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도서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카트 멘쉬크 그림 / 문학사상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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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대체 왜 이런 괴상한 이야기를 쓴 것일까.

'도서관'은 책을 대출해주는 곳이다.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다. 하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상식이 '지식을 대출해주기만 하면 도서관은 계속 손해를 보게 되잖아'(p32)라는 한 마디 때문에 무너져버렸다. 정말 도서관은 손해를 보는 것일까? 이야기는 읽으면 읽을수록 이상한 것 투성이였다.

새 가죽구두를 신은 '나'는 두 권의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다가 107호실을 안내받았다. 낯선 사서로부터. 그날따라 왜 하필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세금 징수법'이 궁금해졌는지는 알 수 없다. 또 수상한 107호실 노인에게 대출을 거부당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읽고 가겠다고 결정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어쨌든 소심한 성격의 '나'는 그만 갇혀 버렸다. 감시자인 양사나이의 말에 의하면 한 달 뒤 책을 달달 외우게 되면 노인에게 뇌를 먹히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왔을 뿐인데...왜?

노인, 양 사나이, 성대가 망가진 소녀는 실제였을까. 겨우 탈출했지만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음산한 분위기의 삽화까지 더해져 <이상한 도서관>은 오묘한 분위기를 풍겨내고 있었다. 마치 살아 있는 이야기가 그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것처럼. 무생물인 책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지긴 또 처음인데, 딱히 유쾌한 느낌을 남긴 것도 아니어서 궁금해졌다. 작가는 왜 이런 이야기를 쓴 것일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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