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범죄 드라마를 보듯 재미나게 읽은 나카야마 시치리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얼핏 전형적인 인물들 같아보이지만
개별적으로 들여다보면 참으로 한 명, 한 명이 참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당신, 시신은 좋아합니까?" 라니.
아무리 법의학
교실에서 면접을 보게된 연수의라지만 다짜고짜 이런 질문을 받게 되면 당황스럽지 않을까. 내과의를 지망한 쓰가노 마코토에게 던져진 질문은 추후
화두가 되어 자신에게 화살처럼 박히게 된다. 물론 자칭타칭 시신 마니아인 캐시 조교수만큼은 아니지만. 벌어지는 사건이 흉측함에도 불구하고
유머감각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일본어가 서툰 캐시의 통통 튀는 대사 때문인데 나중에는 기다려질만큼 즐겁게 느껴지곤
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만드는 노련한 미쓰자키 교수의 부검은 흠잡을 데가 없었고
경찰 내부에서 야쿠자로 불리고 있는 뚝심있는 와타세 경부와 더불어 그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 속에서 전문가 콤비를 이루었다. 물론
이름으로만 계속 등장하곤 있지만.
반면 미쓰자키-와타세와 비교될만큼 어설프지만
열정적인 콤비 마코토-고테가와 콤비는 슬금슬금 러브라인도 엿보여서 기대감을 한층 충만하게 만든다. 그 뼈대는 범죄 소설이고 어느 한 에피소드도
시시하게 마무리 되는 법이 없을만큼 꼼꼼하게 쓰여졌지만 캐릭터들의 매력은 이야기를 더 감칠맛나게 버무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