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국에서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 - 해외 취업의 여신 레이첼이 들려주는 '나를 위한 일을 찾는 법'
레이첼 백 지음 / 원더박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열심히 살았고 떠나고 싶었고 늘 준비했지만 여전히 머물러 사는 나와 달리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레이첼 백'의 책은 다행스럽게 '쓰라린 염장' 아니라 '즐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은 내용이 담겨 있다. 나와 비슷한 20대를 보내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그녀들이 하나같이 불행했다면 나까지도 우울해져버렸을지도 모른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사촌에게만 해당되는 걸까. 그녀들의 성공기는 내게 '잘 될거야. 저 사람들처럼. 행복해질거야. 저 사람들처럼." 이라는 마법의 주문이 되곤했다. 그래서 나는 배아프기보다는 마음속 응원에 힘을 더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땅은 변함없다. 여전히 스펙을 쌓다보면 시간은 흘러버리고 학연/지연은 만연하고, 얼마전부터는 예술계에서 '미투'운동이 확산되고 있고, '금수저;'흙수저','무수저'라는 말이 익숙해져버린 대한민국에서 변화를 바라는 건 무리일 것만 같다. 쇠심술같던 대원군의 쇄국정책 시대에서 한 발작도 더 나아간 것 같지 않은 땅이지만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이 땅에서 인재들은 매년 콩나물 자라듯 쑥쑥 자라고 있었던 것. 그것은 불행이기도 했고, 다행이기도 했다. 뛰어난 인재들이 넘쳐나는 현장이 빡빡한 콩시루가 되어 버려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되어 버린 건 불행이지만 이들이 좁은 우물격인 콩시루를 벗어나 세계로 그 시선을 돌렸을 때 무한한 가능성과 접하게 되는 건 또한 행운이기에.

20살을 맞은 조카에게도 좁은 땅 안에서 박터지게 경쟁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훨훨~ 멀리 날아갈 준비를 하라고 등을 두드리곤 하는데, 한 걸음만 걸어나가도 더 넓은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데 굳이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싶어지기 때문이다.

레이첼 백도 그런 삶을 산 사람이었다. 작은 시골마을 출신인 그는 이해하지 못한 가족들을 설득하고 인맥/스펙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로 떠났지만 열심히 살았고 원하는 삶의 방향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노라 고백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죽을 만큼 노력했던 건 당연한 일이었을테고.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말 중,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문장은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문구였다. 어느 책에서도 비슷한 말을 발견한 적이 있지만 학문으로 내뱉는 말과 경험으로 내뱉는 말의 무게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조심스럽게 묻는 말처럼 '꼭 한국에서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이라고 붙여진 제목도 맘에 든다. 내가 이렇게 살아왔으니 너도 이렇게 살면 성공할 수 있다!가 아니라 이곳에서 행복하다면 행복하게...하지만 꼭 한국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 떠나보는 건 어떨까? 라고 제안하는 것 같아서 좋다. 강요가 아니라 제안이라 좋은 책 제목도 그녀가 정한 것일까.

작년부터 이런 종류의 에세이는 더이상 읽지 않고 있었는데 '레이첼 백'의 책이어서 읽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반나절만에 후딱 읽기가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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