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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살인자
라그나르 요나손 지음, 고유경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영화 <이끼>나 드라마 <트윈픽스>처럼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밍숭밍숭했던 라그나르 요나손의 <밤의 살인자>. 한 지역에서 태어나 그곳에서만 살다 죽는 삶에 익숙해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평생 알고지낸 사람들이 한정적이어서 편안함을 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답답함이 느껴지지는 않을까. 범인의 존재보다 그들의 삶에 더 궁금증을 느끼게 된 건 사건을 풀어나가야하는 '아리 토르' 역시 마을의 이방인 신분이기 때문이리라.
아버지대부터 명성을 이어온 경찰 헤르욜푸르가 순찰을 돌다가 마을 안 폐가에서 총격당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으므로 이는 살인사건이 되고, 그가 맞은 총 역시 마을 주민인 교사의 분실된 총기로 밝혀졌다. 사망전 비밀리에 지역 정치가의 마약연류 사건을 수사중이었다는 사실을 왜 파트너이자 부하인 아리에겐 알리지 않았을까. 이방인인 그에겐 낯선 장소, 낯선 인물들이 서로에겐 너무너 익숙한 것들이라 과연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의심이 들고 말았다.
또한 교차되듯 던져진 일기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왜 정신병동에서의 하루하루를 기록한 것일까. 범인의 일기일까. 짧고 쉽게 쓰여져 읽기에는 편했지만 속도감이나 예상치 못한 반전묘미들이 결여된 듯 하여 아쉽다. 읽은 후 등골이 서늘해진다거나 읽는 내내 궁금해미칠 것 같은 느낌 대신 편안한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읽은 소설이라 '너무 기대했나?' 싶어지기도 했다. 최근 '나카야마 시치리'의 범죄소설을 읽은 내게 이 책은 좀 심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