마리와 한눈에 홀딱 반하게 만든
얼룩무늬 수컷(초지로) 남매는
한 배에서 났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녀석들이었다고. 우리집에도 비슷한 녀석들이 있어 저 기분을 이해할 수 있는데, 어떤 모습이든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고양이란 존재는. 뒹굴거리다가 우다다하기도 하고 사이가 좋다가 금새 툭닥툭닥대기도 하는 알 수 없는 생명체. 신기하게도 어떤 모습이건
너무나 예뻐서 연신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신비의 존배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