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곰 - 스웨덴식 행복의 비밀
롤라 오케르스트룀 지음, 하수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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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서 외치던 '하쿠나 마타타', 영화에서 본 '카르페 디엠', 책을 통해 알게 된 '휘게' 까지....인생의 즐거움, 편안함, 행복감, 자연스러움이 전해지는 다양한 단어들은 그 모양은 다르지만 우리에게 '힐링'을 가져다주는 그 효과는 비슷한 듯 하다. 그리고 오늘 발견한 또 하나의 단어 '라곰'. 이 예쁜 단어 속엔 스웨덴 사람들이 알려주는 행복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북유럽 방식의 인테리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가구/그릇/소설에 이어 이젠 그 사고방식까지 궁금해진 까닭은 우리의 시선으로 봤을 때 그들은 참 풍요롭고 행복해보여서가 아닐까.

참 궁금했던 단어 '라곰'은 정확한 정의가 없는 단어였다. 굳이 표현하자면 '모든 것을 적당히' 정도랄까.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변형해서 사용할 수 있는 개념인 '라곰'은 여러 얼굴을 가진 가장 완벽한 존재처럼 느껴져서 알면알수록 그 쓰임이 궁금해지는 신비로운 단어였다.

예를 들어, '라곰만큼 가져가' 내지는 '딱 라곰하게 따뜻해','라곰으로 간이 되었네'는 생소한 표현이지만 어떤 뜻으로 사용되었는지 대충 알 것도 같다. 사용은 두루뭉실한데 그 의미는 정확한 단어, 라곰! 언제부터 쓰였을까. 1600년대 초반, '라그'라는 말의 복수형으로 등장한 '라곰'은 8-11세기부터 발전했다고 전해진다.  '라곰의 나라 스웨덴'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라곰'이라는 단어는 심플해보이던 처음과 달리 파고들수록 복잡하고 어려운 단어였다. 흡사 경상도 말 중에서 '낭창하다'는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해 설명을 부탁했을 때 '누구든 알지만 딱히 무엇이라 꼬집어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답을 얻었던 것처럼 '라곰' 역시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답이 책에 실려 있었다. 문화를 이해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야 비로소 체감할 수 있는 문화적 단어였던 것이다. 두 단어 다!!

 

처음에는 휘게랑 비슷하게 사용되는 단어가 아닐까 싶었던 '라곰'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면서 한 친구가 떠올려졌다. 약속시간은 칼같이 지키고,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상대가 불편해할 일은 만들지 않는 친구. 깍듯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지곤 했던 그 친구가 라곰틱한 삶을 사는 인간유형이 아닐까. 싶어진 것이다. 책 한 권으로 한 나라의 정서를 대변하는 표현을 마스터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새로운 단어를 하나 알게 되었고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문화를 조금 들여다봤을 뿐이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넘침도 부족함도 없이 딱 그 정도의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욕심없는 그들의 삶이 무엇보다 참 평화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과도한 경쟁으로 지쳐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겐 참 부러운 단어가 아닐 수 없다. 라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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