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탑

유령탑
에도가와 란포 지음, 미야자키 하야오 그림, 민경욱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7년 8월

도쿠가와 시대말기, 규슈의 대부호 토카이야 이치로베가 세운 별장인 '유령저택'을 구매한 코다마 조타로 때문에 그곳으로 오게 된 조카 미츠오. 전직판사이자 부유한 조타로가 점찍어둔 약혼녀도 있었지만 사실 미츠오는 유령저택인 '시계탑'으로 오는 길에 만난 아름다운 여인 노즈에 아키코에게 매혹당한 상태. 어딘지 모르게 비밀스러워 보이는 그녀는 알려줄듯말듯한 태도로 그를 더 애태우고, 그 주변을 맴도는 이상한 사람들 때문에 더더욱 위험해보이는 그녀에게로 빠져든 미츠오는 과거와 연결된 미스터리로 빠져들고 말았다.

과거 '시계탑'에서 벌어졌던 살인사건의 진실이 하나 둘 풀려나가고, 접근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수수께끼를 풀고 유령탑으로 진입한 미츠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시체 한 구와 거짓으로 얼룩졌던 과거의 살인사건의 진실이었다. 잔혹하지도 끔찍하지도 않았던 <<유령탑>>은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이며, 놀랍게도 책 속에서는 '미야자기 하야오'의 삽화도 수록되어 있었다.

그림서평을 남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덕분에 복잡해 보였던 시계탑 내부를 한눈에 담을 수 있었고 마치 함께 모험하듯 주인공과 같이 미스터리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한결 쉽게.

잔혹하면서도 점점 더 지능화되어가는 현대범죄와 비교하면 <유령탑>은 '착한 범죄소설'처럼 느껴질만큼 심플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잠못들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끔찍한 잔상을 남기지도 않았다. 운명의 여인에게 끌린 채 그녀를 구하기 위해 순정을 바친 남자의 해피엔딩이 준비되어 있어서였을까. 좀 더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은 남았지만.